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역 37.6%·숙소 20.5% 우선 선택…맛집과 이동 동선으로 이어지는 여행 계획의 변화
[KtN 김 규운기자]국내여행을 준비하는 사람 10명 중 6명 가까이는 관광지나 맛집보다 여행지역 또는 숙소를 먼저 결정한다. 여행지역을 가장 먼저 정한다는 응답은 37.6%, 숙소를 먼저 고른다는 응답은 20.5%였다. 관광지·볼거리를 우선 선택한 비율은 13.0%에 그쳤다. 유명 관광지를 중심으로 방문 일정을 짜는 방식과 함께, 어디에서 머물고 주변에서 무엇을 즐길지 결정하는 여행 계획이 폭넓게 자리 잡고 있다.
2026년 국내여행 소비자의 선택은 여행을 시작하는 순서에서 차이를 드러냈다. 지역을 먼저 정하는 사람은 숙소와 이동 동선을 차례로 검토하고, 숙소를 먼저 고르는 사람은 주변 맛집과 먹거리, 이동 경로를 중심으로 일정을 구성한다. 같은 지역을 방문하더라도 최초 선택에 따라 식당과 관광시설을 이용하는 순서가 달라지는 구조다.
오픈서베이가 2026년 9월 29일부터 10월 8일까지 전국 만 20~69세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내여행 트렌드 리포트 2026' 조사에서 나타난 결과다. 여행 계획의 결정 순서는 최근 1년 내 국내여행 경험자 1,000명을 대상으로 분석했다.
여행지역을 먼저 정하는 37.6%…숙소가 뒤따르는 여행 계획
여행을 계획할 때 가장 먼저 결정하는 요소는 여행지역 37.6%, 숙소 20.5%, 관광지·볼거리 13.0%, 맛집·먹거리·카페 11.7%, 이동 수단·이동 동선 11.1%, 축제·체험·액티비티 6.1% 순이었다.
여행지역과 숙소를 합친 비율은 58.1%다. 여행 목적지를 특정한 관광시설이나 음식점으로 좁히기보다 방문할 지역 또는 머무를 공간부터 정하는 여행자가 과반을 차지했다.
여행지역을 먼저 선택한 응답자는 후속 결정에서 숙소를 가장 먼저 검토했다. 이어 이동 수단과 이동 동선을 결정했다. 지역을 정한 뒤 실제로 머물 수 있는 숙박시설을 찾고, 숙소와 관광지를 연결하는 교통편을 살피는 순서다.
숙소를 먼저 선택한 응답자는 다른 흐름을 보였다. 숙소 다음으로 가장 많이 결정한 요소는 맛집·먹거리·카페였으며, 이동 수단과 이동 동선이 뒤를 이었다. 숙박시설의 위치가 식당과 주변 관광시설을 선택하는 출발점으로 작용하는 방식이다.
관광지·볼거리를 먼저 정한 사람은 맛집·먹거리·카페를 다음으로 선택하고 여행지역을 결정했다. 특정 관광지를 방문하려는 목적이 뚜렷할 때는 볼거리와 식사 장소가 먼저 연결되는 순서다.
맛집·먹거리·카페를 최초 선택 요소로 꼽은 사람은 관광지·볼거리를 다음으로 결정했다. 먹고 싶은 음식이나 방문할 식당이 여행을 시작하는 계기가 되더라도 주변에서 즐길 관광시설과 지역 선택이 뒤따랐다.
여행을 시작하는 동기는 달라도 숙소, 먹거리, 이동 동선은 서로 연결돼 있다. 숙박시설을 중심으로 식당과 관광지를 배치하는 여행과 관광지를 먼저 정해 숙소를 찾는 여행은 지역 내 소비가 발생하는 장소와 이동 경로에서 차이를 만들 수 있다.
가장 먼저 고르지는 않아도 빠지지 않는 맛집…56.4%가 상위 세 가지에 포함
여행 계획에서 처음부터 맛집을 고르는 비율은 11.7%에 불과했지만, 최초 세 가지 결정 요소에 맛집·먹거리·카페를 포함한 비율은 56.4%였다. 전체 항목 가운데 가장 높았다.
여행지역은 최초 세 가지 결정 요소에 포함된 비율이 54.7%, 숙소는 53.3%, 관광지·볼거리는 49.1%였다. 이동 수단·이동 동선은 39.8%, 축제·체험·액티비티는 14.2%로 집계됐다.
여행지역과 숙소가 일정을 시작하는 기준이라면 먹거리는 계획을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폭넓게 고려되는 요소다. 여행객이 목적지를 먼저 고르든 숙박시설을 먼저 예약하든 식사 장소를 찾아보는 과정이 상당 부분 뒤따른다.
지역관광 산업에서는 숙박시설과 식당, 카페, 관광시설의 위치 관계가 중요해지는 대목이다. 관광객이 숙소 주변에서 식사하고 지역 상점을 방문하기 편리하다면 숙박 수요가 인근 상권의 소비로 이어질 여지가 생긴다. 반대로 숙소와 주요 상권이 멀리 떨어져 있고 대중교통 이용이 불편하다면 여행객의 소비 동선은 제한될 수 있다.
맛집과 카페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사실을 지역 내 소비 증가와 곧바로 동일시할 수는 없다. 실제 지출 규모와 방문 횟수는 별개의 문제다. 다만 여행 계획의 초기 단계부터 먹거리가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는 점에서 지역 음식점과 카페는 단순한 부대시설을 넘어 여행 코스를 구성하는 주요 요소로 볼 수 있다.
힐링 65.8%·미식 60.7%…지역을 경험하는 방식도 다양해져
국내여행에 대한 관심은 자연과 먹거리에 집중됐다. 최근 1년 내 국내여행 경험자 1,000명 가운데 자연과 풍경을 즐기며 쉬는 힐링 여행에 관심이 있다는 응답은 65.8%로 가장 높았다. 맛집·카페·지역 먹거리를 즐기는 여행이 60.7%로 뒤를 이었다.
전통시장·골목·로컬 문화를 즐기는 여행은 38.9%, 드라이브·근교 나들이는 38.7%, 호캉스·리조트 등 숙소 중심 여행은 33.6%였다. 축제·지역 행사 여행은 24.9%, 전시·공연·문화 콘텐츠 여행은 22.0%로 나타났다.
힐링 여행과 미식 여행은 서로 배타적인 선택지가 아니다. 한 여행에서 자연을 즐기고 지역 음식을 맛보며 숙소에서 휴식을 취하는 일정을 함께 구성할 수 있다. 실제로 이번 조사는 관심 있는 여행 유형을 복수로 선택하도록 했다.
전통시장과 골목, 로컬 문화에 대한 관심이 38.9%에 달한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지역의 대표 관광시설뿐 아니라 일상적인 생활 공간과 먹거리도 여행 경험을 구성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
전통시장을 찾는 여행객은 시장의 먹거리와 주변 골목을 함께 둘러볼 수 있고, 지역 특산물을 구입하는 과정에서 관광 소비가 소규모 상점으로 분산될 수 있다. 지역 음식점과 전통시장, 문화시설 사이의 이동 편의는 여행객이 얼마나 다양한 장소를 방문할 수 있는지에 영향을 준다.
숙소 중심 여행에 대한 관심 33.6%도 지역관광 산업에서 주목할 수치다. 숙박시설 자체를 여행의 주요 목적으로 선택하는 수요가 존재하는 만큼 숙소의 위치와 부대시설, 주변 먹거리와 관광시설의 접근성이 여행 일정에 영향을 미친다.
다만 숙소 중심 여행에 대한 높은 관심이 주변 상권의 매출 증가를 자동으로 보장하지는 않는다. 숙박시설 안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여행과 지역 식당·시장·문화시설을 함께 이용하는 여행은 소비가 지역에 퍼지는 범위가 다르다. 숙박시설을 방문한 관광객이 인근 상권으로 이동할 수 있는 교통과 안내 체계도 중요하다.
여행지역은 네이버에서 찾고, 실제 모습은 유튜브로 확인
여행 계획을 세우는 과정에서 온라인 플랫폼의 역할도 구체적으로 나뉘었다.
최근 국내여행에서 여행지역을 직접 알아보거나 비교해 결정한 응답자 381명 가운데 63.5%는 네이버 검색을 이용했다. 유튜브는 38.6%, 네이버 지도·플레이스는 38.3%, 네이버 블로그는 35.2%였다. 인스타그램을 이용한 비율도 24.7%에 달했다.
여행지역에 대한 기본 정보를 검색하는 과정과 실제 여행 경험을 살펴보는 과정에서 서로 다른 채널이 활용되고 있다. 지역의 위치와 관광시설, 식당 정보를 검색으로 확인하고 영상이나 후기를 통해 여행지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는 구조다.
관광지·볼거리 정보 탐색에서도 네이버 검색 이용률이 63.5%로 가장 높았고, 네이버 블로그 38.3%, 유튜브 35.6%가 뒤를 이었다.
숙소는 탐색 채널의 구성이 달랐다. 숙소 정보를 직접 알아보거나 비교해 결정한 431명 가운데 네이버 검색 이용률은 44.1%, NOL은 33.2%, 여기어때는 30.2%, 네이버 예약은 26.5%, 아고다는 22.7%였다.
여행지역을 탐색할 때는 포털 검색과 영상 콘텐츠를 폭넓게 이용하고, 숙소를 고를 때는 가격과 예약 조건을 비교할 수 있는 여행 플랫폼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지역을 소개하는 콘텐츠의 접근성과 숙박시설의 실제 예약 편의가 각각 여행 결정 과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환경이다.
특히 영상 콘텐츠의 활용은 K콘텐츠와 지역관광을 연결하는 과정에서도 참고할 만하다. 공연이나 전시, 영상 콘텐츠를 계기로 특정 지역에 관심을 갖더라도 실제 방문 계획에는 숙소와 교통, 주변 먹거리를 결정하는 과정이 뒤따른다. 관광 콘텐츠에 대한 관심을 지역 방문으로 연결하려면 정보 검색부터 현장 이동까지 여행객이 필요한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어야 한다.
제주 12.8%·부산 11.3%…목적지 선호 속 지역관광의 경쟁
향후 1년 내 국내여행을 희망하는 1,951명 가운데 방문하고 싶은 지역으로 제주도를 꼽은 비율은 12.8%, 부산은 11.3%였다. 경주 5.3%, 여수 5.2%, 울릉도 4.0%, 속초 3.6%, 서울 3.5%, 남해 3.4%, 강릉 3.3%, 전주 2.9% 순이었다.
수도권 거주자는 부산과 여수 등 남부 지역에 상대적으로 높은 관심을 나타냈고, 비수도권 거주자는 서울 방문 의향이 높았다.
제주와 부산은 희망 여행지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했지만 경주, 여수, 울릉도, 남해 등 다양한 지역도 선택 대상에 포함됐다. 같은 지역이라도 관광시설을 중심으로 일정을 구성하는 사람과 숙소를 중심으로 여행하는 사람이 공존한다는 점에서 지역별 숙박시설과 이동 여건, 먹거리의 조합도 중요하다.
2026년 국내여행 시장은 해외여행 수요와 함께 움직이고 있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국민 해외관광객은 1,981만3,036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증가했다. 해외여행이 유지되는 상황에서 국내 관광지는 여행지역의 인지도뿐 아니라 실제 여행 과정의 가격과 편의, 숙박과 이동 여건에서도 소비자의 선택을 받아야 한다.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지역관광 활성화 정책도 여행객의 실제 소비 동선과 맞닿아 있다. 올해 4월 시작된 '지역사랑 휴가지원' 사업은 농어촌 인구감소지역을 방문한 여행객에게 여행경비 일부를 지역사랑상품권으로 환급하는 방식이다. 상반기 16개 지역에서 시작했으며, 하반기에는 신규 참여 지역 9곳이 선정됐다.
지역사랑상품권 환급은 여행비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지역 내 소비를 유도하는 정책 수단이다. 관광객이 숙소를 예약하고 식사하거나 지역 상점에서 물품을 구입하는 활동과 연결된다. 지원금이 실제 지역 상권의 소비로 이어지는 범위는 여행객의 방문 경로와 상품권 사용처, 지역 내 관광시설의 분포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관광객이 지역을 먼저 선택하는 비율이 높다는 조사 결과는 지역관광 정책에서도 참고할 만하다. 특정 관광시설에 대한 할인만으로 여행 일정을 구성하기보다 지역의 숙박시설과 식당, 관광지, 교통편을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이는 방식이 소비자의 계획 순서와 맞닿아 있다.
숙소부터 선택하는 여행객에게는 숙박시설 주변의 먹거리와 관광시설을 쉽게 찾을 수 있는 정보가 필요하다. 지역을 먼저 결정하는 여행객에게는 숙박시설의 위치와 이동 시간, 교통수단이 중요하다. 미식이나 문화 콘텐츠를 목적으로 방문하는 여행객은 식당과 공연·전시 일정에 맞춰 여행 일정을 구성할 수 있다.
국내여행에서 지역과 숙소를 가장 먼저 정한다는 응답이 58.1%, 맛집·먹거리·카페를 최초 세 가지 결정 요소에 포함한 비율이 56.4%였다. 여행객의 일정은 지역과 숙박시설에서 시작해 식당과 관광시설, 교통편으로 구체화되고 있다. 지역관광의 소비 기반 역시 관광객이 머무는 곳과 방문하는 곳을 얼마나 편리하게 연결할 수 있는지와 밀접하게 맞물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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