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0년대 테일러링부터 현대 쿠튀르까지, 구조적인 선으로 읽는 메종의 여성상
[KtN 임우경기자]런던 빅토리아 앤 앨버트 박물관(V&A) ‘스키아파렐리: 패션, 예술이 되다’ 전시에서 런던과 영화 의상으로 이어지는 구역에 서면 분위기가 달라진다. 초현실주의 이미지와 자수, 장식이 앞섰던 자리와 달리 재킷과 코트, 수트의 선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어깨는 넓고 곧게 뻗었고, 허리선은 분명하다. 부드럽게 흐르는 드레스와는 다른 긴장이 마네킹 위에 남아 있다. 스키아파렐리가 여성복의 실루엣을 어떻게 다뤘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스키아파렐리의 재킷에서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어깨선이다. 1930년대 작업에는 어깨를 분명하게 세운 옷들이 적지 않다. 둥글고 부드러운 선보다 각이 살아 있는 실루엣이 많고, 상반신의 부피를 또렷하게 만드는 방식이 반복된다. 오늘날 익숙한 파워 숄더의 계보를 곧바로 끌어다 붙이기는 어렵지만, 여성복에서 어깨가 차지하는 비중을 분명하게 키운 사례라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당시 여성복의 변화와도 맞물리는 흐름이다. 1차 세계대전 이후 여성의 사회 활동이 넓어지면서 복식 역시 달라지고 있었다. 움직이기 어렵고 장식이 많은 옷에서 벗어나 활동성과 실용성을 갖춘 복식이 늘어났고, 재킷과 수트, 스포츠웨어가 점점 중요한 자리를 차지했다. 스키아파렐리는 여기에 자신의 방식으로 응답했다. 단순히 편한 옷을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구조적인 선과 강한 표면감을 더해 여성복에 다른 인상을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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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우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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