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길과 군중을 펼친 롱숏에서 눈·상처·호흡을 붙잡은 클로즈업까지…외적 추격과 내면의 붕괴를 가른 카메라의 거리

[KtN 신미희기자]불빛이 공간 전체를 덮는다. 인물은 전등보다 작고, 몸을 돌려 빠져나갈 방향을 찾는다. 카메라는 얼굴로 곧바로 접근하지 않는다. 빛이 번진 범위와 인물이 놓인 위치부터 펼쳐 놓는다. 개인의 감정을 읽기 전에 사건이 사람을 압도하는 규모가 먼저 들어온다.

넷플릭스 시리즈 ‘들쥐’의 카메라는 인물을 멀리 떨어뜨렸다가 얼굴과 육체 앞으로 다가간다. 넓은 구도에서는 도로와 건물, 자동차와 군중이 사람을 에워싼다. 근접 촬영에서는 흔들리는 눈과 굳은 입, 상처와 거친 호흡이 프레임을 채운다.

두 거리는 서로 다른 갈등을 맡는다. 롱숏은 인물이 빠져나오기 어려운 사건의 구조를 드러내고, 클로즈업은 자기 감정에서 물러날 수 없는 인간의 내부를 붙잡는다. 카메라가 멀어지면 사람은 세계 안에서 작은 존재가 되고, 가까워지면 세계는 사라진 채 얼굴에 남은 공포와 죄책감만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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