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록과 황토·적갈색이 세 점을 가로지르며 겹치는 2007년작
닥지·천연안료·루시용 황토가 만든 색의 깊이…물질 안에서 생성되는 밝음
[KtN 박준식기자]방혜자의 2007년작 ‘물성과 빛’은 청록과 황토, 적갈색이 서로 스며드는 세 점의 작품으로 구성된다. 아래에서 넓게 번지는 청록 계열의 색 위로 황토와 붉은 흙빛이 내려오고, 두 색이 만나는 경계에는 금빛에 가까운 밝은 흔적이 겹친다. 닥지의 섬유와 천연안료, 프랑스 남부 루시용(Roussillon)의 실제 황토가 만나면서 색은 하나의 표면에 머무르기보다 안쪽으로 스며들고 다시 올라오는 깊이를 만든다.
세 점에는 서로 닮은 색이 흐르지만 각각의 농도와 번짐은 조금씩 다르다. 청록은 아래쪽에서 넓은 영역을 차지하며 깊게 퍼지고, 황토와 적갈색은 위쪽과 가장자리에서 밀도를 높인다. 두 계열의 색이 맞닿는 곳에서는 경계선보다 여러 겹의 중간색이 생긴다. 푸른색과 흙빛 사이에 밝은 황금빛이 스며들며 작품 전체의 온도를 바꾼다.
이 밝음은 흰색을 따로 올려 만든 빛과 성격이 다르다. 청록과 황토, 적갈색이 겹치며 농도가 달라지는 과정에서 밝은 부분이 떠오른다. 빛은 색 위에 놓인 별도의 형상보다 색층 사이에서 발생하는 감각으로 자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