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볼트·메르세데스·볼보 등 자율주행 협력 확대…2027년 마드리드 실도로 데이터 수집 추진

로보택시 확산에 운전 노동·이동권·안전 책임 변화…한국도 광주 실증도시 중심으로 자율주행 상용화 준비

[KtN 박준식기자]2027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자율주행차의 실도로 데이터 수집이 추진된다. 유럽 차량호출 플랫폼 볼트(Bolt)는 미국 전기차 제조사 루시드(Lucid)의 차량에 엔비디아(NVIDIA)의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해 유럽 도로 환경에 맞는 운전 시스템을 개발할 계획이다. 첫 단계는 규제 당국의 승인을 전제로 한 실도로 데이터 확보와 기술 검증이다. 볼트는 장기적으로 유럽 주요 도시에 레벨4 자율주행이 가능한 루시드 차량을 최소 2만5000대 배치한다는 구상도 세웠다. 독일은 향후 서비스 확대를 위한 주요 지역으로 거론된다. 마드리드에서 시작하는 기술 검증과 유럽 전역을 대상으로 한 로보택시 운행 계획은 서로 다른 단계로 추진된다.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GTC Berlin 2026'에서는 유럽 자동차 제조사와 운송기업들의 자율주행 개발 계획이 잇따라 공개됐다. 메르세데스-벤츠(Mercedes-Benz)는 엔비디아와 레벨3·레벨4 자율주행 기술 협력을 확대하고, 폭스바겐 상용차(Volkswagen Commercial Vehicles)는 자율주행용 ID. Buzz AD 차량 플랫폼을 선보였다. 볼보자동차(Volvo Cars)는 향후 차량에 NVIDIA Hyperion과 NVIDIA Alpamayo Stack을 적용하기로 했으며, 스웨덴의 아인라이드(Einride)는 자율주행 화물트럭을 개발하고 있다. 승용차와 택시, 화물차, 대중교통까지 운전자의 역할을 컴퓨터에 맡기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NVIDIA

자동차 산업은 오랫동안 엔진과 주행 성능, 승차감, 디자인을 중심으로 발전했다. 전기차가 동력장치와 에너지 공급 방식을 바꿨다면 자율주행은 자동차를 운전하는 주체를 바꾸는 기술이다. 운전자는 좁은 골목에서 마주 오는 차량에 길을 양보하고, 횡단보도 앞에서 보행자의 움직임을 살피며, 복잡한 교차로에서 다른 차량의 진행 방향을 예상한다. 교통법규로 정해진 행동도 있지만 실제 도로에서는 운전자와 보행자가 서로의 움직임을 살피며 판단하는 일이 반복된다. 자율주행 기술은 인간의 경험과 판단에 의존하던 운전 행위를 센서와 소프트웨어, AI의 연산으로 옮기고 있다. 운전석에서 사람이 사라지면 택시를 이용하는 방식뿐 아니라 도시의 교통질서와 운전을 직업으로 삼아 온 사람들의 생활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

볼트가 추진하는 로보택시는 자동차 제조사와 자율주행 기술기업, 차량호출 플랫폼이 협력해 운송 서비스를 운영하는 방식이다. 승객은 앱으로 차량을 호출하고 목적지를 설정하며, 차량 운영사는 여러 대의 자동차를 관리한다. 차량호출 서비스 자체는 이미 유럽 도시에서 널리 이용되고 있지만, 로보택시에서는 운전자가 맡았던 업무까지 자동화의 대상이 된다. 자동차를 구입하고 보험과 정비, 주차 공간을 관리하는 대신 필요할 때 이동 서비스를 이용하는 방식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개인이 자동차를 소유하는 문화와 도시의 운송 서비스가 맺어 온 관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그러나 로보택시의 확산이 곧 자동차 통행량의 감소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기존 버스와 지하철 이용자가 로보택시로 이동하면 대중교통 승객은 줄어드는 반면 도로의 자동차는 늘어날 수 있다. 승객을 내려준 차량이 다음 호출 장소로 이동하거나 승객 없이 운행하는 거리도 교통량에 포함된다. 사업자는 호출 수요가 많은 지역에 차량을 집중할 유인이 있지만, 지방정부는 도심 혼잡과 주정차, 대중교통 운영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자동차의 운전 방식이 자동화되더라도 도시의 교통량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의 역할은 줄어들지 않는다는 뜻이다.

런던에서는 로보택시 도입을 둘러싼 논의가 이미 교통정책으로 이어지고 있다. 런던시의회 교통위원회는 2026년 10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자율주행 여객차량의 운행 규모와 안전관리, 기존 택시 산업에 미칠 영향을 검토했다. 런던교통공사(TfL)에 자율주행 여객차량의 운행 대수를 제한할 권한을 부여하는 방안도 권고했다. 자율주행 여객서비스의 효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큼 충분한 근거가 아직 확보되지 않았다는 판단과 함께 사고 및 위험 상황에 대한 정보 제출, 지방정부의 관리 권한 강화 필요성도 제기했다. 로보택시의 운행 허가를 자동차 제조사나 운송 플랫폼의 기술 개발 일정에만 맡기지 않고 도시의 교통정책 안에서 다루려는 움직임이다.

유럽 각국의 도로 환경은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또 다른 조건을 제시한다. 마드리드와 베를린, 파리, 런던의 도로는 폭과 교차로 구조, 보행자와 자전거의 통행 방식이 서로 다르다. 오래된 도심에는 좁은 골목과 불규칙한 교차로가 남아 있고, 배달 차량의 정차나 도로 공사로 평소와 다른 주행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보행자가 횡단보도 가까이에 서 있을 때 실제로 길을 건너려는지, 자전거가 갑자기 방향을 바꿀 가능성이 있는지, 좁은 도로에서 마주 오는 차량을 먼저 보내야 하는지 판단해야 한다. 국가별 교통법규를 지키는 능력에 더해 실제 도로에서 반복되는 사람들의 행동을 예측하는 능력까지 요구되는 것이다.

엔비디아가 이번에 발표한 Alpamayo 2 Edge는 차량이 주변 상황을 해석하고 이동 경로를 결정하도록 개발한 AI 모델이다. 약 20억 개의 매개변수를 갖추고 있으며, 차량용 NVIDIA DRIVE AGX Thor 플랫폼에서 초당 10회 주변 상황을 분석하고 주행을 계획하도록 설계됐다. 엔비디아는 주행 상황에 관한 AI의 설명을 평가하는 AlpaJudge와 다양한 운전 환경을 가상으로 생성하는 Cosmos 3 Nano 모델도 공개했다. 실제 주행 영상과 차량 신호를 학습용 데이터로 정리하고 시뮬레이션에 활용하는 개발 체계도 확대하고 있다. 볼트가 마드리드에서 실도로 데이터를 수집하려는 계획 역시 유럽의 교통 환경에 맞춰 주행 모델을 개선하고 안전성을 검증하기 위한 것이다.

차량이 실제 도로에서 수집한 영상과 주행 기록은 소프트웨어 개발에 활용된다. 보행자의 이동과 자전거의 통행, 자동차의 속도 변화, 교차로와 도로 표지의 형태가 학습 데이터로 축적된다. 개발사는 실제 도로에서 발생한 상황을 바탕으로 가상 주행 환경을 만들고, 다양한 조건에서 차량의 판단을 반복적으로 시험할 수 있다. 다만 가상환경에서 안전하게 운행한 차량이 실제 도로에서도 같은 성능을 보인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시뮬레이션이 현실의 복잡한 움직임을 충분히 반영해야 하고, 학습한 상황과 다른 돌발 상황에도 대응해야 하기 때문이다. AI가 운전 상황을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능력과 실제 자동차를 안전하게 제어하는 능력 역시 구분해서 평가해야 한다.

한국에서도 도시 단위의 자율주행 실증이 추진되고 있다. 이재명 정부는 광주광역시를 중심으로 자율주행 실증도시를 조성하고 실도로 운행을 통해 기술을 검증하는 사업을 추진해 왔다. 2026년 광주에 자율주행차 200대를 투입하는 계획을 마련했으며, 2027년 레벨4 자율주행 상용화를 정책 목표로 제시했다. 2027년 국토교통부 예산안에는 광주를 포함한 5~6개 실증도시에 자율주행차 3000대를 투입하는 확대 구상도 담겼다. 기술 검증과 함께 차량 운영, 관제, 보험, 사고 대응 체계를 마련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예산안에 반영된 투입 목표는 실제 운행 실적과 구분되며, 상용화 역시 제도적 승인과 안전성 확보를 전제로 한다.

한국에서는 교통 소외지역의 이동권 확보가 자율주행 정책과 연결돼 있다. 농어촌과 인구감소 지역에는 버스 배차 간격이 길거나 심야에 이용할 수 있는 교통수단이 부족한 곳이 있다. 정부는 이러한 지역에 무인 자율주행 수요응답형 교통서비스(DRT)를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정해진 노선을 따라 운행하는 버스와 달리 이용자의 호출과 이동 수요에 맞춰 운행하는 방식이다. 자율주행 기술이 대중교통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지만 차량 도입만으로 서비스가 유지되는 것은 아니다. 지역별 이용 수요와 운영 비용, 승하차 지원, 사고 대응과 원격 관제 등을 갖춰야 주민이 지속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유럽의 로보택시 사업과 한국의 광주 실증도시는 서로 다른 교통 환경에서 출발하지만 기술 개발 이후 실제 이동 서비스로 정착해야 한다는 공통된 조건을 안고 있다.

운전자의 역할이 줄어들면 운송 노동의 구조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택시 운전자는 승객을 목적지까지 이동시키는 업무 외에도 길을 안내하고 승하차를 돕거나 갑작스러운 목적지 변경에 대응한다. 고령자와 장애인, 어린이처럼 이동 과정에서 지원이 필요한 승객에게는 운전자의 역할이 더욱 중요할 수 있다. 무인택시에서는 이러한 업무를 차량 내부 안내 시스템과 원격 상담, 차량 운영사가 나눠 맡아야 한다. 스마트폰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이용자의 호출과 결제, 휠체어 이용자의 승하차, 긴급 상황에 대한 대응도 서비스 운영에 포함돼야 한다. 자동차가 스스로 달리는 기술과 누구나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운송 서비스는 서로 다른 조건에서 완성된다.

택시와 차량호출 산업의 고용 변화도 피하기 어렵다. 운전 업무가 자동화되면 기존 운전자의 일자리 수요가 달라질 수 있고, 일부 업무는 원격 관제와 차량 정비, 시스템 유지관리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새롭게 생기는 업무가 줄어드는 운전 일자리를 어느 정도 대체할지는 별도의 검토가 필요하다. 화물운송 분야에서도 비슷한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아인라이드는 엔비디아의 컴퓨팅 플랫폼을 이용해 자율주행 화물트럭을 개발하고 있지만, 화물 운송에는 운전 외에도 적재와 하역, 운송 일정 조정, 사고 대응 등이 포함된다. 기술이 운전자의 업무 일부를 대신하더라도 운송 과정 전체를 운영하고 관리하는 노동은 남는다. 기존 노동자가 새로운 업무로 이동할 수 있는 교육과 고용 체계도 자율주행 확대 과정에서 다뤄야 할 부분이다.

안전 문제는 자율주행차가 실제 도로에 들어서는 과정에서 가장 엄격하게 검토해야 할 분야다. 유럽연합에서는 2025년 약 1만9400명이 도로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자율주행 기술은 운전자의 피로와 부주의로 발생하는 사고를 줄일 가능성이 있지만, 센서의 인식 오류와 소프트웨어의 잘못된 판단으로 새로운 사고가 발생할 위험도 있다. 사람이 운전하는 차량에서는 사고 당시 운전자의 행동과 교통법규 위반 여부가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된다. 반면 자율주행 시스템이 차량을 제어하는 경우에는 자동차 제조사와 소프트웨어 개발사, 운송사업자의 역할까지 함께 검토해야 한다. 운전의 자동화 수준에 따라 사람이 개입해야 하는 조건도 달라진다.

레벨3 자율주행은 정해진 조건에서 시스템이 운전을 수행하지만 필요할 때 운전자가 개입해야 하는 방식이다. 레벨4는 지정된 운행 조건 안에서 인간의 개입 없이 주행과 위험 대응을 수행하도록 설계된다. 레벨4 차량이라고 해서 모든 도로와 기상 조건에서 무인운전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엔비디아와 레벨3·레벨4 기술 개발을 확대하고 있으며, 독일에서는 도심 주행을 지원하는 MB.DRIVE ASSIST PRO의 승인도 추진하고 있다. 볼보자동차는 향후 차량에 Hyperion과 Alpamayo Stack을 적용할 계획이다. 기술 개발과 운전자 보조, 특정 조건에서의 자율주행, 완전한 무인 운행은 서로 다른 단계로 구분해야 한다.

엔비디아는 자율주행 시스템의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한 'Halos SAFE'도 공개했다. 가상 주행시험과 실제 도로시험, 소프트웨어·하드웨어 검증, 차량 운영 데이터를 연결해 정해진 조건에서 나타나는 시스템의 성능을 기록하는 체계다. 독일의 시험·인증기관 TÜV 라인란트(TÜV Rheinland)와 dSPACE, IVEX 등이 평가 절차 개발에 참여한다. 보행자가 갑자기 도로에 들어오거나 차량이 예기치 않게 차로를 변경하는 상황, 악천후로 센서의 인식 능력이 떨어지는 조건 등을 반복적으로 평가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개발사가 마련한 평가 체계를 갖췄다는 사실만으로 실제 도로의 안전성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국가별 운행 승인과 사고 조사, 비상 대응 절차를 갖추는 일은 별도로 진행돼야 한다. 런던시의회가 사고와 위험 상황에 대한 정보 제출, 지방정부의 관리 권한 강화를 요구하는 이유도 공공도로의 안전을 민간기업의 자체 판단에만 맡길 수 없기 때문이다.

자율주행차가 늘어날수록 도시에서 수집되는 데이터의 관리 문제도 커진다. 차량의 카메라와 센서는 운행 과정에서 보행자와 자전거, 다른 자동차, 건물과 도로 표지 등을 기록한다.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정보가 포함된다면 수집 목적과 저장 기간, 외부 제공 범위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 엔비디아는 자동차의 연산장치뿐 아니라 AI 모델과 학습 데이터 처리, 가상 주행시험, 안전 검증 도구까지 제공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와 볼보, 폭스바겐 상용차 등 여러 제조사가 공통의 기술 기반을 활용하면 개발에 필요한 중복 투자를 줄일 수 있다. 반면 소수의 기술 공급업체에 대한 의존이 커질 경우 플랫폼의 기술적 문제나 공급 조건 변화가 여러 제조사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 차량을 생산하는 기업과 주행 소프트웨어를 공급하는 기업 사이의 관계가 자동차 산업의 새로운 경쟁 요소로 등장하고 있다.

도로에서 사람과 자동차가 의사소통하는 방식도 달라질 수 있다. 사람이 운전하는 차량에서는 운전자의 시선과 손짓, 차량의 움직임을 통해 보행자에게 양보 의사를 전달하기도 한다. 무인차량에서는 운전자의 눈을 마주치거나 손짓을 확인하는 방식이 사라진다. 보행자는 차량이 실제로 감속하는지, 정지하는지, 어느 방향으로 이동하는지를 살피며 행동하게 된다. 자율주행 시스템은 보행자의 움직임을 예측하는 동시에 주변 차량의 흐름과 교통법규를 고려해야 한다. 복잡한 도심에서는 안전을 위해 보수적으로 운전하는 차량이 불필요하게 정지하거나 교통 흐름을 늦출 수도 있다. 반대로 운행 효율을 높이려는 판단이 보행자와 자전거 이용자의 안전에 부담을 줄 가능성도 있다. 도로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신뢰가 운전자의 행동에서 자동차 시스템의 작동으로 옮겨가는 것이다.

유럽의 여러 도시는 자동차 통행량을 관리하고 보행과 자전거, 대중교통 이용을 확대하는 교통정책을 추진해 왔다. 로보택시의 등장은 이러한 정책과 새로운 관계를 맺게 된다. 자율주행 차량도 기존 자동차와 같은 도로를 사용하고, 승객의 승하차와 대기를 위한 공간이 필요하다. 도심에 차량이 과도하게 집중되면 보행 공간과 대중교통 운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반대로 대중교통이 부족한 지역에서 자율주행 셔틀을 운영하면 주민들의 이동 수단을 늘릴 수 있다. 일본의 자율주행 기술기업 티어포(TIER IV)와 독일 뮌헨공과대학교가 Hyperion을 활용해 독일의 자율주행 대중교통 기술을 개발하고 검증하려는 계획도 공개됐다. 개별 승객을 위한 로보택시와 여러 사람이 함께 이용하는 자율주행 대중교통은 도시에서 맡는 역할이 다르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Jensen Huang) 최고경영자는 로보택시를 로봇공학과 물리적 AI(Physical AI)의 첫 대중적 응용 분야로 제시했다. 그러나 유럽 각 기업이 발표한 개발 계획은 기술 검증부터 운행 승인, 상용 서비스 준비까지 서로 다른 단계에 놓여 있다. 볼트의 2027년 마드리드 사업은 실도로 데이터 수집을 추진하는 단계이며, 2만5000대의 차량 배치 목표에는 지역별 운행 허가와 차량 확보, 보험, 운영비용, 이용 수요가 함께 작용한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운전자 보조 기술과 볼보의 차세대 주행 시스템, 폭스바겐 상용차의 자율주행 차량 플랫폼 역시 개발 목적과 적용 범위가 다르다. 여러 기업이 동일한 시기에 자율주행 기술을 공개했다는 사실만으로 유럽의 도로에서 대규모 무인운전이 곧바로 시작된다고 볼 수는 없다.

2027년에는 마드리드의 실도로 데이터 수집과 한국의 레벨4 상용화 추진 등 자율주행 기술을 실제 교통환경에 적용하려는 일정이 이어진다. 차량의 판단 능력이 높아질수록 운송 노동자의 고용과 교통약자의 이동권, 보행자의 안전, 사고 책임과 데이터 관리에 관한 제도도 구체화돼야 한다. 로보택시가 대중교통을 보완할지, 기존 택시와 버스의 이용 수요를 옮겨 갈지에 따라 도시의 교통량과 운영 방식도 달라진다. 운전자가 없는 자동차가 늘어나더라도 도로를 이용하는 사람과 공공교통을 관리하는 지방정부의 역할은 남는다. 자동차 제조사와 AI 기업의 기술 개발이 도시의 일상적인 교통서비스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안전과 접근성, 노동과 공공성을 함께 다루는 정책적 판단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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