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관리·운동·명상·생활습관을 기업 연수에 결합한 힐리언스 선마을
세계 직원 몰입도 20%, 삶이 ‘잘되고 있다’는 응답 34%…일터의 건강을 다시 보는 기업들
일회성 단합에서 임직원의 회복과 생활습관으로…조직문화 안으로 들어온 웰니스

힐리언스 선마을 GX 공간. 기업·단체 프로그램에서는 스트레칭과 운동, 명상과 생활습관 프로그램 등을 조직의 일정과 목적에 맞춰 구성할 수 있다. 사진=힐리언스 선마을 제공
힐리언스 선마을 GX 공간. 기업·단체 프로그램에서는 스트레칭과 운동, 명상과 생활습관 프로그램 등을 조직의 일정과 목적에 맞춰 구성할 수 있다. 사진=힐리언스 선마을 제공

[KtN 박준식기자]기업 워크숍의 모습이 달라지고 있다. 회의실에 모여 사업계획을 공유하고 저녁에는 회식과 단체활동을 이어가던 연수에서 벗어나, 직원의 몸과 마음을 쉬게 하고 일상의 생활습관까지 돌아보는 프로그램이 늘고 있다. 강원 홍천 힐리언스 선마을의 기업·단체 프로그램에도 스트레스 관리와 운동, 명상, 생활리듬, 식습관이 함께 들어간다. 개인 여행객에게 적용해온 웰에이징의 네 가지 생활습관을 조직 단위의 체류 프로그램으로 확장한 구조다.

선마을은 기업·단체 프로그램을 하나의 정해진 일정으로만 운영하지 않는다. 생활습관 개선을 다루는 ‘내추럴웨이’, 스트레스와 마음 관리를 중심으로 한 ‘마인드체인지’, 운동을 다루는 ‘바디체인지’, 휴식과 재충전에 집중한 ‘리프레쉬’, 자연 속 당일 프로그램인 ‘숲 속의 하루’ 등으로 나누고, 여러 프로그램 가운데 기업의 목적과 임직원 성향에 맞춰 일정을 구성한다. 자체 교육이나 회의를 함께 넣을 수도 있다. 기업 연수가 조직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시간을 넘어 직원이 자신의 건강 상태와 생활방식을 돌아보는 시간으로 넓어진 것이다.

세계 노동환경을 보면 이런 변화의 배경이 더 선명해진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26년 9월 발표한 자료에서 2023년 전 세계 노동연령 인구의 약 16%가 정신질환을 경험한 것으로 추산했다. 우울과 불안으로 매년 약 120억 근무일이 사라지고, 생산성 손실은 연간 1조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과도한 업무량과 낮은 업무 통제력, 고용 불안, 차별과 불평등 같은 노동환경은 정신건강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기업이 직원 건강을 개인의 자기관리 문제로만 남겨두기 어려워진 배경이다. 스트레스와 수면 부족, 장시간 노동이 누적되면 개인의 삶뿐 아니라 결근과 이직, 조직 몰입과 업무 수행에도 영향을 미친다. 건강관리가 복지비용의 한 항목을 넘어 조직의 지속가능성과 연결되는 이유다.

힐리언스 선마을의 그룹 프로그램 현장. 회의와 교육 중심의 기업 연수에서 벗어나 임직원이 함께 몸을 움직이고 건강한 생활습관을 경험하는 일정으로 확장되고 있다. 사진=힐리언스 선마을 제공
힐리언스 선마을의 그룹 프로그램 현장. 회의와 교육 중심의 기업 연수에서 벗어나 임직원이 함께 몸을 움직이고 건강한 생활습관을 경험하는 일정으로 확장되고 있다. 사진=힐리언스 선마을 제공

갤럽이 2026년 발표한 ‘State of the Global Workplace’에서도 직원의 상태는 기업이 쉽게 지나치기 어려운 수준으로 나타났다. 2025년 세계 직원 가운데 자신의 일에 몰입하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20%에 머물렀다. 삶 전체가 ‘잘되고 있다’고 평가한 비율도 34%였다. 직원의 스트레스와 분노, 슬픔 같은 부정적 감정은 코로나19 이전보다 높은 수준을 이어갔다. 업무 성과만 관리하면서 직원의 생활과 정신적 상태를 조직 밖의 문제로 두기 어려운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

기업 복지의 방향도 이에 따라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휴가비와 선물, 체육대회, 단체여행처럼 회사가 제공하는 혜택이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실제 근무 과정에서 발생하는 스트레스와 번아웃, 수면과 정신건강, 일과 삶의 균형으로 범위가 넓어졌다. 좋은 복지를 많이 제공하는 것과 직원이 실제로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드는 일 사이의 차이가 커지고 있다.

선마을의 기업 프로그램도 이런 변화 속에서 볼 수 있다. 직원들이 종자산에 도착하면 평소의 업무환경부터 달라진다. 자동차 이동이 제한된 경내에서는 숙소와 식당, 프로그램 공간을 직접 걸어서 오가고 휴대전화와 인터넷 사용에서도 일정한 거리가 생긴다. 식사는 평소보다 천천히 하고, 숲길과 GX 프로그램에서 몸을 움직인 뒤 명상과 휴식으로 속도를 낮춘다. 회사에서 그대로 가져온 업무 일정을 자연 속에서 수행하는 데 그치지 않고 평소와 다른 하루를 함께 살아보는 구조다.

기업 워크숍에서 ‘함께 쉰다’는 경험도 이전의 단체활동과는 다르다. 구성원 모두에게 같은 방식으로 적극적인 참여를 요구하기보다 숲길 걷기와 명상, 스트레칭, 휴식처럼 말하지 않고도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활동이 들어간다. 업무 관계에서 벗어난 상태에서 걷고 식사하고 쉬는 과정은 회의실 안에서는 보기 어려웠던 동료의 다른 모습을 접하는 시간이 될 수 있다.

조직력을 높인다는 목표도 단순한 단합과 구별해 볼 필요가 있다. 과거 기업 워크숍에서는 팀 빌딩 게임이나 경쟁형 활동을 통해 조직의 결속을 높이는 방식이 흔했다. 웰니스 리트릿에서는 직원 개개인의 상태가 먼저 들어온다. 몸이 얼마나 굳어 있는지, 평소 얼마나 걷는지, 휴대전화 없이 조용히 머무는 시간이 익숙한지, 자신이 얼마나 지쳐 있는지를 각자가 돌아보는 시간이 생긴다. 개인의 회복을 거친 뒤 다시 조직으로 돌아간다는 순서다.

힐리언스 선마을에서 진행되는 단체 프로그램. 기업 리트릿은 조직의 단합뿐 아니라 직원의 신체활동과 휴식, 스트레스 관리까지 함께 다루는 방향으로 넓어지고 있다. 사진=힐리언스 선마을 제공
힐리언스 선마을에서 진행되는 단체 프로그램. 기업 리트릿은 조직의 단합뿐 아니라 직원의 신체활동과 휴식, 스트레스 관리까지 함께 다루는 방향으로 넓어지고 있다. 사진=힐리언스 선마을 제공

WHO가 일터의 정신건강에서 강조하는 방향도 휴가나 휴식 프로그램 하나를 제공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과도한 업무량과 낮은 자율성, 불안정한 고용환경처럼 스트레스를 만드는 조직 요인을 줄이고 건강한 근무환경을 조성하는 일이 함께 필요하다. 며칠간의 웰니스 리트릿이 회사의 구조적인 문제를 대신할 수는 없지만, 조직이 직원의 스트레스와 건강을 경영의 영역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변화는 기업 연수의 모습에서도 드러난다.

선마을에서 며칠을 잘 쉬는 것보다 회사로 돌아간 뒤 무엇이 달라지는지도 중요하다. 점심을 먹고 잠시 걷는 행동, 오래 앉아 있을 때 몸을 움직이는 습관, 잠들기 전까지 업무 메시지를 계속 확인하는 생활을 줄이는 것처럼 작은 변화는 별도의 시설 없이 일상으로 가져갈 수 있다. 기업 웰니스가 직원에게 며칠간 좋은 경험을 제공하는 데 머물지 않으려면 체류 중 경험한 생활습관을 근무환경과 연결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관리자의 역할도 커지고 있다. 갤럽의 2026년 조사에서는 전 세계 직원 몰입도가 2025년 20%까지 낮아졌고, 최근 하락에는 관리자 몰입도의 약화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직원의 업무량과 휴식, 성과와 관계를 매일 조율하는 관리자가 지쳐 있다면 조직 전체의 웰빙도 흔들릴 수 있다. 기업 건강관리가 일반 직원만을 대상으로 한 복지 프로그램보다 관리자와 리더의 생활과 조직 운영까지 함께 바라보는 방향으로 넓어지는 배경이다.

선마을의 초기 역사에도 기업과 조직에 대한 관심이 있었다. 홍지숙 고문은 선마을에서 근무하기 전 리더십 분야를 공부하고 이곳에서 ‘행복 리더십’을 강의했던 경험을 회고했다. 당시에는 행복에 관한 연구와 이론을 전달하는 데 가까웠지만 이후 약 7년 동안 선마을에서 일하고 숲을 반복해서 걸으면서 행복과 휴식을 생활 속에서 이해하는 방식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지식으로 알고 있는 건강과 실제 생활에서 경험하는 건강 사이의 간격을 직접 겪은 셈이다.

직장인의 웰빙도 비슷하다. 회사가 스트레스 관리 교육을 한 번 실시한다고 업무환경 전체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하루 동안 얼마나 오랫동안 앉아 있는지, 쉬는 시간을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지, 퇴근 이후에도 업무가 이어지는지, 관리자와 구성원이 어떤 관계를 맺는지가 반복되면서 직장생활의 질을 만든다. 기업 건강경영이 단발성 프로그램보다 조직의 일상으로 들어가야 하는 이유다.

소도구를 활용한 힐리언스 선마을의 신체 프로그램. 장시간 앉아서 일하는 직장인들이 몸의 움직임을 늘리고 긴장을 풀 수 있도록 구성된다. 사진=힐리언스 선마을 제공
소도구를 활용한 힐리언스 선마을의 신체 프로그램. 장시간 앉아서 일하는 직장인들이 몸의 움직임을 늘리고 긴장을 풀 수 있도록 구성된다. 사진=힐리언스 선마을 제공

2026년 기업이 건강한 삶을 바라보는 범위는 신체검사와 운동비 지원보다 훨씬 넓어졌다. 정신건강과 번아웃, 수면, 영양, 움직임, 조직 몰입과 리더십이 하나의 직원 경험 안에서 연결되고 있다. 재택·하이브리드 근무와 디지털 업무환경이 확산되면서 일과 개인 생활의 경계도 이전보다 복잡해졌다. 언제 어디서든 일할 수 있는 편리함이 언제든 일해야 하는 생활로 바뀌지 않도록 조직의 운영방식까지 함께 살피는 단계에 들어섰다.

힐리언스 선마을의 기업·단체 프로그램은 이런 변화가 실제 기업 연수의 형태에 들어온 한 흐름이다. 회의실을 숲으로 옮기는 데서 끝나지 않고 식사와 움직임, 스트레스 관리와 휴식까지 일정 안에 넣는다. 직원이 잠시 일을 잊고 쉬는 복지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평소의 생활습관과 업무 리듬을 다시 바라보는 시간을 제공한다.

힐리언스 선마을의 명상 프로그램. 기업 웰니스에서는 신체활동과 함께 조용히 호흡하고 쉬는 시간을 배치해 업무환경과 다른 생활리듬을 경험하도록 한다. 사진=힐리언스 선마을 제공
힐리언스 선마을의 명상 프로그램. 기업 웰니스에서는 신체활동과 함께 조용히 호흡하고 쉬는 시간을 배치해 업무환경과 다른 생활리듬을 경험하도록 한다. 사진=힐리언스 선마을 제공

세계 직원 다섯 명 가운데 자신의 일에 몰입하고 있다고 답한 사람은 한 명 수준에 머물고 있다. 삶이 잘되고 있다고 느끼는 직원도 세 명 가운데 한 명 정도다. 이런 숫자 앞에서 임직원의 건강을 개인의 책임으로만 남겨두는 기업은 조직의 지속가능성을 함께 놓칠 수 있다.

종자산에서 보내는 며칠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아니다. 기업 웰니스의 방향은 오히려 그 이후에 나타난다. 직원이 회사로 돌아간 뒤에도 걷고 쉬며 자신의 상태를 살필 수 있는 근무환경, 업무량과 휴식을 조정하는 관리자, 건강한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조직문화가 이어질 때 리트릿의 경험도 일상으로 연결된다. 기업이 추구하는 건강한 삶은 좋은 복지를 하나 더 제공하는 단계에서 벗어나 직원이 오래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경영의 문제로 이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