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의 정치적 위치: 탈윤·반극우·신보수의 삼중 연대 가능성

한동훈이 제기한 반란   사진=2025 04.29 국민의힘 유튜브 갈무리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한동훈이 제기한 반란   사진=2025 04.29 국민의힘 유튜브 갈무리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최기형기자] 대선을 한 달 앞두고 국민의힘 내부에서 또 다른 균열이 가시화되고 있다. 김문수 체제가 당원투표로 복권된 이후, 전광훈 세력과의 노골적 연대 가능성이 불거지자, 당 내외에서는 ‘극우 정당화’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이 와중에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공개적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 김문수 후보에 대한 사과 요구, 보수 노선 재정립을 주장하며 새로운 정치 전선을 형성하고 있다.

한동훈이 제기한 반란은 단순한 개인의 정치적 분기점이 아니다. 이는 보수정당 내부에서 극우 포퓰리즘과 합리적 보수, 그리고 권위주의적 구보수 사이의 삼중 분열이 공식화되는 국면이며, 그 전면에는 윤석열 이후의 ‘탈윤 보수’와 ‘반극우 보수’라는 복합적 정치 정체성이 놓여 있다.

김문수 체제 이후의 보수정치, 중심은 사라지고 극단만 남았다

김문수 후보의 복귀는 전광훈 목사와의 이념적 공명 아래 진행되고 있다. 실제로 김문수 후보는 후보 등록 직후, 전광훈 세력이 강조해온 반공 이데올로기, 종교적 민족주의, 비주류적 역사관과 일정한 조율을 시도하며 대중 동원 기반을 정비하고 있다. 이 흐름은 보수의 전통적 가치인 시장 경제, 헌정주의, 절제된 국가관과는 일정 정도 괴리된 채, 반감정 정치와 극단적 기호의 소환을 통해 정당을 재조직하려는 시도다.

그러나 이 구도에서 가장 부각된 문제는 ‘정치적 중심’의 부재다. 윤석열 체제가 무너진 이후 국민의힘에는 정치적 중심축을 대체할 리더십이 없었다. 그 틈을 극우 정치가 파고들었고, 결국 김문수 체제가 당내 다수의 동의 없이 후보로 복귀한 것이다. 당원투표는 김문수 개인에 대한 지지가 아니라, ‘쿠데타식 후보 강탈’에 대한 반대였음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 극우 노선에 정당성이 부여된 결과를 낳았다.

정치적 공백을 채운 것이 합리성이나 중도보수가 아니라 ‘전광훈 정치’였다는 점은, 국민의힘 내부 정치 질서가 얼마나 취약한 기반 위에 놓여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 와중에 한동훈이 제기한 ‘윤석열 출당’, ‘계엄·탄핵 반대 사과’, ‘극우와의 절연’ 요구는 단순한 비판이 아니라, 보수정치 재구성의 출발점으로 기능할 수 있다.

국민의힘에서는 고양병 지역구에 김종혁 조직부총장을 단수공천자로 확정지었다.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한동훈의 정치적 위치: 탈윤·반극우·신보수의 삼중 연대 가능성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한동훈의 정치적 위치: 탈윤·반극우·신보수의 삼중 연대 가능성

한동훈 전 대표는 이미 국민의힘 내부에서 윤석열 중심의 정무 조직과 일정 정도의 갈등을 노출시켜 온 인물이다. 검찰 출신이라는 출발점은 같지만, 정치적 전략에서는 선명한 차이를 보여왔다. 윤석열이 공포와 단죄 중심의 통치를 선호했다면, 한동훈은 이성과 법적 정합성, 그리고 국제 정세에의 감각을 강조하는 노선을 표방해왔다.

이번에 공개적으로 김문수 체제에 반기를 든 것은, 자신이 단지 ‘반윤’ 세력이 아니라, 극우로 기운 보수정당 전체를 정상화해야 한다는 정치적 미션을 자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한동훈은 “김문수 후보가 계엄령과 탄핵 반대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는 발언을 통해, 보수진영 내부에서 민주주의 원칙을 수호하는 기준선을 세우겠다는 정치적 선언을 던졌다.

한동훈의 이러한 입장은 전통적 보수 지지층 중 중도지향적 유권자, 수도권 중심 실용 보수, 그리고 2030 세대 일부와 일정한 공명 가능성이 있다. 반면, 김문수 체제를 떠받치는 전광훈 중심의 아스팔트 보수, 윤석열 핵심 지지층, 그리고 TK 중심의 강경 지지 기반과는 충돌이 불가피하다.

결국 한동훈의 정치 전략은 ‘당 안에서의 균열을 통한 재정비’이거나, 또는 ‘신보수 연합을 위한 외곽 창당’의 가능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

보수정당의 운명, ‘정권교체’가 아니라 ‘정당교체’에 달려 있다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보수정당의 운명, ‘정권교체’가 아니라 ‘정당교체’에 달려 있다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보수정당의 운명, ‘정권교체’가 아니라 ‘정당교체’에 달려 있다

2025년 조기대선은 정권교체라는 단선적 명제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 실제로 보수 유권자의 상당수는 ‘국민의힘이 다시 권력을 가져야 하는가’보다 ‘국민의힘이 여전히 정당인가’에 대한 회의에 직면해 있다. 윤석열의 유산은 당내 검찰주의, 권력독점적 구조, 정치적 책임 회피 문화로 이어졌고, 김문수 체제는 그 빈자리를 극우적 구호와 종교 민족주의로 채우고 있다.

이 지점에서 한동훈의 반란은 보수정치의 제도적 생존을 위한 마지막 방어선일 수 있다. 정당정치의 윤리를 되살리고, 공당의 구조를 회복하며, 극우 연계 정당화 흐름에 제동을 걸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한동훈 세력의 입을 통해 시작된 것이다.

문제는 그 세력이 아직 작고, 체계화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국민의힘은 이미 ‘후보 강탈 쿠데타’ 사태를 겪었고, 김문수 체제를 봉합하는 데에도 극심한 내홍을 겪었다. 이 와중에 또 다른 분열이 발생할 경우, 보수 전체가 정치적 무기력 상태에 빠질 위험이 있다. 그러나 극우화된 당을 묵인하는 것보다, 분열을 감수하더라도 방향을 재정립하는 시도가 정당정치의 신뢰 회복에 더 근접한 선택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