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전시를 첫 접점으로, 오프라인 전시를 작품 확인의 후속 단계로 연결하는 흐름

엔리코 엠브롤리, 표면과 물성의 회화/구띠 갤러리 전시로 읽는 혼합매체 회화, 마티에르, 탈평면성, 해외 작가 전시의 검증 구조.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엔리코 엠브롤리, 표면과 물성의 회화/구띠 갤러리 전시로 읽는 혼합매체 회화, 마티에르, 탈평면성, 해외 작가 전시의 검증 구조.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임우경 · 박준식기자]미술 전시를 만나는 순서가 달라지고 있다. 관람자는 전시장에 도착하기 전 온라인에서 작가와 작품을 먼저 확인하고, 전시가 끝난 뒤에도 작품 이미지와 설명을 다시 찾아본다. 전시장 방문은 여전히 작품의 물성을 확인하는 핵심 경험이지만, 작품을 처음 접하는 경로는 웹 기반 전시, 작가 페이지, 온라인 콘텐츠, 검색 결과로 넓어졌다. 전시장 바깥에서 시작된 감상이 실제 전시로 이어지고, 전시 이후 다시 온라인 기록으로 돌아오는 방식이다.

갤러리와 아트페어는 미술시장에서 작품의 실체를 확인하는 중요한 공간으로 남아 있다. 회화의 크기, 표면, 질감, 색의 밀도, 설치 조건은 실제 공간에서 확인될 때 가장 분명해진다. 다만 오프라인 전시만으로는 관람 접점을 충분히 넓히기 어렵다. 일정이 맞지 않거나 지역적으로 멀리 있는 관람자, 해외에서 한국 작가를 찾는 컬렉터, 전시 종료 뒤 작품을 다시 확인하려는 사람에게는 별도의 접근 경로가 필요하다.

온라인 전시 플랫폼아뜰리에 아미스(Atelier Amis)의 온라인아트페어 ‘TUV(The Unbond Voice)’ 전시 문이원 작가 작품/사진=Atelier Amis,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온라인 전시 플랫폼아뜰리에 아미스(Atelier Amis)의 온라인아트페어 ‘TUV(The Unbond Voice)’ 전시 문이원 작가 작품/사진=Atelier Amis,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아뜰리에 아미스(Atelier Amis)의 온라인아트페어 ‘TUV(The Unbond Voice)’는 이 변화 속에서 등장한 신생 플랫폼의 첫 공개 프로젝트다. TUV에는 김종혁, 김호봉, 류승우, 문이원, 박계희, 박한지, 사하라, 엄효용, 이순, 임하나, 정창기, 조민균, 최혜정, 한민수 등 14명의 시각예술가가 참여했다. 평면 작업과 미디어아트를 중심으로 구성된 온라인 전시다. 작가별 작품을 웹 기반 공간에서 먼저 만날 수 있게 한 점에서 TUV는 전시장 중심의 감상 경로를 온라인으로 확장하는 시도로 읽힌다.

김경형 대표는 TUV라는 이름에 ‘경계가 없는 목소리’라는 의미를 담았다. 작가가 작품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목소리가 물리적 전시장 밖에서도 전달되기를 바랐다는 설명이다. 전시장의 시간과 장소에 묶이지 않고 작품을 다시 볼 수 있으며, 작품 설명과 작가의 생각이 함께 남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방향이다. 온라인 전시는 작품 이미지를 나열하는 공간이 아니라, 관람자가 작가의 세계로 들어가는 첫 접점으로 설정됐다.

온라인 전시 플랫폼 아뜰리에 아미스(Atelier Amis)김경형 대표는 “예술가들의 친구가 되고, 컬렉터들을 연결해 주는 플랫폼을 지향한다”고 말했다.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온라인 전시 플랫폼 아뜰리에 아미스(Atelier Amis)김경형 대표는 “예술가들의 친구가 되고, 컬렉터들을 연결해 주는 플랫폼을 지향한다”고 말했다.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작품을 보는 순서도 바뀐다. 과거에는 전시장을 먼저 방문하고, 도록이나 작가 이력, 작품 해설을 나중에 확인하는 경우가 많았다. 온라인 플랫폼에서는 관람자가 먼저 작가명과 작품 이미지를 확인하고, 작품 설명을 읽은 뒤 실제 전시나 구매 문의로 이동할 수 있다. 작가에게도 전시 기간 안에 모든 관람 기회를 집중시켜야 하는 부담이 줄어든다. 작품과 작가 정보가 온라인에 남아 있으면 전시가 끝난 뒤에도 후속 관람이 가능해진다.

아뜰리에 아미스가 온라인 전시를 오프라인 전시의 대체재로 보지 않는 점은 중요하다. 김경형 대표는 회화의 질감, 표면의 장력, 실제 크기에서 오는 물리적 감각은 현장에서 다시 확인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온라인 전시는 작품을 처음 접하고 정보를 확인하는 통로가 될 수 있지만, 작품의 물성을 완전히 대신할 수는 없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은 경쟁 관계가 아니라 서로 다른 감상 단계를 맡는 방식에 가깝다.

온라인 전시 플랫폼 아뜰리에 아미스(Atelier Amis)의 온라인아트페어 ‘TUV(The Unbond Voice)’ 전시 임하나 작가 작품 /사진=Atelier Amis,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온라인 전시 플랫폼 아뜰리에 아미스(Atelier Amis)의 온라인아트페어 ‘TUV(The Unbond Voice)’ 전시 임하나 작가 작품 /사진=Atelier Amis,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TUV가 제시한 방식은 온라인에서 시작해 오프라인으로 이어지는 감상 경로다. 관람자는 웹 기반 전시에서 작가와 작품을 먼저 확인하고, 관심 있는 작품은 실제 공간에서 다시 볼 수 있다. 아뜰리에 아미스는 온라인에 소개된 작품을 실제 전시장에서 볼 수 있는 오프라인 전시를 1년에 한두 차례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온라인은 접근성을 넓히고, 오프라인은 작품의 물성을 확인하는 후속 단계가 되는 셈이다.

이 결합 방식은 작가에게도 의미가 있다. 전시 기회가 한 차례 행사로 끝나지 않고, 온라인 기록과 오프라인 노출이 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작가 페이지와 작품 정보가 유지되면 관람자는 전시 전후로 작품을 다시 확인할 수 있다. 오프라인 전시는 작가의 작품을 실제로 만나는 계기가 되고, 온라인 기록은 전시 이후에도 작가의 활동을 설명하는 자료로 남는다.

온라인 전시 플랫폼 아뜰리에 아미스(Atelier Amis)의 온라인아트페어 ‘TUV(The Unbond Voice)’ /사진=아뜰리에 아미스(Atelier Amis),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온라인 전시 플랫폼 아뜰리에 아미스(Atelier Amis)의 온라인아트페어 ‘TUV(The Unbond Voice)’_ 정창기 작가 작품 /사진=아뜰리에 아미스(Atelier Amis),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관람자의 입장에서도 온라인 전시는 전시장 방문 전 판단을 돕는 장치가 된다. 작품 이미지, 크기, 매체, 작가노트, 전시 이력, 작품 설명을 먼저 확인하면 전시장에서 작품을 보는 방식이 달라진다. 단순히 작품 앞에 서는 데서 끝나지 않고, 작가가 어떤 작업을 해왔는지, 작품이 어떤 맥락 안에 놓여 있는지 살필 수 있다. 전시장을 찾지 못한 관람자에게도 온라인 기록은 작가를 처음 만나는 통로가 된다.

AI 도슨트와 AR 감상 기능은 이 감상 경로를 보완하는 장치다. AI 도슨트는 작가노트와 작품 설명을 바탕으로 관람자의 질문에 응답하고, AR 감상 기능은 관람자가 자신의 일상 공간에 작품을 가상으로 배치해 크기와 조화를 가늠하게 한다. 다만 이 기능의 핵심은 기술 자체보다 작품과 작가 자료의 정확성에 있다. 설명할 정보가 부족하고 작품 데이터가 정리돼 있지 않으면 기술은 작품 감상을 넓히는 도구가 되기 어렵다.

온라인 전시 플랫폼 아뜰리에 아미스(Atelier Amis)의 온라인아트페어 ‘TUV(The Unbond Voice)’ /사진=Atelier Amis,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온라인 전시 플랫폼 아뜰리에 아미스(Atelier Amis)의 온라인아트페어 ‘TUV(The Unbond Voice)’ /사진=Atelier Amis,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온라인 전시의 확장은 작품 문의 방식에도 영향을 준다. 현재 아뜰리에 아미스는 작품에 관심 있는 관람자가 문의를 남기면 플랫폼을 통해 연결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작품을 보고, 설명을 확인하고, 관심을 표시하는 과정이 전시장 안에서만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이 달라진 부분이다. 관람에서 문의로 이어지는 첫 접점이 온라인 안에서 시작될 수 있다.

전시 이후의 시간도 달라진다. 오프라인 전시는 일정이 끝나면 물리적 공간에서 철수한다. 작품은 작가의 작업실이나 소장자에게 돌아가고, 관람자는 기억과 일부 이미지에 의존해 전시를 떠올린다. 온라인 기록은 전시 이후에도 작가와 작품을 다시 부를 수 있게 한다. 전시명, 참여 작가, 작품 이미지, 작가노트, 작품 설명이 남아 있으면 전시는 종료 이후에도 자료로 기능한다.

[Atelier Amis②] TUV 가상 전시, 작품을 만나는 동선의 변화. 사진=Atelier Amis,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Atelier Amis②] TUV 가상 전시, 작품을 만나는 동선의 변화. 사진=Atelier Amis,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해외 관람자와 컬렉터를 겨냥할 때 이 경로는 더 중요해진다. 한국 작가의 작품을 해외에서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 물리적 전시 방문은 쉽지 않다. 온라인 전시와 다국어 설명, 작가 자료는 거리의 제약을 줄이는 최소 조건이 된다. 김경형 대표가 한국 작가의 작품을 온라인으로 소개하고, 해외 관람자에게 접근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들겠다고 밝힌 배경도 여기에 있다.

전시장 밖으로 넓어지는 감상 경로는 오프라인 전시의 의미를 약화시키지 않는다. 오히려 오프라인 전시는 작품의 물성을 확인하는 더 중요한 단계로 남는다. 온라인에서 작품을 먼저 보고, 작가노트와 작품 설명으로 맥락을 파악한 뒤, 실제 전시장에서 작품의 질감과 크기를 확인하는 방식이 가능해진다. 전시장 방문은 단절된 한 번의 경험이 아니라 온라인 기록과 이어지는 후속 감상으로 바뀐다.

아뜰리에 아미스(Atelier Amis)의 온라인아트페어 ‘TUV(The Unbond Voice)’ 14인 작품  /사진=아뜰리에 아미스(Atelier Amis),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아뜰리에 아미스(Atelier Amis)의 온라인아트페어 ‘TUV(The Unbond Voice)’ 14인 작품 /사진=아뜰리에 아미스(Atelier Amis),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아뜰리에 아미스 TUV는 이 변화의 초기 형태를 보여준다. 14명의 작가를 온라인 전시로 소개하고, AI 도슨트와 AR 감상을 결합했으며, 오프라인 전시 병행을 준비하고 있다는 점에서 작품 감상 경로의 확장을 실험하고 있다. 플랫폼의 성패는 관람자가 온라인에서 작품을 보고 실제 전시나 작가 정보로 얼마나 자연스럽게 이동하는지, 전시 이후에도 작품 기록을 다시 찾아볼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한국 미술시장에서 전시의 중심은 여전히 작품과 작가다. 달라진 것은 작품을 만나는 순서다. 전시장 입구에서 시작해 전시장 출구에서 끝나던 감상은 온라인 검색, 웹 전시, 작가 자료, 오프라인 확인, 전시 이후 기록으로 이어지고 있다. 아뜰리에 아미스 TUV가 남기는 의미도 이 연결 방식 안에 있다. 온라인 전시가 오프라인 전시를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작가와 관람자가 다시 만나는 길을 더 길고 촘촘하게 만드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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