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권 문화지형 속에서 검증되는 시장 신뢰

[KtN 박준식기자]서울 서초구. 고액 자산가와 신규 컬렉터 유동이 가장 활발한 지역에 뤄니갤러리 서초점이 자리한다. 문화 인프라가 압축된 환경 속에서 검증을 통과한 작품은 시장 확장 가능성을 확보한다. 남상운 개인전 BLUEMOON 우주의 숨 ETERNAL BLOOM은 바로 그 검증의 장으로 기능한다. 자본과 취향이 교차하는 공간에서 남상운 회화가 만들어내는 감정적 권위는 소비 의사결정과 직접 연결된다.

남상운 작업에서 시선이 가장 먼저 머무는 영역은 블루 색채가 형성하는 깊이다. 그 깊이는 채도의 농도나 밝기 차이로 설명되지 않는다. 유화 레이어링 기법으로 축적된 시간성에 의해 구축된다. 색을 덧입히는 행위는 단순한 채움 작업이 아니다. 건조와 대기의 시간을 기다려야 다음 과정이 가능하다. 그 과정에서 작가 개인의 감정은 퇴적층처럼 화면에 쌓인다. 미세한 진동을 남기는 표면 아래 응축된 시간은 관람 속도를 자연스럽게 늦춘다. 화려한 색의 과잉을 피하고 심도를 강화하는 방식은 강남에서 선호되는 미술품 미감과 맞닿는다. 소비자가 작품을 소장하는 목적이 과시보다 품격에 가깝기 때문이다.

서사 중심의 회화는 관람자에게 해석 부담을 안긴다. 남상운 작업은 해석 강요 없이 감정의 여백을 부여한다. 어린왕자가 등장하는 작품에는 보편적 기억이 촉발되는 지점이 존재한다. 상징성과 서정성이 균형을 이루며 관람자 각자의 기억 저장고를 건드린다. 미술사적 지식 없이 접근할 수 있고, 그만큼 소장 결정에 이르는 과정이 수월하다. 컬렉터는 집과 사무공간 어디에 두어도 과장되지 않으면서 일상에 여운을 남기는 작품을 선호한다. 남상운 블루의 절제된 세련됨은 그러한 공간성 요구를 충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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