한류 수출 189억 달러·콘텐츠 수출 22조원…정상 간 '공연·공동제작' 논의로 넓어진 K-콘텐츠의 위상, 지원과 간섭 사이 균형은 과제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25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 GNP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멕시코 문화교류 콘서트 '스트레이시티(STRAYCITY)'를 찾아 스트레이키즈 멤버들을 격려하고 멕시코 청소년들과 만났다.  /사진=청와대,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25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 GNP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멕시코 문화교류 콘서트 '스트레이시티(STRAYCITY)'를 찾아 스트레이키즈 멤버들을 격려하고 멕시코 청소년들과 만났다.  /사진=청와대,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임우경기자]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25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 GNP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멕시코 문화교류 콘서트 '스트레이시티(STRAYCITY)'를 찾아 스트레이키즈 멤버들을 격려하고 멕시코 청소년들과 만났다. 하루 전 정상회담에서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내일 스트레이키즈의 공연, 2027년 BTS 방문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상 간 대화에 등장한 K-팝 그룹의 공연이 이튿날 대통령의 순방 일정이 됐다. 한국 대중문화가 정상외교의 소재를 넘어 협력 의제로 다뤄지는 장면이다.

양국은 24일 정상회담에서 '2026~2030 한-멕시코 공동행동계획'을 채택하고 협력 문건 17건을 맺었다. /사진=청와대,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양국은 24일 정상회담에서 '2026~2030 한-멕시코 공동행동계획'을 채택하고 협력 문건 17건을 맺었다. /사진=청와대,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정상 서한에서 공연장까지…9개월간 이어진 'K-팝 외교'

멕시코 정부가 K-팝을 외교 의제로 올린 것은 올해 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1월 26일 이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방탄소년단(BTS) 공연을 늘리는 데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다. 대형 스크린 설치 같은 대안도 제시했다. 당시 멕시코시티 3회 공연의 예매 수요는 약 100만 명으로 추산됐지만, 준비된 표는 약 15만 장이었다.

BTS는 5월 7·9·10일 GNP 스타디움에서 약 15만 명의 관객을 모았다. 멕시코시티 상공회의소는 티켓, 항공, 숙박, 외식을 합친 경제효과를 약 1억750만 달러(약 1,557억원)로 추산했다. 9월 국빈방문에서는 이 흐름이 정부 간 합의로 이어졌다. 양국은 24일 정상회담에서 '2026~2030 한-멕시코 공동행동계획'을 채택하고 협력 문건 17건을 맺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스트레이키즈 현수막 앞에서 현지 팬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청와대,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이재명 대통령이 스트레이키즈 현수막 앞에서 현지 팬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청와대,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이튿날 공연장에서 대통령 부부는 청소년 한 명 한 명에게 "K-팝을 사랑해 줘서 감사하다"고 인사하며 K-푸드와 K-화장품을 담은 에코백을 건넸다. 'K-팝을 좋아하는 이유', '가장 좋아하는 스트레이키즈 멤버'도 물었다. 성기홍 홍보소통수석은 서면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 부부가 박진영 대중문화교류위원회 공동위원장의 소개로 청소년들과 함께 관객들에게 인사했다고 밝혔다.

한류 수출 189억 달러…K-엑스포 부스에 함께 선 콘텐츠와 소비재

대통령의 공연장 방문을 의전 이상의 의미로 볼 수 있는 근거는 산업 지표에 있다.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이 집계한 지난해 한류 유발 총수출액은 189억7,500만 달러로 전년보다 15.9% 늘었다. 이 가운데 문화콘텐츠가 101억8,800만 달러, 소비재·관광이 87억8,800만 달러다. 최근 10년간 한류 수출 증가율(2.68배)은 전체 상품·서비스 수출 증가율(1.36배)의 두 배 수준이다.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K-엑스포 멕시코의 한국 식품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사진=청와대,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K-엑스포 멕시코의 한국 식품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사진=청와대,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4월 발표한 2025년 콘텐츠산업 매출액은 161조4,800억원(전년 대비 2.6% 증가), 수출액은 22조2,200억원(5.9% 증가)이다. 음악 분야 수출은 32.4% 늘어 전 분야 가운데 증가 폭이 가장 컸다.

연관 산업으로의 파급력도 수치로 확인된다. 콘진원이 7월 발표한 분석에서 한류 산업 수출이 1억 달러 늘면 IT기기, 화장품, 의류, 식품 등 연관 산업 수출이 2억200만 달러 증가했다. 화장품 7,300만 달러, 식품 1,500만 달러가 포함된다. 국내 생산 유발효과는 5억7,000만 달러, 취업 유발은 3,389명이었다.이 연결 구조는 순방 기간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2026 K-엑스포 멕시코' 현장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문체부와 콘진원이 주최한 박람회에는 국내 기업 약 120곳과 7개국 바이어 258곳이 참여했다. 이 대통령 부부는 전시장을 찾아 한국 식품 부스를 둘러보고, 뷰티 부스에서는 피부 측정 기기로 K-뷰티를 직접 체험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K-엑스포 멕시코 뷰티 부스에서 피부 측정 기기로 K-뷰티 체험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혜경 여사. /사진=청와대,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이재명 대통령이 K-엑스포 멕시코 뷰티 부스에서 피부 측정 기기로 K-뷰티 체험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혜경 여사. /사진=청와대,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전시장 한편의 'K-팝 뮤직 플레이 박스' 무대에서는 현지 청년 수십 명이 K-팝에 맞춰 춤을 췄다. 대통령 부부는 현지 진행자와 함께 무대에 올라 박수로 호응했고, 손가락 하트로 팬들에게 인사했다.

멕시코 현장 수치도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올해 1~7월 대멕시코 라면 수출액은 3,329만 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16% 늘었다. 멕시코·브라질의 K-뷰티 판매는 최근 2년간 135% 증가했다. 대통령이 청소년에게 건넨 에코백 속 식품과 화장품, 전시장에서 둘러본 부스의 제품이 곧 수출 품목이다.

전시장 한편의 'K-팝 뮤직 플레이 박스' 무대에서는 현지 청년 수십 명이 K-팝에 맞춰 춤을 췄다. /사진=청와대,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전시장 한편의 'K-팝 뮤직 플레이 박스' 무대에서는 현지 청년 수십 명이 K-팝에 맞춰 춤을 췄다. /사진=청와대,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대통령이 청소년에게 건넨 에코백 속 식품과 화장품, 전시장에서 둘러본 부스의 제품이 곧 수출 품목이다. /사진=청와대,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대통령이 청소년에게 건넨 에코백 속 식품과 화장품, 전시장에서 둘러본 부스의 제품이 곧 수출 품목이다. /사진=청와대,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소개하는 한국'에서 '함께 만드는 한국'으로…달라진 콘텐츠 위상

과거 정상 순방의 문화 행사는 한국을 알리는 홍보 무대에 가까웠다. 이번 멕시코 방문에서는 상대국이 먼저 공연 확대를 요청했고, 공동 창·제작과 공연시설 조성처럼 산업 기반을 다루는 항목이 양국 문화장관 회담 테이블에 올랐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박진영 공동위원장은 24일 멕시코시티 국립섬유박물관에서 클라우디아 쿠리엘 데 이카사 멕시코 문화부 장관을 만났다. 양측은 영화·TV 공동 창·제작, 공동 인재양성, 대중문화 공연시설 조성 협력을 논의하고 실무협의체를 꾸리기로 했다. 쿠리엘 데 이카사 장관은 영화·TV 공동 창·제작에 기대를 나타냈고, 박 공동위원장은 "멕시코 내 케이팝 공연에 대한 수요가 큰 상황"이라며 공연시설 협력을 제안했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박진영 대중문화교류위원회 공동위원장이 지난 24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 국립섬유박물관에서 클라우디아 쿠리엘 데 이카사 멕시코 문화부 장관과 문화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문화체육관광부,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박진영 대중문화교류위원회 공동위원장이 지난 24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 국립섬유박물관에서 클라우디아 쿠리엘 데 이카사 멕시코 문화부 장관과 문화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문화체육관광부,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콘텐츠를 받아들이던 시장이 함께 제작하고 공연 인프라를 논의하는 협력 상대로 한국을 대하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문체부 '2026 해외한류실태조사'(2025년 기준)에서 멕시코 내 한국에 대한 긍정 인식은 82.8%, 한국 음악·영화 등 문화콘텐츠 경험률은 70~80% 수준이었다. 30개 지역 평균 한국 문화콘텐츠 호감도(69.7%)보다 높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집계한 멕시코 K-팝 팬 규모는 1,400만 명 이상으로 세계 5위다.

정부 구상과도 맞닿아 있다. 대통령 직속 대중문화교류위원회는 2025년 10월 1일 출범했다. 최휘영 장관과 박진영 JYP엔터테인먼트 창의성총괄책임자(CCO)가 공동위원장을 맡았고, 10개 부처 차관과 음악·게임·웹툰·영상·투자 분야 민간위원 26명이 참여한다. 이 대통령은 출범식에서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팔길이 원칙을 강조했다. 응원봉이 관객을 공연의 참여자로 만든다는 박 공동위원장의 설명에는 '팬 주권주의'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번 공연장 방문에서 이 대통령 부부는 무대의 주인공이 아닌 팬들 곁에서 인사를 건넸고, 이 방식은 출범식에서 밝힌 '팬 주권주의'와 이어진다.

박진영 대중문화교류위원회 공동위원장(왼쪽)과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멕시코 문화부 장관과의 회담에서 웃고 있다. /사진=문화체육관광부,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박진영 대중문화교류위원회 공동위원장(왼쪽)과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멕시코 문화부 장관과의 회담에서 웃고 있다. /사진=문화체육관광부,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기대효과…공연 인프라·공동제작·방한 관광의 연결고리

이번 방문의 기대효과는 세 갈래로 정리된다.

첫째는 공연 공급 확대다. 수요가 공급을 크게 웃도는 멕시코 시장에서 공연시설 협력이 구체화되면 한국 기획사의 공연 횟수와 규모가 늘고, 한국 공연·무대 기술 기업의 현지 진출 기회도 넓어진다.

둘째는 공동 창·제작을 통한 IP 확장이다. 멕시코는 넷플릭스 투자와 지방정부 인센티브를 바탕으로 영상 제작 거점으로 성장하고 있다. 한국의 기획력과 멕시코의 제작 기반이 결합하면 스페인어권 5억 명 시장을 겨냥한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

셋째는 관광과 소비재로의 확산이다. 문체부는 멕시코 관광부와 관광 협력 MOU를 따로 체결했다. 2025년 멕시코 방한객은 전년보다 64% 늘어난 약 9만5,000명으로 예상됐고, 한국관광공사는 올해 10만 명 돌파를 목표로 잡았다. 현지 공연장과 전시장에서 시작된 관심이 방한 관광과 소비재 구매로 이어지는 순환이 만들어질 수 있다.

부담도 함께 짚어야 한다. 대통령의 공연장 방문이 반복되면 문화가 정치 이벤트로 소비된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 /사진=청와대,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부담도 함께 짚어야 한다. 대통령의 공연장 방문이 반복되면 문화가 정치 이벤트로 소비된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 /사진=청와대,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미비점과 확인 과제…정치 이벤트 논란과 관세 장벽

부담도 함께 짚어야 한다. 대통령의 공연장 방문이 반복되면 문화가 정치 이벤트로 소비된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 공연을 잠시 관람하고 자리를 옮긴 일정도 의전성 방문이라는 해석을 낳을 여지가 있다. 팔길이 원칙을 내건 정부가 현장 지원과 정치적 활용 사이의 선을 어떻게 지키느냐가 과제다.

같은 조사에서 응답자의 37.5%는 한류에 대한 부정적 인식에 동의했다. 문화 호감이 교역으로 이어지는 데 걸림돌도 있다. 멕시코는 2026년 1월부터 자유무역협정(FTA) 미체결국을 대상으로 1,463개 품목의 관세를 5~35%, 일부 철강 제품은 최대 50%로 올렸다. 한국도 대상이다. 정상회담에서 2006년 이후 멈춘 FTA 협상 재개를 추진하기로 했지만, 공식 협상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 공연시설의 규모와 재원, 공동제작의 제도적 틀도 공개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이번 순방은 K-콘텐츠를 외교의 곁가지가 아닌 본 의제로 다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상대국 정상이 먼저 한국 아티스트의 이름을 꺼냈고, 정부 간 협력은 공연 인프라와 공동제작으로 이어졌다. 민간 전문가가 공동위원장으로 참여한 위원회가 현장의 수요를 정부 협상 테이블로 옮긴 점도 새로운 방식으로 평가할 만하다.

쿠리엘 데 이카사 장관이 기대를 나타낸 영화·TV 공동 창·제작이 첫 공동 프로젝트나 공동제작 협정으로 구체화될지도 지켜볼 대목이다. /사진=문화체육관광부,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쿠리엘 데 이카사 장관이 기대를 나타낸 영화·TV 공동 창·제작이 첫 공동 프로젝트나 공동제작 협정으로 구체화될지도 지켜볼 대목이다. /사진=문화체육관광부,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공연장·공동제작·FTA…외교 성과는 지표로 증명돼야

이번 방문이 일회성 행사에 그칠지, 산업 협력으로 이어질지는 앞으로의 이행 과정에서 판가름 난다. 우선 한-멕시코 문화 실무협의체가 공연시설 조성의 재원과 일정을 언제 내놓느냐가 첫 시험대다. 쿠리엘 데 이카사 장관이 기대를 나타낸 영화·TV 공동 창·제작이 첫 공동 프로젝트나 공동제작 협정으로 구체화될지도 지켜볼 대목이다.

교역 측면에서는 정상회담에서 추진하기로 한 FTA 협상 재개가 K-푸드와 K-뷰티의 관세 부담을 얼마나 덜어줄지가 관건이다. 셰인바움 대통령이 언급한 2027년 BTS 방문을 앞두고 멕시코의 공연 공급 부족이 얼마나 해소될지도 관심사다.

멕시코 공연장에서 확인한 호감이 외교 성과로 평가받으려면, 이 과제들의 답이 수출과 방한 관광 지표로 확인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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