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74~1875년 세 여성의 누드를 통해 드러난 초기 세잔의 급진성…해부학적 정확성보다 인체와 공간의 충돌을 앞세운 회화
[KtN 임민정기자]폴 세잔(Paul Cezanne)의 'Trois baigneuses'(1874~1875)에는 세 명의 여성 누드가 등장한다. 왼쪽의 인물은 등을 보인 채 몸을 비스듬히 눕히고, 가운데 인물은 두 팔을 앞으로 뻗으며 서 있다. 오른쪽 인물은 몸을 웅크리고 앉아 있다. 세 사람은 가까운 거리에 있지만 서로를 바라보거나 하나의 행동을 공유하지 않는다. 인물의 자세도 자연스럽게 이어지지 않는다.
19세기 누드화에서 기대되는 매끄러운 신체와 안정된 비례도 찾기 어렵다. 가운데 인물의 몸은 길게 늘어나고, 오른쪽 인물은 몸통과 다리가 하나의 둥근 덩어리처럼 접힌다. 왼쪽 인물의 등과 엉덩이는 크게 부풀어 있고 팔과 다리의 연결도 매끄럽지 않다. 세잔은 인체를 아름다운 선으로 정리하기보다 서로 다른 방향과 무게를 가진 형태로 다룬다.
바로 이 어색함이 작품의 출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