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시미어와 울의 재생에서 시작된 변화…고급 의류의 가치와 생산 방식을 다시 살피는 프라다
Re-Nylon에서 Re-Cashmere·Re-Wool까지, 소재의 품질과 원료의 출처·제조 책임을 함께 다루는 럭셔리 산업의 변화
[KtN 박인경기자]짙은 갈색 캐시미어 스웨터에 선명한 터키석색 머플러를 둘렀다. 넉넉한 소매 아래로 흰 셔츠가 드러나고, 목에 느슨하게 감은 머플러가 가슴 아래까지 길게 내려온다. 또 다른 착장에서는 노란색 반소매 니트 안에 체크 셔츠를 겹쳐 입었다. 익숙한 옷들이다. 색채는 선명하고 재단은 여유로우며, 소재의 질감과 겹쳐 입는 방식에서 프라다 특유의 감각이 드러난다.
2026 FW 프라다(PRADA)가 선보인 의상 가운데 일부는 이미 사용했던 캐시미어와 울에서 출발했다. 공장에서 남은 원단과 방적 부산물을 회수해 새 원사로 만들고, 니트와 재킷, 팬츠, 스커트와 드레스로 완성했다. 재생 캐시미어 100%로 제작한 Re-Cashmere와 신규 울 50%, 재생 울 40%, 재생 캐시미어 10%를 혼합한 Re-Wool이다.
소재의 출처를 알고 나면 평범해 보이던 스웨터의 성격도 달라진다. 갈색 니트의 부드러운 질감과 촘촘한 편직 조직은 그대로지만, 원료를 만드는 과정에는 이전에 생산한 옷의 흔적이 남아 있다. 프라다는 고급 의류의 품질을 유지하면서 이미 확보한 섬유를 다시 사용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