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의 땀으로 싹튼 남북 공동등재, 국가 의제로 부상

남북 태권도, 유네스코로 가는 길… 평화의 발차기가 시작됐다. 사진=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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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N 박준식기자]국기원과 국회, 그리고 KOREA태권도유네스코추진단이 중심이 되어 남북이 함께 태권도를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한 논의가 본격화됐다. 대한민국의 국기이자 전 세계 2억 명이 수련하는 대표 무예인 태권도가 한반도의 평화 상징으로 다시 서려는 첫걸음이다.

지난 11월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는 ‘남북태권도 유네스코 등재 추진 경과보고 및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이번 행사는 전현희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수석최고위원)과 국기원이 공동 주최하고, KOREA태권도유네스코추진단이 주관했다. 문화체육관광부, 국가유산청, 전북특별자치도, 태권도진흥재단, 세계태권도연맹(WT), 대한태권도협회, 대한장애인태권도협회 등 유관 기관이 공식 후원에 참여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태권도계 주요 인사와 관계자 등 500여 명이 참석했다. 행사장 안팎에서는 ‘태권도로 하나 되는 한민족’을 주제로 한 현수막과 기념 영상이 상영되며, 참석자들은 남북의 태권도 사범들이 함께 유네스코의 무대에 오르는 순간을 기대했다.

남북 태권도, 유네스코로 가는 길… 평화의 발차기가 시작됐다. 사진=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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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의 남북 공동등재 논의가 국가 차원으로 올라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 중심에는 6년간 민간에서 묵묵히 이 일을 이끌어온 KOREA태권도유네스코추진단과 최재춘 단장이 있다.

최재춘 단장은 이날 발제에서 “태권도는 한민족의 정체성과 평화를 상징하는 문화유산”이라며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뒷받침된다면 남북 공동등재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KOREA태권도유네스코추진단은 국내외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각계 협력체계를 만들어 태권도가 단순한 무예를 넘어 세계가 인정하는 K-문화유산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해왔다”고 말했다.

최재춘 단장은 2019년부터 태권도의 유네스코 등재를 목표로 민간 차원에서 국제 활동을 이어왔다. 특히 2022년 7월 오스트리아 빈에서 국제태권도연맹(ITF) 리용선 총재와 남북 공동등재 합의를 이끌어내며 실질적인 협력의 물꼬를 텄다. 당시 합의는 남북의 태권도가 분리된 조직 체계를 넘어 하나의 문화유산으로 평가받을 수 있음을 보여준 상징적 사건으로 평가된다.

남북 태권도, 유네스코로 가는 길… 평화의 발차기가 시작됐다. 사진=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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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현희 국회의원은 환영사에서 “지난해 북한이 태권도를 단독으로 유네스코에 등재 신청한 것은 대한민국의 문화 주권에 대한 도전이었다”며 “이제라도 남북이 함께 등재를 추진해 대한민국의 문화적 정통성과 자존심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 의원은 이날 KOREA태권도유네스코추진단의 수석 명예추진단장으로 위촉돼 공동등재 실현을 위해 직접 참여할 뜻을 밝혔다.

윤웅석 국기원 이사장은 “태권도는 215개국 2억 명이 수련하는 대한민국의 국기로서, 유네스코 등재를 통해 종주국으로서의 위상을 더욱 확고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순천 국제태권도연맹(ITF) 공보부위원장은 “북한 또한 공동등재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전하며 협력의 가능성을 높였다.

이번 정책토론회는 단순한 보고 자리가 아니라 민간에서 출발한 추진이 국가적 정책 논의로 발전하는 전환점이었다. 태권도계 관계자들은 “그동안 추진단의 꾸준한 노력이 있었기에 남북 공동등재 논의가 현실화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남북 태권도, 유네스코로 가는 길… 평화의 발차기가 시작됐다. 사진=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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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에서는 학계와 정부 관계자들도 참여해 등재를 위한 로드맵과 구체적 절차를 논의했다. 경희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주관한 등재신청서 작성용역이 진행 중이며, 조성균 교수와 연구진이 중심이 되어 2025년 12월까지 신청서를 완성할 계획이다. 이 사업은 전북특별자치도, 국기원, 태권도진흥재단이 공동 발주한 프로젝트로, 학문적 근거를 바탕으로 남북 공동등재의 당위성과 국제적 설득력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 목표다.

경희대학교 양태경 교수는 토론에서 “태권도는 단순한 무예가 아니라 한국인의 철학과 정신을 담은 문화유산”이라며 “남북 공동등재를 통해 문화적 단절을 넘어 민족 정체성을 회복하고 세계 속에서 한국의 정신문화를 새롭게 인식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희대 조성균 교수는 종합 논평에서 “오늘 논의는 태권도의 유네스코 등재 필요성과 실현 가능성이 충분히 입증된 자리였다”며 “정부의 제도적 뒷받침과 태권도계의 연대가 더해진다면 성공적인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남북 태권도, 유네스코로 가는 길… 평화의 발차기가 시작됐다. 사진=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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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남북이 씨름을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공동등재한 전례는 태권도 공동등재의 실현 가능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 당시 씨름의 공동등재는 남북이 국제무대에서 협력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상징적 사건이었다. 이번 태권도 공동등재 논의는 그때의 경험을 계승하며 문화유산을 통한 평화 외교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고 있다.

KOREA태권도유네스코추진단의 활동은 단순한 문화 사업을 넘어 문화 주권 수호의 흐름으로 평가된다. 추진단은 정부 부처와 지방자치단체, 국제기구 등과 협력해 등재 절차를 구체화하는 동시에, 남북 간 태권도 교류를 확대해 실질적인 공동 추진 기반을 다질 계획이다.

최재춘 단장은 마무리 발언에서 “태권도가 남북 화합과 세계 평화의 상징으로 다시 서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번 논의가 단순한 문화 사업이 아니라 한반도의 평화를 잇는 다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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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토론회를 계기로 태권도는 종주국으로서의 위상을 넘어, 민족 화합과 평화를 상징하는 문화유산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남북이 각자의 체제와 이념을 넘어 태권도라는 이름으로 세계에 나란히 서게 된다면, 그것은 단순한 문화적 성취를 넘어 한반도의 평화를 향한 실질적인 걸음이 될 것이다.

KOREA태권도유네스코추진단이 그려온 청사진은 이제 정부와 학계, 국제사회가 함께 완성해야 할 국가적 과제로 떠올랐다. 태권도의 남북 공동등재는 문화유산 보존을 넘어 분단의 시대를 넘어서는 상징적 프로젝트로서 대한민국의 문화 외교사에 중요한 이정표를 남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