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KE-ESTATE'의 인체 조각부터 'Continental Breakfast'의 관객 통제까지…사용자를 위해 설계된 사물이 인간의 자세와 행동을 규정하는 구조
[KtN 임민정기자]2023년 3월 미국 뉴욕의 메러디스 로젠 갤러리(Meredith Rosen Gallery). 정장을 입고 머리를 단정하게 묶은 여성 두 명이 관객의 이동을 통제했다. 바닥에는 푸른색 카펫이 깔렸고, 붉은색 차단선 뒤에는 항공기 좌석과 의료장비, 신체 지지대를 연상시키는 조각들이 놓여 있었다. 여성들은 말없이 손짓으로 관객의 위치를 정하고, 차례로 조각에 올라가 몸을 고정했다.
스웨덴 출신 현대미술가 안나 우덴베르그(Anna Uddenberg)의 개인전 'Continental Breakfast' 개막 퍼포먼스였다. 작품을 감상하러 온 관객은 공연자의 지시에 따라 움직였고, 관객을 통제하던 공연자들은 다시 조각의 구조에 자신의 몸을 맡겼다. 작품을 사용하는 사람과 작품에 의해 움직임이 결정되는 사람의 위치가 뒤바뀌었다.
우덴베르그는 의자와 신체 지지대, 자동차와 항공기 내부 구조를 연상시키는 조각을 제작해 왔다. 일상에서 사람의 편의를 위해 만들어진 물건들이 작품에서는 신체를 고정하거나 불편한 자세를 요구하는 장치로 변한다. 2022년 베를린의 'FAKE-ESTATE'에서 시작된 조각과 퍼포먼스의 결합은 2023년 뉴욕을 거쳐 미술관 규모의 설치작업으로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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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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