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검, 김건희 도이치 주가조작 전면 재수사… 검찰 ‘봐주기’ 논란 회피 시도
대법원 유죄 확정 후 서울고검 직접 수사 결정… 윤석열 부부 동시 수사 이력 쌓여
“3300에 8만 개”… 김건희 계좌 직접 거래 정황에도 무혐의, 검찰 뒤늦게 수사 착수
[KtN 전성진기자] 검찰이 김건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에 대해 이례적으로 직접 재수사에 착수했다. 지난해 10월, 서울중앙지검이 무혐의 처분을 내린 지 6개월 만이다. 이번 재수사는 서울고등검찰청 형사부가 주도하며, ‘봐주기 수사’ 논란을 빚었던 서울중앙지검 지휘라인을 배제한 독립적 수사 체제로 진행된다.
서울고검은 25일,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을 비롯한 공범들에 대한 대법원 유죄 판결이 확정된 만큼,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 수사 결과에 대한 법적·정치적 한계를 검찰 스스로 인정하고 보완 수사에 나선 셈이다.
김건희는 2009년부터 2012년까지 도이치모터스 권오수 전 회장이 주가조작 ‘선수’들을 동원해 주가를 띄우는 과정에서 자금을 댄 ‘전주(錢主)’로 가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실제로 법원 판결문에는 김건희 명의의 계좌 3개가 시세조종에 활용됐다는 점, 그리고 주가조작 선수의 지시 직후 7초 만에 김건희 계좌에서 정확히 동일한 수량·가격으로 매도 주문이 실행됐다는 정황도 명시됐다.
검찰은 그럼에도 김건희가 주식 전문성이 부족하고 시세조종을 인식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불기소했다. 김건희의 휴대전화나 PC 압수수색도 없이 수사를 종결했다는 점은 당시 ‘부실 수사’ ‘면죄부 수사’ 논란을 낳았다.
서울고검은 “권오수 전 회장 등 사건 공범들에 대한 대법원 유죄 판결이 확정된 만큼, 김건희와의 연관성에 대한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중앙지검 수사 당시 권 전 회장 등이 혐의를 부인하고 진술을 회피했던 점, 김건희에 대한 직접적 증거 수집이 부족했다는 점 등을 고려해, 형 확정 이후 다시 진술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수사는 박세현 서울고검장이 지휘한다. 박세현 고검장은 윤석열의 내란 혐의 수사를 맡았던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의 본부장이기도 해, 윤석열 부부 모두에 대한 사법적 수사 이력이 그에게 쌓이게 됐다.
김건희 불기소 뒤집히나… ‘손 씨와 역할 동일’ 지적에 반전 예고
서울중앙지검은 지난해 10월, 김건희가 시세조종을 인식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그러나 같은 사건에서 ‘전주’ 손 모 씨는 방조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손 씨의 역할과 김건희의 행적이 사실상 유사하다는 지적이 이어지며, 불기소 처분의 정당성 논란이 거셌다.
고발인인 최강욱 전 의원은 “김건희가 단기간 집중 매수한 정황, 1차 주포 이 모 씨에게 거래 권한을 위임한 점, 블랙펄인베스트먼트 이종호 전 대표와의 거짓 해명 등은 모두 위법 정황”이라며 항고했고, 서울고검은 이를 받아들였다.
대법원은 이달 초 권오수 전 회장을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벌금 5억 원으로 확정했고, 손 씨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대법 판결 이후 헌법재판소 역시 지난 3월,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등 검사 3명의 탄핵소추 사건에서 “김건희 관련 증거 등 김건희와의 공동 가공 여부 확인을 위한 문자, 메신저, PC 기록 확보 위한 지휘·감독이 적절했는지 의문이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검찰 내부에서는 “기소 가능성이 없으면 직접 재수사에 나서기 어렵다”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한 검찰 간부는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의 권력에 눌려 진술을 회피했던 공범들이 이제는 진술을 바꿀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번 수사는 서울고검이 중앙지검 대신 직접 나섬으로써 검찰 조직 내 ‘자정의 시도’로도 해석된다. 특히 공범 손 모 씨가 김건희와 동일한 전주 역할을 하며 방조죄로 징역 6개월,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은 사례가 이미 존재한다는 점에서, 김건희의 기소 여부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고가 가방(디올백) 수수 의혹 항고는 기각
반면, 김건희의 고가 가방 수수 의혹 사건에 대한 항고는 기각됐다. 지난해 서울중앙지검은 최재영 목사가 김건희에게 제공한 선물이 대통령 직무와의 직접 연관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고, 서울고검 역시 이를 유지했다.
‘서울의 소리’ 측은 해당 선물이 통일TV 재송출 사업과 관련된 청탁 목적이라고 주장했으나, 검찰은 정무적 대가성이 입증되지 않는다며 불기소를 결정한 것이다.
이번 재수사 결정으로 김건희의 도이치 주가조작 의혹은 다시 법적 심판대 위에 오르게 됐다. 윤석열 부부를 둘러싼 중대 사안인 만큼, 정치권과 사법권 모두에 큰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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