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사시대 도구와 일본 전통 신발의 비례를 미래형 슈즈로 변형
투명 솔·과장된 의복·뒤틀린 인체 비례…정돈된 아름다움 대신 낯선 몸 제시
‘An Invitation’, 과거를 복원하지 않고 아직 존재하지 않는 인간의 형태로 확장
[KtN 박인경기자]grounds의 SS27 ‘An Invitation’은 미래를 매끈한 금속이나 기계적인 테크웨어로 그리지 않았다. 선사시대 일본의 도구(土偶, dogū)와 전통 신발 콧포리(koppori)에서 가져온 형태가 투명한 합성 소재와 거대한 플랫폼, 과장된 의복과 만나면서 오래된 것과 아직 존재하지 않는 것이 한 몸에 겹쳤다. 컬렉션에 등장한 사람들은 먼 미래의 우주복을 입은 인물보다 현재의 인간이 조금씩 낯설게 변형된 모습에 가깝다. 얼굴은 그대로인데 발이 커지고, 몸의 외곽선이 부풀고, 익숙한 드레스와 수트의 비례가 흔들리면서 아름다움을 판단하던 기준도 함께 이동한다.
어두운 색의 길고 넓은 의상은 몸의 세부를 상당 부분 감춘다. 발끝에 놓인 신발 역시 가늘고 정돈된 형태보다 부피와 높이를 강조한다. 허리와 다리의 선을 드러내 몸을 아름답게 보이게 하는 전통적인 방식과는 거리가 있다. 몸을 얼마나 날씬하게 보이게 하는가보다 한 사람이 얼마나 낯선 형태로 존재할 수 있는가에 더 가까운 접근이다.
POTTER에서 가져온 도구의 형상도 같은 방향으로 이어진다. 도구는 실제 인체를 사실적으로 재현한 조각이 아니다. 눈과 몸, 팔다리의 비율이 과장되고 축약되면서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에 가까운 형상을 갖는다. grounds는 이런 비례를 그대로 복제하지 않고 발끝과 솔의 부피에 옮겼다. 뾰족한 앞코와 둥글게 부풀어 오른 밑창이 함께 놓이면서 신발도 사람의 발을 자연스럽게 감싸는 물건에서 벗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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