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각이 이끄는 도시의 회복력, 감정과 환경의 균형을 설계하는 시대

[KtN 박채빈기자]도시의 건강은 더 이상 미세먼지 농도나 병원 수의 문제로만 설명되지 않는다. 인간의 감정, 공기의 질, 환경의 지속성은 하나의 생태계처럼 얽혀 있다. 현대 도시는 끊임없이 움직이고 소비하며, 동시에 피로를 축적한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후각은 도시의 회복력을 결정짓는 새로운 지표로 떠오르고 있다. 향을 통한 공기 관리, 환경 디자인, 심리적 안정은 이제 도시 건강 전략의 핵심 요소로 다뤄진다.

산업화 이후의 도시는 시각과 청각 중심으로 설계되어 왔다. 간판, 광고, 조명, 교통 소음이 도시의 감각 체계를 지배했다. 그러나 이런 감각 과잉은 오히려 피로와 긴장을 유발한다. 시각과 청각의 피로를 보완할 수 있는 감각으로 후각이 부상했다. 향은 시각적 자극 없이 감정의 균형을 회복시키며, 도시 생활의 밀도를 완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도시 환경에서 향은 단순한 향취가 아니다. 향은 공기의 질을 재정의하는 수단이자, 정신 건강을 회복하는 매개체다. 도시의 공기는 수많은 냄새가 혼재된 복합적 층위로 구성되어 있다. 차량 배기가스, 콘크리트의 열기, 음식 냄새, 세제 향 등이 얽혀 하나의 ‘감정적 공기’를 형성한다. 이러한 감각적 피로 속에서 천연 향료 기반의 정화 향이나 산림 향은 도시민의 스트레스 반응을 완화시키는 효과가 관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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