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한국경제, 구조적 전환의 단면
서비스 일자리만 남고, 건설과 제조는 사라졌다

[KtN 증권부] 사진=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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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N 박준식기자] 2025년 3월, 고용지표는 외형상 개선세를 보였다.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19만3천 명 증가하며 지난 2월의 13만6천 명보다 확대된 수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 회복은 '진짜 회복'이 아니다. 정부 일자리사업에 의존한 단기 증가분이 전부였고, 한국 경제의 근간을 이루는 건설과 제조업 일자리는 구조적 감소 흐름을 벗어나지 못했다.

이번 고용 흐름은 양극화된 산업 구조와 정책 주도의 일시적 부양 효과, 그리고 민간 부문 고용 창출력의 약화라는 세 가지 구조적 리스크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숫자만 늘어난 일자리, 고령 임시직의 착시

3월 취업자 수 증가의 대부분은 정부 일자리사업과 직결된 부문에서 나왔다. 공공행정, 보건·복지 서비스업 등에서 65세 이상 고령층 임시직 고용이 집중적으로 늘어난 것이다. 해당 부문 취업자는 전년 대비 15만5천 명 증가해 전체 취업자 증가의 80% 이상을 차지했다.

이러한 고용은 실질적인 생산성을 갖춘 민간 일자리와는 결이 다르다. 통계상 고용률에는 반영되지만, 경제성장률이나 기업활동에 실질적 영향을 주지 못하는 ‘통계상 증가’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계절조정 기준 고용률(63.0%)과 경제활동참가율(64.8%)은 전월과 동일했고, 실업률은 2.9%로 0.2%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15~29세 청년층 실업률은 6.6%까지 올라 청년고용의 구조적 위기마저 드러냈다.

건설과 제조에서 사라지는 일자리

취업자 수가 늘었음에도 한국 경제의 핵심 산업군인 건설과 제조업에서는 일자리가 급감했다. 3월 기준으로 건설업 취업자 수는 전년 대비 18만5천 명, 제조업은 11만2천 명 감소했다. 이는 단순한 경기순환의 문제가 아니라 업황 악화와 민간 부문의 고용 창출력 저하가 겹친 결과다.

건설업의 경우, 건설기성(-14.7%)과 투자(-12.2%) 모두 하락세를 지속하면서, 현장 인력 감축과 프로젝트 중단이 일자리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고 있다. 제조업 역시 반도체를 제외한 전통 산업의 수출 부진과 생산 정체가 이어지면서 고용 확대 여력이 급격히 축소되었다.

이러한 흐름은 단지 ‘감소’가 아니라, 산업구조 내 고용 중심축이 이동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문제는 새롭게 늘어나는 일자리의 질이다.

서비스 일자리 중심 고용, ‘불안정성’의 확대

증가한 고용 중 상당수는 정보통신, 금융·보험, 도소매·숙박음식 등 서비스업에서 나왔다. 특히 도소매·숙박음식업은 -0.9만 명에서 +3.0만 명으로 전환되며 개선 흐름을 보였고, 금융업은 2.9만 명에서 6.5만 명으로 급증했다.

그러나 이러한 고용의 대부분은 임시직 또는 비정규직 성격이 강하다. 낮은 평균임금, 높은 이직률, 계절적 변동성 등은 고용의 ‘질’을 결정짓는 핵심 요인이지만, 정책은 여전히 ‘수량 확대’에 머무르고 있다. 단기 부양이 아닌 중장기 일자리 정책의 재정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정책 의존의 한계, 고용 회복은 지속 가능한가

정부 주도의 고용 확충은 경기 하강기에 일정한 안전망 역할을 하지만, 그 의존이 장기화되면 민간 고용 기반 자체가 위축된다. 특히 기업이 신규 채용에 나서지 않는 근본 원인은 생산활동의 위축과 수익성 불확실성에 있다. 이는 통화정책이나 재정지출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구조적 문제다.

KDI 역시 이번 보고서에서 “서비스업 고용은 양호하나, 건설과 제조업의 고용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하며 고용의 질적 구성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숫자의 증대가 아니라, 산업 기반에 실질적인 영향을 주는 ‘생산적 고용의 회복’이다.

고용 없는 성장, 저성장의 예고편

성장이 고용으로 이어지지 않는 구조는 위험하다. 한국 경제는 이미 '고용 없는 성장' 국면에 진입했으며, 통계상의 개선에도 불구하고 체감실업과 생활불안은 확산되고 있다. 고용의 질과 구성, 세대 간 기회 격차, 민간과 공공의 역할 분담 등 구조적 설계 없이는 어떤 성장도 국민에게 돌아가지 않는다.

2025년의 고용지표는 일시적 반등이 아닌, 구조적 위기의 징후다. 수치가 아닌 내용으로 고용을 평가하고, 공공이 아닌 민간이 일자리를 만들어야만 ‘진짜 회복’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