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출입 금지 대신 부모의 책임 명시하는 영업장 증가… 사회적 혐오 줄이는 새로운 대안
[KtN 김 규운기자] "노키즈존이라고 해서 발길을 끊었던 카페였는데, 얼마 전 '케어키즈존'으로 바뀌었다는 소식을 듣고 아이와 함께 다녀왔어요. 부모가 적극적으로 아이를 돌봐야 한다는 문구를 보니 오히려 마음이 편안하고, 아이에게도 공공장소 예절을 가르칠 좋은 기회가 되더라고요."
경기 한 지역 맘카페에 올라온 이 글은 수백 개의 댓글과 공감을 얻으며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다. 아동의 출입을 전면 차단해온 '노키즈존(No Kids Zone)'을 둘러싼 갈등이 지속되는 가운데, 최근 자영업자들 사이에서 새로운 타협안으로 떠오른 '케어키즈존(Care Kids Zone)'이 주목받고 있다. 무조건적인 배제 대신 '부모의 적극적인 돌봄과 책임'을 전제로 아이들의 입장을 허용하는 이 움직임이 지역 사회와 맘카페를 중심으로 긍정적인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차별 논란과 영업 손실 사이, 자영업자들의 현실적 돌파구
'케어키즈존'은 아동의 안전사고나 기물 파손, 타인에게 끼치는 피해에 대해 부모가 직접 주의를 기울이고 전적으로 책임질 것을 안내하는 공간이다. 그동안 노키즈존을 선언했던 업주들이 이처럼 운영 방식을 전환하는 배경에는 아동 차별이라는 사회적 비판을 피하면서도, 장기화된 내수 침체 속에서 가족 단위 소비층을 놓치지 않겠다는 현실적인 고민이 맞닿아 있다.
실제로 카페나 음식점 내부 테이블 모서리에 안전 가드를 설치하고, "적극적인 케어를 부탁드립니다"라는 서약성 안내문을 배치하는 등 업주들의 세심한 노력이 동반되고 있다.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노키즈존일 때는 단골 아이 엄마들과 갈등이 많았는데, 케어키즈존으로 바꾸고 나니 부모들도 아이들이 뛰지 않도록 더 주의 깊게 살피는 분위기가 조성되어 매장 관리가 훨씬 수월해졌다"는 경험담이 이어지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아동의 출입을 원천 차단하는 것은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이라며 노키즈존 철회를 권고해온 상황에서, 케어키즈존은 아동의 기본권과 업주의 영업권, 일반 이용객의 편의를 모두 존중하는 합리적인 대안으로 평가받고 있다.
사회적 혐오 해소할 가이드라인과 제도적 지원 필요
하지만 케어키즈존의 확산이 갈등의 완전한 종식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일각에서는 "결국 사고 발생 시 모든 책임을 부모에게 전가하려는 꼼수 아니냐"는 시선도 존재한다. 부모가 아이를 돌보는 기준이 주관적이다 보니, 매장 내에서 사소한 소음이나 행동을 두고 손님 간 또는 업주와의 실랑이가 벌어지는 사각지대도 엄존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민간의 자율적인 노력이 사회적 규칙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지자체와 정부 차원의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구체적 표준 가이드라인 마련: 지자체 차원에서 업주가 취해야 할 최소한의 안전조치와 부모가 준수해야 할 보호자 수칙을 담은 표준 가이드라인을 보급해야 한다.
안전 및 편의시설 지원: 어린이 안전사고 방지 설비나 아동용 물품 구비에 대한 소상공인 지원을 강화함으로써, 상인들이 안심하고 '키즈 프렌들리' 환경을 조성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저출산 시대, 아이와 부모를 사회적으로 격리하는 '노키즈존'에서 상생과 책임을 배우는 '케어키즈존'으로의 변화는 우리 사회의 성숙도를 보여주는 지표다. 혐오와 배제를 넘어 배려와 책임이 공존하는 공간을 만들기 위한 사회적 약속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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