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A 2026에서 드러난 자동차 개조문화의 변화…엔진과 차체를 넘어 배터리·소프트웨어로 확장되는 기술과 소유의 의미

SEMA 2026에 전시된 흰색 경주차형 스포츠카. 위쪽으로 열린 도어와 붉은색 버킷시트, 낮은 전면부와 다중 스포크 휠이 특징이다. 차체에는 붉은색과 검은색 그래픽과 경주 번호가 표시돼 있으며, 문이 열리는 구조와 실내의 좌석 배치를 살펴볼 수 있다. 사진=Eddie Eng/Hypedrive,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SEMA 2026에 전시된 흰색 경주차형 스포츠카. 위쪽으로 열린 도어와 붉은색 버킷시트, 낮은 전면부와 다중 스포크 휠이 특징이다. 차체에는 붉은색과 검은색 그래픽과 경주 번호가 표시돼 있으며, 문이 열리는 구조와 실내의 좌석 배치를 살펴볼 수 있다. 사진=Eddie Eng/Hypedrive,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김상기기자]1980년대 페라리 테스타로사에 바퀴 두 개가 추가됐다. 일본 경차 스즈키 트윈은 닛산 스카이라인 GT-R의 모습을 갖췄고, 1965년형 폰티액에는 현대식 650마력 엔진이 들어갔다. 부가티 EB110은 차체를 약 20㎝ 넓혔으며, 최신 맥라렌 750S에는 1990년대 메르세데스-벤츠 경주차의 디자인이 적용됐다. 지난 11월 3일부터 6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SEMA 2026에 등장한 자동차들이다. 제작 시기와 목적이 다른 차량들이 새로운 기계 구조와 디자인을 갖추며 자동차 개조의 폭넓은 영역을 드러냈다.

화려한 차체와 높은 출력에 시선이 쏠리지만 튜닝의 역사는 속도를 높이거나 외형을 바꾸는 일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완성차 제조사가 정한 성능과 디자인에 소유자와 제작자의 선택을 더하는 과정에서 독자적인 기술과 문화가 발전했다. 튜닝(tuning)은 본래 기계나 장치를 원하는 상태로 조정하는 행위다. 자동차에서는 엔진의 연료 공급과 점화 시기, 변속기와 서스펜션의 설정을 바꾸는 작업에서 출발해 차체 제작과 실내 장식, 전자장치의 제어까지 범위가 넓어졌다.

공공기관 차량 5부제 의무화, 민간 확대 '초읽기'  중동발 에너지 위기가 고조되면서 정부가 공공부문 승용차 5부제(에너지절약에 전국민 동참을 ) 를 의무화하고 원전과 석탄 발전을 총동원하는 고강도 대응에 나선다. 원유 안보위기 '주의' 경보 발령…'경계' 발령시 민간 의무 참여방안 고려 중/ 사진=2026. 03.25  주유소 , 기름값,  전기차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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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핫로드와 로라이더, 일본의 드리프트와 와이드보디 문화는 서로 다른 사회적 환경에서 발전했다. 핫로드 제작자들은 오래된 자동차에 강력한 엔진을 장착하고 차체를 가볍게 만들었으며, 로라이더 문화에서는 낮아진 차체와 화려한 도장, 크롬 장식과 유압장치로 개인과 지역 공동체의 취향을 표현했다. 일본에서는 고성능 엔진과 서스펜션, 공력 부품을 결합한 작업이 모터스포츠와 거리의 자동차 문화 속에서 발전했다. 자동차는 이동 수단인 동시에 기술을 실험하고 개인의 미적 취향을 표현하는 물건이었다.

SEMA 2026의 페라리 F6는 기존 차체의 후방에 차축을 추가하고 12기통 엔진을 슈퍼차저 V8으로 교체했다. 반면 부가티 EB110의 와이드보디 프로젝트에서는 원래의 외장 패널을 보존하면서 새로운 차체 부품을 제작했다. 스즈키 트윈을 스카이라인 GT-R의 형태로 바꾼 포켓 버니(Pocket Bunny)는 고성능 자동차의 디자인을 작은 차체에 옮겼다. 각각 기계 구조의 변경과 원형 보존, 자동차의 문화적 이미지에 무게를 둔 작업이다. 같은 튜닝이라는 이름 아래에서도 제작 목적과 기술적 선택은 달랐다.

전기자동차의 확산은 내연기관을 중심으로 발전한 튜닝의 기술적 기반을 바꾸고 있다. 엔진의 배기량과 흡배기 구조, 변속기의 기계적 설정을 조정하던 작업에 배터리와 인버터, 구동모터와 소프트웨어가 새로운 영역으로 더해졌다. 전기차에서는 배터리의 전력 공급과 모터의 출력, 회생제동과 열 관리가 전자제어장치를 통해 조절된다. 같은 하드웨어를 사용하더라도 소프트웨어의 설정에 따라 가속 페달의 반응과 구동력 배분, 운전자가 체감하는 주행 특성이 달라질 수 있다.

전기차의 성능 개조에는 배터리와 모터, 인버터가 감당할 수 있는 전류와 온도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 순간적으로 높은 출력을 발휘하더라도 반복적인 가속에서 같은 성능을 유지할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배터리와 모터의 온도가 상승하면 부품을 보호하기 위해 출력이 제한될 수 있다. 넓은 타이어와 대형 리어 윙 역시 접지력과 공력 특성을 바꾸는 동시에 에너지 소비와 주행거리에 영향을 준다. 전기차에서는 출력의 크기뿐 아니라 에너지 효율과 지속 성능, 열 관리가 튜닝의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된다.

차체와 서스펜션을 다루는 기술의 중요성도 여전하다. 전기모터가 엔진을 대신하더라도 자동차는 바퀴를 통해 도로와 접촉하며 가속과 제동, 회전 과정에서 물리적인 힘을 받는다. 특히 배터리 팩이 차체 바닥에 놓이는 전기차에서는 하부 구조와 충돌 보호, 냉각장치와 고전압 배선의 배치까지 고려해야 한다. 차체의 높이를 낮추거나 하부를 변경하는 작업이 기존 내연기관차와 다른 안전 조건을 갖는 이유다.

SEMA 2026에 등장한 포르쉐 356 스피드스터 스타일의 오픈카. 낮은 앞유리와 둥근 펜더, 짙은색 차체와 보조 조명, 작은 검은색 휠이 특징이다. 차체에는 전통적인 스포츠카의 형태를 유지하면서 가죽과 금속 장식을 적용했다. 사진=Eddie Eng/Hypedrive,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SEMA 2026에 등장한 포르쉐 356 스피드스터 스타일의 오픈카. 낮은 앞유리와 둥근 펜더, 짙은색 차체와 보조 조명, 작은 검은색 휠이 특징이다. 차체에는 전통적인 스포츠카의 형태를 유지하면서 가죽과 금속 장식을 적용했다. 사진=Eddie Eng/Hypedrive,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SEMA 2026에 소개된 1976년형 포르쉐 914의 전동화 개조는 클래식카를 보존하는 방식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음을 드러냈다. 기존 엔진을 제거하고 전기모터와 배터리를 장착하면 역사적인 차체의 외형을 남기면서 새로운 동력 기술을 적용할 수 있다. 그러나 제작 당시의 엔진과 기계 구조는 사라지므로 원형 복원과는 성격이 다르다. 오래된 자동차의 역사적 가치를 보존할지, 현대 기술을 이용해 새로운 사용 가능성을 부여할지는 서로 다른 판단을 요구한다.

전기차 시대에는 자동차를 직접 수리하고 변경할 수 있는 범위도 중요한 쟁점으로 떠올랐다. 과거에는 엔진과 변속기, 서스펜션을 분해하고 교체하는 방식으로 차량의 성능을 바꿀 수 있었다. 현대 자동차에서는 배터리와 모터뿐 아니라 브레이크와 조향, 각종 안전장치가 소프트웨어와 연결돼 있다. 부품을 물리적으로 교체하더라도 전자제어장치가 해당 부품을 인식하고 정상적으로 작동해야 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Software-Defined Vehicle)의 발전으로 차량 기능의 일부는 하드웨어 교체 없이 업데이트나 설정 변경으로 조정할 수 있게 됐다. 동시에 전자제어장치와 진단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은 제조사가 관리하는 시스템과 밀접하게 연결된다. 독립 정비업체와 튜닝업체가 필요한 기술 정보와 장비에 접근할 수 있는지, 소유자가 제조사 공식 서비스망 이외의 업체를 선택할 수 있는지는 자동차 수리권(right to repair) 논의와도 맞닿아 있다.

기술 정보에 대한 접근이 제한되면 소유자와 독립 제작자가 선택할 수 있는 범위도 좁아질 수 있다. 반대로 전자제어 프로그램을 검증 없이 변경하면 배터리와 구동모터, 제동과 조향장치의 안전 기능에 영향을 줄 위험이 있다. 소유자의 선택권과 제조사의 안전·보안 책임이 함께 고려돼야 하는 이유다. 자동차 사이버보안 규정인 UN R155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관리 규정인 UN R156 역시 차량의 전자적 안전과 변경 이력을 관리하는 제도적 흐름에 속한다.

기계의 작동 방식이 달라져도 튜닝이 지닌 문화적 성격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내연기관 시대에는 엔진 회전수와 배기음, 기어 변속과 진동이 운전 경험의 중요한 부분이었다. 전기차에서는 모터의 반응과 회생제동, 가속 페달의 설정과 구동력 배분이 운전자가 체감하는 차이를 만든다. 차체를 제작하고 가죽과 직물로 실내를 마감하거나 휠과 서스펜션을 조정하는 기술도 계속 사용된다. 동력원이 달라져도 자동차를 자신의 취향과 사용 목적에 맞게 바꾸려는 문화는 이어지고 있다.

산업의 구성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미국 자동차 애프터마켓의 연간 경제 파급효과는 3830억 달러, 관련 고용은 약 125만 명으로 집계됐다. 2025년 소비자의 자동차 액세서리와 성능 개선 부품 구매액은 529억2000만 달러에 달했다. 내연기관차를 포함한 산업 전체의 규모이지만 자동차가 출고된 이후에도 부품 제조와 유통, 정비와 개조를 통해 상당한 경제활동이 이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전기차 보급이 확대되면 기존 엔진과 배기장치 관련 수요는 변화하는 반면 배터리 진단과 고전압 정비, 전자제어장치 보정과 소프트웨어 관련 기술의 비중은 높아질 수 있다.

SEMA 2026에서는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의 보정과 배출가스 관련 부품의 적합성 시험을 다루는 프로그램도 운영됐다. 차체의 높이나 범퍼의 형태를 바꾸면 카메라와 레이더가 바라보는 방향과 주변 구조가 달라질 수 있고, 엔진과 배기장치를 변경하면 배출가스 규정을 충족하는지 검토해야 한다. 전기차에서는 고전압 안전과 배터리의 열 관리, 소프트웨어 보안이 추가된다. 자동차 개조의 범위가 넓어질수록 완성된 차량의 성능과 안전을 검증하는 기술도 함께 중요해지고 있다.

튜닝은 완성차 제조사의 설계와 소유자의 선택, 독립 제작자의 기술이 만나는 영역이다. 자동차의 성능과 외형을 바꾸는 과정에는 개인의 취향뿐 아니라 기계와 재료를 다루는 지식, 제작 기술과 안전에 대한 책임이 함께 따른다. 전기차 시대에는 자동차의 기능을 조정하는 수단이 기계 부품에서 소프트웨어와 데이터까지 확대되면서 기술 정보에 대한 접근과 변경 권한의 문제가 더욱 중요해졌다.

가스 몽키 개러지(Gas Monkey Garage)가 제작한 6륜 페라리 F6. 테스타로사의 낮은 차체와 측면 공기 흡입구를 유지하면서 뒤쪽에 차축을 추가했다. 전면에는 고정식 헤드램프와 검은색 스플리터를, 후방에는 대형 리어 윙을 적용했다. 사진=Eddie Eng/Hypedrive,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가스 몽키 개러지(Gas Monkey Garage)가 제작한 6륜 페라리 F6. 테스타로사의 낮은 차체와 측면 공기 흡입구를 유지하면서 뒤쪽에 차축을 추가했다. 전면에는 고정식 헤드램프와 검은색 스플리터를, 후방에는 대형 리어 윙을 적용했다. 사진=Eddie Eng/Hypedrive,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1984년 페라리 테스타로사와 2003년 스즈키 트윈은 제작 당시 전혀 다른 목적을 가졌지만 SEMA 2026에서는 새로운 차축과 엔진, 다른 자동차의 디자인을 적용한 모습으로 등장했다. 오래된 포르쉐에는 전기모터와 배터리를 설치하는 작업도 소개됐다. 자동차를 원래의 형태로 보존하는 일과 새로운 기술을 결합해 다시 사용하는 일은 앞으로도 서로 다른 가치와 선택을 만들어낼 것이다.

전기차 시대의 튜닝은 단순한 출력 경쟁보다 넓은 의미를 갖는다. 배터리와 모터의 효율, 소프트웨어의 안전성, 차체와 실내의 디자인, 수리와 개조를 위한 기술 정보의 접근성이 자동차의 새로운 사용 가능성을 결정한다. 자동차를 바꿀 수 있는 권리와 안전하게 작동하도록 검증할 책임이 함께 논의되는 가운데, 튜닝은 기계 중심의 제작 문화에서 전자·소프트웨어 기술까지 포괄하는 산업과 문화로 변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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