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의 속도보다 중요한 것은 방향이다… ‘HORSE POWER’가 가리키는 공존의 조건

[KtN 신명준기자]휴머노이드 로봇을 둘러싼 풍경은 빠르게 바뀌고 있다. 걷고 드는 기계에서 출발한 경쟁은 이제 얼굴과 표정, 반응의 영역까지 넓어졌다. 사람처럼 움직이는 기계에 이어 사람처럼 바라보는 기계가 등장하자 관심은 더 커졌다. 중국 스타트업 어헤드폼의 ‘오리진 F1’도 그런 흐름 속에서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시리즈의 마지막에 와서 더 중요해지는 것은 기술의 정교함이 아니다. 이런 기계가 생활 안으로 들어올 때 인간은 어떤 거리에서 그것을 받아들이게 될 것인가, 그 질문이 앞에 남는다.

2026년의 화두로 거론되는 ‘HORSE POWER’는 바로 그 문제를 건드린다. 기술의 힘이 거세질수록 인간의 손에서 놓아서는 안 되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 묻게 한다. 속도와 효율이 앞서 나가는 시대일수록 방향을 정하는 일은 오히려 더 인간 쪽 몫으로 남는다. 기계가 사람을 닮아갈수록 인간이 해야 할 일은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선명해진다. 무엇을 맡기고 무엇을 남길지, 어디까지 편의를 받아들이고 어디에서 멈출지를 가르는 판단이 더 중요해진다.

로봇과의 공존은 거창한 미래의 문제가 아니라 생활의 문제에 가깝다. 안내와 접객, 상담과 교육, 돌봄과 동행처럼 사람 앞에 앉아 말을 건네는 자리에 기계가 들어오기 시작하면, 사람은 단순히 성능만 따지지 않는다. 내 앞의 존재가 얼마나 자연스럽게 반응하는지, 그 반응을 어디까지 신뢰할 수 있는지, 내가 느끼는 안도감과 친밀감이 무엇에서 비롯되는지도 함께 따지게 된다. 얼굴이 있는 기계는 늘 기능을 넘어선 질문을 부른다. 사람은 도구를 쓰듯 얼굴을 대하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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