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분 도용의 현재에서 대학 시절과 섬의 과거로…범인의 정체보다 먼저 무너지는 피해자의 도덕적 확신

[KtN 신미희 · 박준식기자]‘들쥐’는 지문 인증 실패로 시작한다. 문재는 금융계좌에 접근하지 못하고, 전화번호와 주거 기록에서도 밀려난다. 자기 이름으로 살아가는 같은 얼굴의 인물까지 나타난다. 첫 회가 제시한 사건은 분명하다. 누군가 문재의 신분을 훔쳤고, 문재는 빼앗긴 삶을 되찾아야 한다.

도입부의 속도는 빠르다. 지문과 계좌, 집과 주변 사람의 인식이 차례로 무너지면서 문재에게 반론을 준비할 시간을 주지 않는다. 한 가지 오류를 해결하기도 전에 다음 문제가 발생한다. 개별적인 고장처럼 보였던 일은 하나의 계획으로 연결되고, 문재는 자기 삶 밖으로 밀려난다.

초반부의 문재는 명백한 피해자다. 관객은 문재의 시선에 붙어 가짜의 정체와 신분 도용의 방법을 좇는다. 사채업자 노자와 형사 순용이 합류하면서 추적은 기억과 돈, 수사라는 세 방향으로 갈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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