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카소·마네에 더해지는 ‘제프 쿤스 컬렉션’이라는 기록…작품의 생애도 경매 가치에 포함
누가 사고 얼마나 오래 보유했는지, 전시·거래 이력이 작품의 신뢰와 서사를 형성
유명 소장자 이름이 가격을 자동으로 높이지는 않아…작품성·희소성·시장 수요와 함께 움직여

[KtN 임민정기자]에두아르 마네(Édouard Manet)의 1878~79년작 'Femme au tub'가 다시 시장에 나올 때 작품과 함께 이동하는 것은 캔버스 한 점만이 아니다. 제작 이후 누구의 손을 거쳤는지, 어느 컬렉션에 머물렀는지, 언제 시장에 나왔고 얼마나 오랫동안 다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는지가 한 작품의 역사로 따라붙는다. 제프 쿤스(Jeff Koons)가 소장해온 'Heroes & Lovers' 9점도 같은 과정을 거친다. 미술사에 이미 이름을 남긴 작품들에 또 하나의 시간이 더해진다.

미술시장에서 프로비넌스(provenance·소장 이력)는 작품의 뒤를 따라가는 기록이다. 작가의 작업실에서 출발해 화상과 컬렉터, 미술관과 경매를 거친 경로가 이어진다. 작품의 진위와 합법적인 소유권을 살피는 데 필요하고, 오래된 작품에서는 작품이 어느 시대 어떤 컬렉션에 있었는지 확인하는 자료가 된다. 가격을 결정하는 숫자 하나로 환산할 수는 없지만 작품의 신뢰와 역사성을 떠받치는 중요한 조건이다.

마네의 'Femme au tub'에는 이제 제프 쿤스라는 이름도 소장 이력의 한 부분으로 남게 된다. 19세기 프랑스 현대생활을 바라본 마네의 회화가 20세기 후반과 21세기 세계 현대미술의 대표 작가 가운데 한 명이었던 쿤스의 컬렉션에 들어갔다가 다시 경매시장으로 이동하는 흐름이다. 작품은 만들어진 시점에 멈춰 있지 않고 소장자를 바꾸며 새로운 역사를 축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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