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담수·일본 아코야·프렌치폴리네시아 타히티·호주 등 남양진주로 생산지 분화…2025년 타히티 진주 수출량 3분의 1 증가, 평균단가는 12.3% 하락

세계에서 가장 넓은 공급 기반을 가진 쪽은 담수진주다.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세계에서 가장 넓은 공급 기반을 가진 쪽은 담수진주다.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박준식기자]진주의 종류를 따라가면 세계 생산지의 지도가 함께 나온다. 담수진주는 중국, 아코야진주는 일본을 중심으로 중국·베트남, 타히티진주는 프렌치폴리네시아, 남양진주는 호주·인도네시아·필리핀이 주요 산지다. 같은 양식진주라도 조개의 종류와 수온, 해역, 양식기간이 달라 크기와 색, 광택이 달라지고 생산량과 유통구조에도 차이가 생긴다. 원산지는 단순한 지명이 아니라 어떤 진주가 어느 정도 공급될 수 있는지를 결정하는 생산조건과 맞닿아 있다.

세계에서 가장 넓은 공급 기반을 가진 쪽은 담수진주다. 중국의 호수와 연못을 중심으로 양식되며 한 개체에서 여러 알을 생산할 수 있어 공급량을 늘리기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과거에는 작은 크기와 비정형 제품이 많았지만 양식기술이 발전하면서 원형에 가깝고 광택이 높은 대형 진주까지 생산 범위가 넓어졌다. 11~16㎜ 이상으로 성장하는 유핵 담수진주도 공급되면서 크기만 놓고 보면 일부 남양·타히티진주와 겹치는 시장까지 만들어졌다.

수확된 진주는 크기와 색, 형태, 흠 등에 따라 세분화되고 이후 얼룩 제거와 조색, 천공 등의 공정을 거친다.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수확된 진주는 크기와 색, 형태, 흠 등에 따라 세분화되고 이후 얼룩 제거와 조색, 천공 등의 공정을 거친다.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일본은 아코야진주의 생산과 가공·유통이 결합된 시장이다. 일본 수산청이 제시한 아코야 공급망을 보면 종묘 생산과 모패 양식, 핵 삽입과 진주 양식, 수확 뒤 선별, 가공과 판매가 단계적으로 이어진다. 수확된 진주는 크기와 색, 형태, 흠 등에 따라 세분화되고 이후 얼룩 제거와 조색, 천공 등의 공정을 거친다. 크기와 색을 맞춰 임시 줄에 꿴 반제품 형태도 국내외로 거래된다. 일본 수산청은 해외 수출의 90% 이상이 이런 반제품이라고 설명한다.

2025년 일본의 천연·양식진주 수출액은 411억7000만엔이었다. 홍콩이 355억엔으로 전체 수출액의 86.2%를 차지했고 미국 18억8000만엔, 태국 9억6000만엔, 인도 5억6000만엔, 중국 5억엔 순이었다. 일본에서 생산·가공된 진주가 곧바로 최종 소비자에게 이동하기보다 홍콩 등 국제 거래시장을 거쳐 다시 여러 지역으로 유통되는 구조가 통계에 드러난다.

타히티진주는 생산지가 더욱 집중돼 있다. 검은입술진주조개(Pinctada margaritifera)에서 성장하며 프렌치폴리네시아가 대표적인 생산지역이다.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타히티진주는 생산지가 더욱 집중돼 있다. 검은입술진주조개(Pinctada margaritifera)에서 성장하며 프렌치폴리네시아가 대표적인 생산지역이다.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타히티진주는 생산지가 더욱 집중돼 있다. 검은입술진주조개(Pinctada margaritifera)에서 성장하며 프렌치폴리네시아가 대표적인 생산지역이다. 회색과 짙은 색의 보디컬러에 녹색·파랑·보라·분홍 계열의 오버톤이 나타나는 특성이 있다. 한 번에 한 알을 양식하는 방식이 일반적이고 성장에는 약 18~24개월이 걸린다. 담수진주처럼 대량의 알을 한꺼번에 생산하는 방식과 공급량에서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프렌치폴리네시아의 2025년 통계는 생산량과 가격이 반드시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2025년 진주 수출액은 80억 CFP프랑을 넘어 전년보다 15.8% 증가했다. 수출량은 약 3분의 1 늘었지만 평균 수출가격은 g당 735 CFP프랑으로 12.3% 떨어졌다. 공급량 확대가 수출액 증가로 이어졌지만 같은 기간 단위당 가격은 오히려 낮아졌다. 진주 가격을 희소성 하나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이유다.

분기별 가격 변동폭도 컸다. 2025년 1분기 프렌치폴리네시아산 양식진주의 평균 수출가격은 g당 726 CFP프랑으로 전년 동기보다 23% 낮아졌고, 2분기에는 810 CFP프랑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 하락했다.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분기별 가격 변동폭도 컸다. 2025년 1분기 프렌치폴리네시아산 양식진주의 평균 수출가격은 g당 726 CFP프랑으로 전년 동기보다 23% 낮아졌고, 2분기에는 810 CFP프랑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 하락했다.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분기별 가격 변동폭도 컸다. 2025년 1분기 프렌치폴리네시아산 양식진주의 평균 수출가격은 g당 726 CFP프랑으로 전년 동기보다 23% 낮아졌고, 2분기에는 810 CFP프랑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 하락했다. 3분기에는 590 CFP프랑까지 내려가 전년 동기보다 28% 낮았다. 4분기에는 790 CFP프랑으로 전년 동기보다 13% 올라섰다. 한 해 안에서도 생산량과 출하시기, 품질 구성과 거래 수요에 따라 수출단가는 움직였다.

타히티진주의 판매처도 아시아 시장과 강하게 연결돼 있다. 2024년 프렌치폴리네시아의 미가공 양식진주 수출량 가운데 홍콩이 70%, 일본이 19%를 차지했다. 프랑스 본토가 4.3%, 미국이 3.5%로 뒤를 이었다. 일본산 진주의 최대 수출처 역시 2025년 홍콩이었다는 점을 함께 보면 생산지는 일본과 프렌치폴리네시아로 갈리더라도 국제 유통에서는 홍콩이 큰 거래 거점으로 기능하는 구조를 읽을 수 있다.

 8~18㎜에 이르는 큰 크기와 두꺼운 진주층을 만들 수 있지만 성장기간이 길고 양식 가능한 환경이 제한돼 대량 공급에는 제약이 따른다.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8~18㎜에 이르는 큰 크기와 두꺼운 진주층을 만들 수 있지만 성장기간이 길고 양식 가능한 환경이 제한돼 대량 공급에는 제약이 따른다.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남양진주는 다른 공급망을 형성한다. 은빛 입술 또는 금빛 입술을 가진 대형 진주조개(Pinctada maxima)를 이용하며 호주와 인도네시아, 필리핀이 주요 생산국이다. 성장기간이 보통 2~4년으로 길고 한 조개에서 한 번에 한 알을 생산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8~18㎜에 이르는 큰 크기와 두꺼운 진주층을 만들 수 있지만 성장기간이 길고 양식 가능한 환경이 제한돼 대량 공급에는 제약이 따른다.

원산지가 가격표를 그대로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중국산 담수진주에도 크고 둥글며 광택이 높은 상급품이 있고, 일본산 아코야진주도 크기와 광택·표면·진주층에 따라 품질 편차가 생긴다. 타히티와 남양진주 역시 특정 지역에서 생산됐다는 사실만으로 가격이 결정되지 않는다. 산지는 해당 진주가 만들어질 수 있는 조개와 양식환경, 생산량을 규정하고 실제 거래가격은 다시 크기·형태·색·광택·표면·진주층과 시장 수요에 따라 갈린다.

생산지에서 나온 진주가 곧바로 목걸이나 귀걸이가 되는 것도 아니다. 일본 아코야진주처럼 산지에서 수확한 뒤 선별과 가공을 거쳐 반제품으로 해외에 이동하기도 하고, 프렌치폴리네시아의 타히티진주는 수출 전 현지 진주산업 담당기관의 검사를 거치는 제도가 운영된다. 프렌치폴리네시아는 전문 사업자가 진주 제품을 수출하기 전에 담당 기관에 제품을 제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생산 이후의 선별·가공·검사·도매 과정까지 포함해야 실제 공급망이 완성된다.

제이아이티앤코(JIT&CO)·크리스펄 임효민 대표는 중국을 비롯해 일본·홍콩 등 여러 지역의 거래망과 접촉하면서 진주와 원석을 확보해 왔다고 설명했다.
제이아이티앤코(JIT&CO)·크리스펄 임효민 대표는 중국을 비롯해 일본·홍콩 등 여러 지역의 거래망과 접촉하면서 진주와 원석을 확보해 왔다고 설명했다.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내 제조업체도 이런 국제 공급망의 끝에서 원재료를 선택한다. 제이아이티앤코(JIT&CO)·크리스펄 임효민 대표는 중국을 비롯해 일본·홍콩 등 여러 지역의 거래망과 접촉하면서 진주와 원석을 확보해 왔다고 설명했다. 확보한 자금을 다시 원석에 투입하고 다양한 진주를 보유하는 방식도 이어왔다. 국내에서 진주를 디자인하고 가공하더라도 원재료 단계에서는 세계 산지와 국제 도매시장의 움직임을 벗어나기 어렵다.

중국의 담수 양식장, 일본의 아코야 생산·가공망, 프렌치폴리네시아의 타히티진주 라군, 호주·인도네시아·필리핀의 남양진주 양식장은 서로 다른 제품을 공급한다. 이후 홍콩과 일본을 비롯한 거래시장을 거쳐 원석과 반제품이 이동하고 각국의 주얼리 제조업체가 다시 선별·가공해 완제품을 만든다. 2025년 타히티진주처럼 수출량이 크게 늘면서 평균단가는 떨어지는 흐름도 나타난다. 진주의 가격은 한 알이 조개에서 나오는 순간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산지의 생산량과 품질, 국제 거래와 가공을 거치는 동안 다시 만들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