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정 재킷과 흰 드레이프, 꽃무늬와 후드, 러플과 깃털…선·색·소재의 조합이 바꾼 일곱 가지 인상

[KtN 박인경기자]검정 재킷은 어깨선을 반듯하게 세웠고, 흰 상의는 몸통 앞에서 부드럽게 흘러내렸다. 하체에는 검정 깃털과 흰 원단을 길게 배치했다. 상체의 재킷만 떼어 보면 단정하고 클래식하지만, 비대칭 드레이프와 깃털이 더해지면서 익숙한 정장의 인상은 사라졌다. 피에르파올로 피치올리(Pierpaolo Piccioli)의 발렌시아가 오트 쿠튀르는 한 벌을 한 가지 이미지로만 묶지 않았다. 직선과 곡선, 무광과 광택, 검정과 흰색을 섞어 클래식과 드라마틱, 절제와 장식을 동시에 남겼다.

옷차림에서 느껴지는 이미지는 특정 품목 하나로 정해지지 않는다. 재킷을 입었다고 모두 클래식해지는 것도 아니며, 꽃무늬나 러플을 사용했다고 반드시 로맨틱한 인상으로 끝나지도 않는다. 실루엣과 색, 소재, 패턴, 비율, 액세서리와 헤어가 함께 놓이면서 전체 분위기가 만들어진다. 비슷한 요소를 꾸준히 반복하면 개인의 스타일로 굳어지고, 서로 다른 요소를 섞으면 한 벌 안에서도 복합적인 인상이 생긴다.

검정 재킷은 직선의 힘이 강하다. 어깨와 라펠, 소매 끝이 뚜렷하고 색도 무겁다. 여기에 흰 드레이프가 몸통의 중심을 비스듬히 가르면서 재킷의 대칭과 반듯함을 흔들었다. 흰색은 검정보다 밝고 부드러워 상체 중앙에 여백을 만들었고, 아래로 길게 이어진 원단은 시선을 허리에서 발끝까지 내렸다.

구독자 전용 기사 입니다.
회원 로그인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