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N 박인경기자]경기가 꺾이면 옷부터 줄어든다. 몇 번 입고 마는 유행품은 뒤로 밀리고, 코트와 니트, 오래 입을 바지 같은 품목이 먼저 남는다. HYKE의 2026 가을·겨울 컬렉션도 그 자리에 걸쳐 있다. 가격대는 낮지 않다. 대신 한철 지나면 힘이 빠지는 옷과는 다르다. 이번 시즌에도 재킷과 코트, 팬츠의 기본선이 먼저 섰고, 눈에 띄는 장식은 앞에 나오지 않았다.
군복과 작업복, 아웃도어 아우터에서 가져온 구조가 이번 시즌 옷의 중심을 잡았다. 포켓과 플랩, 절개와 퀼팅, 단단한 어깨선과 넓은 몸판이 먼저 보였다. 바지는 길어졌고 재킷은 짧아졌지만, 옷의 뼈대는 쉽게 흔들리지 않았다. 몇 해 뒤 다시 꺼내 입어도 금세 낡아 보이지 않을 옷이라는 인상이 여기서 나온다. 새로움보다 지속성을 앞세운 셈이다.
울과 니트, 다운과 패딩, 단단한 겉감과 부드럽게 떨어지는 소재도 한 줄 안에서 어긋나지 않았다. 멀리서 보면 길이와 폭이 먼저 들어오고, 가까이 가면 표면의 결이 보였다. 큰 로고나 선명한 색 없이도 값이 드러나는 옷은 대개 이런 식으로 완성된다. 처음 봤을 때보다 몇 번 입은 뒤 차이가 더 분명해지는 옷이다. 불황기에 소비자가 지갑을 여는 품목도 대체로 이런 부류다. 많이 사지 않는 대신, 남길 만한 옷을 고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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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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