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사태 이후 보수정당의 정치적 태세 전환, 정당성은 존재하는가
[KtN 최기형기자]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을 공식 결정한 직후, ‘국민의힘’은 즉각 차기 대선을 겨냥한 정치적 언사를 쏟아냈다. 그러나 내란적 국면을 방조하거나 조장했던 과거에 대한 성찰은 없었다. 유권자의 눈앞에 생중계되었던 내란의 밤과 탄핵 정국을 마치 존재하지 않았던 일처럼 지우려는 시도는, 그 자체로 한국 정치의 구조적 병목을 드러낸다.
‘정치적 양두구육’의 반복, 이중성과 기만의 정치 구조
‘양두구육’은 이 시대의 정치를 비추는 적확한 거울이다. 특히 보수정당의 언행에서 나타나는 이중성은 헌법과 정치의 간극을 지속적으로 확대시켜왔다. 겉으로는 통합과 안정, 법치를 강조하지만 실제 정당의 선택은 내란 세력과의 공조, 극우 담론의 확산, 헌정질서의 희화화로 귀결됐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는 권영세 비대위원장의 발언은 공적 책임의 언어가 아닌 정치적 면피의 전략 언어였다. 진심 없는 사과는 곧 무책임의 연장이다. 그 직후, 국민의힘 지도부가 내란 혐의로 파면된 윤석열을 찾아가 대선 재집권을 다짐하는 장면은 정치적 이율배반의 극단을 보여준다.
이는 단순한 이미지 실수나 의사소통 실패가 아니라, 헌법 위반을 감싸고 정치적 재도약을 노리는 ‘구조적 기만’에 가깝다.
내란 생중계 시대, 망각을 전제로 한 정치가 가능한가
2024년 12월 3일, ‘내란의 밤’으로 불리는 국회의 상황은 이제 한국 정치사에서 회피할 수 없는 분기점으로 기록됐다. 국회는 탄핵소추안을 가결시켰고, 이후 헌법재판소는 파면이라는 극단적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그 사이 내란을 부추기거나 묵인한 극우 세력의 활약과, 이를 방관한 정치권의 무책임은 여전히 명백히 남아 있다.
그 모든 과정은 유권자 앞에서 실시간으로 생중계되었고, 국민은 보수정당이 어떻게 침묵하고 때로는 호응했는지를 정확히 기억하고 있다. 정당의 자기부정 없는 ‘빠른 전환’은 망각을 전제로 한 전략이다. 그러나 민주주의는 유권자의 기억 위에 존재하며, 이 기억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윤 어게인과 극우 연대, 명확한 결별 없는 보수의 미래
현재 일부 강경 보수층은 ‘윤 어게인’을 외치며 윤석열의 정치적 복귀를 시도하고 있다. 이는 단지 개인의 귀환이 아니라, 내란적 정치의 명맥이 다시 살아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시도에 대해 국민의힘이 단호하게 선을 긋지 않는 한, 보수정당 전체가 내란과 공존하는 정당이라는 낙인을 피할 수 없다.
결별이 없는 반성은 정치적으로 무의미하다. 유권자는 극우적 망동과의 작별을 선언하라는 정치적 의무를 부여하고 있다. 그러나 보수정당은 그 요청을 거부하거나 애매하게 응답하며 시간만 벌고 있는 상황이다. 정치적 통합을 외치기 전에, 먼저 결별과 책임이 따라야 하는 이유다.
민주주의는 기억을 전제로 작동한다
한국 정치의 가장 큰 위기는 ‘기억하지 않는 정치’다. 헌정 파괴, 내란적 언행, 극우의 조직적 동원이 현실화된 지난 수개월은 민주주의의 기반이 얼마나 위태로울 수 있는지를 증명한 사례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이를 ‘지나간 일’로 치부하며 곧바로 선거 전략으로 이동했다.
이러한 구조는 보수정당만의 문제가 아니다. 책임 없는 반성과 정치적 유체이탈은 결국 민주주의 전체의 신뢰를 무너뜨리고, 정치와 헌법 사이의 위계질서를 붕괴시킨다.
국민의힘이 내란 세력과의 명확한 결별 없이 내세우는 통합과 집권 전략은 정치의 본질을 부정하는 행위다. 내란을 조장하고 헌법 가치를 경시한 정치세력에게 남은 미래는 오직 국민의 냉정한 심판뿐이다. 진정한 회복은 반성과 분리를 전제로 해야 하며, 지금 이 순간이 보수정치가 ‘헌법의 정치’로 귀환할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
후원=NH농협 302-1678-6497-21 위대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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