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의 민주주의 재구성론
[KtN 최기형기자] 22일 대통령 관저에서 열린 여야 지도부 오찬 회동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정치가 국민 위에 군림하고 있다”며 “국민의 권한을 정치가 빼앗아간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발언했다. 이 발언은 단순한 정치적 수사로 보기 어려우며, 대통령 스스로가 통치의 주체가 아닌 구조의 설계자로 자임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국민 권한 회복’이라는 표현은 오늘날 한국 민주주의의 구조적 긴장을 정면으로 가리킨다. 1987년 체제 이후, 형식상 대의제는 정착되었으나 실제 정치과정은 정당 중심 엘리트 구조에 의해 독점되어 왔다. 공천 시스템, 청문회 절차, 정당 자금 배분, 국회 내 위계질서 등은 모두 국민의 참여와 영향력을 구조적으로 제한하는 방식으로 작동해왔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러한 정치 현실을 제도 설계의 실패로 규정하고 있다. 대통령의 “정당이 국민의 권한을 위임받는 구조를 다시 설계해야 한다”는 발언은, 단순한 협치의 호소가 아니라 한국 정치 제도의 전면 재정비를 예고하는 정치 언어다.
이 구상은 세 가지 제도 개편 축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 기존 정당은 공천과 의제 설정 권한을 소수 권력자 중심으로 운영해왔다.
– 이재명 대통령은 정당 내부의 권력구조가 국민에 의해 통제되는 장치를 요청하고 있으며, 이는 정당법 개정 혹은 정당국고보조금 체계의 재구조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 대통령은 국회 권한의 자의적 행사와 청문회의 비생산성을 지적해왔다.
– 이 과정에서 행정부 견제 장치로서의 국회는 남기되, 그 절차의 공정성과 책임성 강화를 요구하는 입장이다.
– “국민이 직접 권한을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는 대통령의 언급은 국민소환제, 국민발안제, 전자투표제 등 직접참여형 제도의 도입과 맞닿아 있다.
– 이는 제도 설계에 있어 가장 구조적인 민주주의 확장 기제로 자리 잡을 수 있다.
‘국민 권한 회복’이라는 언어는 전통적인 협치나 연합 정치의 어휘와는 다르다. 정치 엘리트의 담론이 아니라, 민주주의의 기초단위인 국민의 권한 구조 자체를 주제로 삼는다. 대통령 스스로가 권력을 축소하고, 그것을 다시 국민에게 환원하겠다는 입장은 정치적 수사로만 보기 어렵다. 행정부 수반으로서 책임 회피가 아닌, 구조 개편을 제안하는 발언이라는 점에서 비상식적 정치 문법을 시도하는 형태로도 읽힌다.
정치 질서 재구성의 언어는 결국 통치의 방향뿐 아니라 국가 체제의 정당성 구조를 다룬다. 이재명 대통령이 구상하는 국민주권형 구조는 단순한 제도 개선이 아니라, 헌정 질서 내에서 권력 분산과 책임 구조를 재정립하는 시도다. 이 방향성이 제도화되기 위해서는 국회 입법, 정치권 합의, 시민사회의 참여라는 삼각구도가 함께 움직여야 한다.
현재로서는 ‘국민 권한 회복’은 선언적 가치에 가깝지만, 대통령이 이 개념을 반복적으로 언급하고 있는 만큼, 향후 정치 개혁 의제의 중심 축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은 충분하다. 중요한 것은 이 담론이 구체적 제도 개편의 언어로 전환될 수 있는 정치적 경로가 마련되느냐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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