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수 여밈·PFAS-free 발수 소재에 1990년대 스키웨어의 넉넉한 실루엣…체형별 어울림과 실제 착용성, 고급 스포츠웨어의 경제적 가치
[KtN 임우경기자]흰색 테두리의 스키 고글을 착용한 남성이 회색 후드 재킷에 짙은 데님 팬츠를 입었다. 팔에는 갈색 모노그램 원형 가방을 걸쳤다. 눈 위에서 사용하는 장비와 도시에서 흔히 입는 캐주얼웨어, 명품 가방을 한꺼번에 조합한 복장이다. 고글을 벗으면 평범한 겨울 외출복에 가까워지고, 고글과 후드를 함께 착용하면 스노보드 패션의 특징이 두드러진다.
루이 비통(Louis Vuitton)의 남성복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퍼렐 윌리엄스(Pharrell Williams)가 2027 남성 스키 컬렉션을 선보였다. 1990년대 스키웨어에서 가져온 넉넉한 실루엣에 발수 소재와 방한 기능을 더하고, 모노그램 가방과 스키 장비를 함께 구성했다. 스포츠 의류의 기능적 요소를 유지하면서 고급 패션 브랜드 특유의 디자인을 입혔다.
스키복은 눈과 바람을 막고 체온을 유지하는 동시에 팔과 다리의 움직임을 허용해야 한다. 루이 비통이 이번 컬렉션에 적용한 기술도 방한과 활동성에 집중됐다. 다만 재킷과 팬츠의 넉넉한 형태, 커다란 고글, 눈에 띄는 브랜드 로고는 전문 스포츠복보다 패션 스타일링에서 더 익숙한 구성을 보여준다.
회색 후드 재킷은 어깨에서 소매까지 여유롭게 내려오고, 고글은 눈가와 관자놀이 주변을 넓게 감싼다. 후드와 고글의 부피가 머리 주변에 집중되는 구성이다. 목과 어깨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후드의 곡선은 고글의 두꺼운 테두리와 만나 얼굴을 더욱 작게 느껴지게 한다.
고글의 형태는 얼굴형에 따라 인상이 달라진다. 턱선과 광대뼈의 각이 뚜렷한 얼굴에는 둥근 고글이 직선적인 윤곽을 부드럽게 조절할 수 있다. 반면 얼굴선이 둥근 사람은 고글의 너비와 두께에 따라 얼굴 전체가 더욱 둥글게 강조될 수 있다. 후드의 크기까지 더해지면 머리와 어깨의 비례가 달라지므로 고글을 고를 때는 얼굴 폭과 이마, 광대뼈의 형태를 함께 살피는 편이 자연스럽다.
갈색 모노그램 가방은 스포츠 복장에 다른 성격을 더한다. 작고 둥근 형태는 재킷의 넉넉한 어깨선과 대비되고, 반복되는 모노그램 문양은 무채색 상의에서 시선을 끈다. 움직임이 많은 스포츠 활동보다 이동이나 외출을 위한 액세서리에 가까운 조합이다. 겨울 스포츠복에 브랜드의 상징을 더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회색 재킷 아래로 길게 내려온 데님 팬츠는 허벅지부터 발목까지 넓은 폭을 유지한다. 바짓단은 검은 신발 위에 자연스럽게 모인다. 상체와 하체 모두 몸에 밀착되지 않는 형태여서 두꺼운 겨울옷을 겹쳐 입기에도 여유로운 구조다.
1990년대 스키웨어에서 익숙했던 넉넉한 실루엣은 오늘날 스트리트웨어에서도 널리 사용된다. 오버사이즈 후드와 와이드 데님은 이미 일상복으로 자리 잡았으며, 운동복과 캐주얼웨어 사이의 구분도 과거보다 느슨해졌다. 루이 비통은 익숙한 후드와 데님 조합에 고글과 겨울 장비를 더해 스키웨어 특유의 분위기를 살렸다.
와이드 팬츠와 넉넉한 재킷의 조합은 체형에 따라 다른 결과를 만든다. 어깨가 넓고 상체의 골격이 발달한 사람은 여유 있는 재킷으로 어깨선을 완만하게 정리할 수 있지만, 재킷 자체의 부피가 지나치게 크면 상체가 더욱 넓어 보인다. 어깨가 좁고 체격이 작은 사람은 소매 길이와 어깨선이 내려오는 정도를 조절해야 옷에 몸이 묻히지 않는다.
상체에 비해 다리가 짧은 체형은 재킷의 밑단이 지나치게 내려오면 하체의 비중이 줄어든다. 팬츠를 높은 허리선에 맞추거나 밑단이 신발을 과도하게 덮지 않도록 조절하면 상하체 비례가 한결 안정적이다. 반대로 다리가 길고 골반이 좁은 체형에서는 넉넉한 팬츠의 부피가 하체를 적절하게 보완할 수 있다.
회색과 짙은 청색의 배색은 강한 색상 대비를 피하면서 옷의 형태를 드러낸다. 다만 얼굴 가까이에 놓인 회색은 피부색에 따라 다른 영향을 준다. 차가운 회색이 얼굴의 혈색을 약하게 만드는 경우에는 이너웨어나 목 주변에 따뜻한 색을 더할 수 있다. 밝은 회색이 얼굴의 명도와 잘 어울리는 사람은 현재의 절제된 색상 조합만으로도 단정한 인상을 유지할 수 있다.
고가의 겨울옷에서도 색채와 실루엣은 착용자에게 직접 영향을 미친다. 브랜드가 제안한 넉넉한 형태를 그대로 입는 것보다 어깨와 골반의 폭, 허리선의 위치, 신발과 바짓단의 관계를 조절했을 때 옷의 특징이 더 자연스럽게 살아난다.
루이 비통이 적용한 기능성 소재에는 과불화·폴리불화알킬물질(PFAS)을 사용하지 않은 발수 원단이 포함된다. 방수 여밈과 부분 통풍 구조, 스마트폰과 마스크를 위한 보온 수납공간도 마련했다. 일부 팬츠에는 스노보드 부츠에 맞춰 바짓단을 조절하는 BOA 시스템을 넣었다.
발수 소재는 물방울이 원단에 쉽게 스며들지 않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스키와 스노보드처럼 눈과 접촉이 잦은 스포츠에서는 발수성뿐 아니라 방수와 투습 기능도 중요하다. 움직임에 따라 발생하는 열과 습기를 배출하지 못하면 방한복 안쪽에 땀이 차고, 장시간 착용할수록 불편함이 커진다.
방수 여밈과 통풍 장치는 겨울 스포츠에서 발생하는 불편을 줄이기 위한 설계다. BOA 시스템 역시 부츠와 팬츠의 결합을 조절하는 데 쓰인다. 루이 비통이 스포츠웨어의 기술적 요구를 의류에 반영한 부분이지만, 실제 성능은 원단의 방수·투습 수치와 내구성, 반복적인 움직임에서의 착용감에 따라 차이가 난다.
PFAS-free 소재를 채택한 배경에는 기능성 섬유 산업의 환경 규제 변화도 있다. 유럽연합(EU)은 2026년 10월 10일부터 일반 소비자용 의류와 신발 등에 사용되는 PFHxA 및 관련 물질에 대해 일정 농도 이상의 제품 유통을 제한하기 시작했다.
PFAS는 오랫동안 발수와 발유 처리에 활용됐지만 환경에 오래 남는 특성으로 규제 대상이 확대되고 있다. 불소계 물질을 사용하지 않는 발수 가공은 기능성 의류 업계가 대응하고 있는 변화 가운데 하나다. 방한복을 생산하는 기업에는 소재 선택과 가공 기술, 제품의 내구성을 함께 고려해야 하는 부담이 따른다.
검은색 후드 상의와 팬츠를 입은 모델 옆에는 파란색 스노보드가 세워져 있다. 보드 전면에는 'LOUIS VUITTON'이라는 영문 이름이 세로로 들어갔다. 의류는 검은색을 중심으로 절제했지만, 스포츠 장비에는 커다란 브랜드 이름을 배치했다.
스키와 스노보드는 장비의 성능이 실제 활동과 직결되는 스포츠다. 보드의 길이와 폭, 무게, 휨 특성은 주행 환경과 사용자의 숙련도에 따라 선택 기준이 달라진다. 반면 장비에 새겨진 브랜드 이름은 기술적 성능과 별도로 소유자의 취향과 소비 성향을 드러낸다.
루이 비통은 19세기 여행용 트렁크 제작에서 출발해 가방과 의류, 액세서리로 제품군을 넓혀 왔다. 모노그램은 오랜 기간 브랜드를 대표하는 문양으로 사용됐다. 스키 장비와 겨울 의류에 같은 이름과 문양을 적용하면서 전문 스포츠 장비와 명품 패션의 시각적 구분도 좁아졌다.
스포츠웨어를 고가의 명품으로 소비하는 문화에는 기술적 기능 외에 소유의 만족감과 사회적 상징성이 함께 작용한다. 동일한 보온 기능을 갖춘 옷이라도 디자인과 소재, 브랜드에 따라 가격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소비자는 추위로부터 몸을 보호하기 위해 겨울옷을 구매하지만, 입는 장소와 생활 방식, 타인에게 드러나는 이미지도 선택에 영향을 준다.
겨울 스포츠는 의류 외에도 장비와 이동, 숙박 등에 비용이 발생하는 활동이다. 특히 고급 스키 휴양지에서는 스포츠웨어가 운동을 위한 복장에 머무르지 않고 여행과 식사, 사교 활동까지 이어지는 겨울 패션으로 사용된다. 고글과 후드, 스노보드, 모노그램 가방을 함께 배치한 루이 비통의 스타일링에는 겨울 스포츠를 둘러싼 소비문화가 담겨 있다.
명품업계의 경영 환경은 녹록지 않다. 루이 비통을 보유한 LVMH는 지난 12일 발표한 2026년 3분기 실적에서 패션·가죽제품 부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유기적 기준 5% 감소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그룹 전체 매출은 1% 증가했다. 패션·가죽제품 부문은 중국 시장의 수요 둔화에 영향을 받았다.
3분기 패션·가죽제품 부문 매출은 82억4500만 유로였다. 루이 비통뿐 아니라 디올 등 여러 브랜드가 포함된 사업 부문 실적이다. 고가 의류와 가죽제품에 대한 소비가 둔화한 상황에서도 명품 기업들은 의류와 가방, 여행 관련 제품을 통해 고객과 만나는 범위를 넓히고 있다.
붉은색과 푸른색이 교차하는 체크 아우터에는 짙은 팬츠와 검은 신발이 함께 사용됐다. 회색 후드 재킷보다 상체의 색상 대비가 강하다. 체크 패턴과 고글이 얼굴 주변에 시선을 모으고, 어두운 팬츠는 하체를 상대적으로 차분하게 정리한다.
체크의 크기와 색상 대비는 체형에 따라 다른 효과를 낸다. 어깨가 넓은 사람에게 큰 체크 패턴은 상체의 폭을 더욱 강조할 수 있다. 상체가 좁은 사람은 밝고 선명한 패턴으로 어깨와 가슴 주변에 시각적인 부피를 더할 수 있다. 체크 패턴의 색상이 얼굴 가까이 놓이는 만큼 피부색과의 조화도 중요하다.
붉은색과 푸른색의 대비는 회색과 짙은 청색으로 구성한 후드 스타일보다 활동적인 인상을 만든다. 다만 체크의 색상과 고글, 신발까지 모두 강하게 강조하면 시선이 분산될 수 있다. 상체에 패턴을 집중하고 하의를 어둡게 정리한 구성은 복잡한 겨울 장비와 의류를 함께 착용할 때 활용할 수 있는 배색이다.
발등을 덮는 넉넉한 팬츠와 두꺼운 신발은 겨울 스포츠 패션의 특징을 유지하지만 일상에서는 착용 환경에 따라 불편할 수 있다. 눈이 녹은 도로에서는 긴 바짓단이 젖거나 오염되기 쉽고, 실내에서는 두꺼운 아우터와 무거운 신발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겨울 여행과 장시간 야외 활동에 필요한 복장과 짧은 외출에 적합한 옷의 구성에는 차이가 있다.
짙은 갈색 후드 아우터를 입은 모델은 커다란 크림색 가방을 손에 들었다. 어깨와 몸통을 감싸는 재킷의 두툼한 형태, 검은 팬츠, 짙은 겨울 신발이 차분한 색상으로 이어진다. 밝은 여행 가방은 어두운 착장 속에서 가장 눈에 띄는 요소다.
여행 가방과 후드 아우터의 조합은 루이 비통이 오랫동안 다뤄 온 여행용 제품과 현대적인 겨울 스포츠웨어를 함께 보여준다. 스키복은 활동 중 몸을 보호하고, 가방은 여행에 필요한 물품을 운반한다. 기능이 다른 제품을 하나의 스타일로 구성하면서 겨울 스포츠를 여행과 여가 소비의 영역으로 넓혔다.
짙은 갈색과 크림색의 배색은 강한 원색을 사용하지 않고도 명도 차이로 시선을 조절한다. 가방의 크기가 상당해 체격이 작은 사람에게는 전체적인 비례가 무거워질 수 있다. 반면 넉넉한 아우터와 폭이 넓은 팬츠를 입은 경우에는 가방의 부피가 의복과 비교적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퍼렐 윌리엄스는 2027 남성 스키 컬렉션에서 넉넉한 후드와 와이드 팬츠, 스키 고글, 대형 여행 가방을 함께 사용했다. 1990년대 스키웨어에서 가져온 실루엣에는 발수 소재와 방수 여밈, 통풍 구조를 적용했다. 스포츠 활동에 필요한 기능과 브랜드의 상징성을 같은 겨울옷에 결합한 구성이다.
스키복에 사용되는 소재와 기술은 환경 규제 변화에 맞춰 달라지고 있고, 명품 소비는 중국을 비롯한 주요 시장의 경기와 소비심리에 영향을 받고 있다. 루이 비통의 2027 남성 스키 컬렉션에는 두 흐름이 함께 반영됐다. 회색 후드와 와이드 데님처럼 도시에서도 익숙한 옷이 있는 반면, 방수 여밈과 BOA 시스템은 겨울 스포츠를 위한 설계에 해당한다. 모노그램이 새겨진 가방과 스노보드는 루이 비통이 오랫동안 축적해 온 여행과 명품 소비의 이미지를 겨울 스포츠 패션으로 옮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