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N 박준식기자] 온라인플랫폼 독점규제법(온플법)을 둘러싼 가장 오랜 프레임은 ‘규제냐 진흥이냐’라는 이분법적 구도다. 대기업과 일부 경제단체는 규제를 강화하면 산업이 위축되고, 플랫폼 생태계의 혁신 동력이 꺾일 것이라 주장한다. 반면 시민사회와 중소사업자 단체는 독점이 해소되지 않으면 플랫폼 기반 경제 전체가 불균형과 불신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그러나 플랫폼 경제가 이미 산업의 기초 인프라로 자리 잡은 2025년 현재, 이 구도는 점점 낡은 틀로 전락하고 있다. 규제와 진흥은 양립 불가능한 가치가 아니다. 공정성을 중심에 둔 규범 재설계와 기술 생태계의 자율성은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과제다.

이재명 정부가 국정과제로 천명한 ‘디지털 공정경제’는 바로 이 지점을 겨냥한다. 시장에 대한 개입을 강화하겠다는 선언이 아니라, 플랫폼 기반 산업이 자율과 성장만으로는 더 이상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현실 인식을 전제로 한다. 온플법은 그러한 인식의 연장선에서, ‘불투명하고 집중된 권한’을 분산하고 ‘선명하고 예측 가능한 질서’를 정착시키기 위한 입법이다. 기술 중심 산업에서 공정성은 선택적 가치가 아니라,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는 핵심 원칙이기 때문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단순한 규제 강화가 아니라, 플랫폼 생태계 전반에 대한 재설계다.

규제 설계는 사전적 통제와 사후적 시정의 이중 구조를 갖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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