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없는 선거, 권한대행 체제와 민주적 정통성의 시험대
[KtN 김 규운기자]선거는 민주주의의 출발점이어야 한다. 그러나 이번 대선은 체제의 위기를 감추는 종착점이 되고 있다. 6월 3일, 대한민국은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치른다. 그러나 이번 대선은 과거 어느 선거와도 근본적으로 다르다. 선출된 대통령의 파면 이후, 권한대행 체제 하에서 치러지는 사상 초유의 대선이다. 이 선거는 민주주의 회복의 결정적 계기가 되어야 하지만, 그 출발점부터 구조적 결함과 신뢰 결핍이라는 심각한 위기를 안고 있다. 선거는 회복의 수단이 아니라, 통제되지 않은 권력의 ‘정치적 연장’을 정당화하는 장치가 되고 있는가. 지금 대한민국은 그 경계에 서 있다.
‘선출되지 않은 권력’이 관리하는 대선, 그 구조적 모순
헌법상 대통령 권한대행은 국가의 긴급한 행정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장치일 뿐, 정치적 결정을 정당화할 권한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덕수 총리는 대선일 공고, 헌법재판관 지명, 선거 관리 체계의 유지 등을 단독으로 주도하고 있다. 문제는 이 권한이 ‘정치적 판단’의 영역까지 확장되고 있다는 점이다.
선거는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권력의 정당성을 검증받는 ‘국민적 재계약’이다. 하지만 지금의 체제는 국민의 위임 없이 구성된 행정권력이 대선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야당, 시민사회, 헌법학계의 신뢰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민주주의의 의례’인가, ‘위기의 정당화’인가
윤석열 파면 이후 조기 대선을 실시하는 것은 헌정 회복의 최소한의 조건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지금의 대선은 오히려 위헌적 대행 체제의 ‘정상성 착시’를 강화하는 수단이 되고 있다. 실제로 대선 일정이 확정되자 국민의힘은 후보 공천을 준비하고 있으며, 윤석열과의 정치적 단절 없이 선거에 임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이러한 행보는 ‘헌법적 책임 부정’일 뿐 아니라, 내란 수괴의 체제를 계승하면서도 아무런 정치적 반성 없이 민주적 제도의 틀만 빌려 쓰는, 소위 ‘민주주의의 의례화’를 보여주는 것이다. 형식은 존재하되, 본질은 실종된 상태다.
선거의 중립성과 신뢰, 왜 지금 더 중요해졌는가
정상적인 민주국가에서 선거는 국정 운영의 연장이지만, 지금 대한민국의 대선은 ‘정치적 출발점’이 아닌 ‘헌정의 복구 수단’이다. 따라서 이번 선거에서 요구되는 조건은 단순한 절차적 투명성을 넘어, 선거 관리의 정치적 독립성, 행정 권력의 중립성, 후보자 간의 실질적 공정성이 모두 확보되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한덕수 체제는 심각한 불신의 대상이다. 윤석열 체제의 핵심 행정 수반이자, 내란 종식 이후에도 헌법재판관 임명을 강행한 인물이 선거를 주관하는 것은, 민주적 신뢰의 핵심 원칙을 훼손하는 구조다. 공정한 선거를 위한 최소한의 조건은, 선거를 관리하는 체제가 그 자체로 신뢰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야당의 문제제기: “이 체제로는 대선이 아니다”
더불어민주당은 권한대행 체제 하의 선거를 “헌정 회복 없는 껍데기 선거”로 규정하고 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번 대선은 내란의 잔재를 청산하고 국민의 승리를 완성하는 마지막 전선”이라고 말했다. 특히 민주당은 헌법재판관 지명 강행, 윤석열의 관저 점거, 김건희의 수사 불응 등 일련의 사태가 선거의 공정성을 훼손하고 있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이정문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단 한 치의 오차 없이 완전무결한 선거 관리가 필요하다”며, 대통령 권한대행이 아닌 ‘특별 중립 내각’ 구성을 제안하고 있다. 이는 단지 정치적 주장이 아니라, 헌정 질서 회복을 위한 제도적 장치로 해석될 필요가 있다.
이 선거가 ‘복원’이 되기 위한 조건
6.3 대선은 단순히 새로운 대통령을 뽑는 과정이 아니라, 헌정질서를 재구성하는 마지막 제도적 관문이다. 이 선거가 정당성을 갖기 위해선 조건이 필요하다.
▶선거 관리 체제의 중립화 – 권한대행이 아닌 독립된 선거관리 체제, 또는 여야 합의에 의한 감독 체계 구축
▶내란 세력과의 정치적 절연 선언 – 주요 정당과 후보들이 내란 체제와의 단절을 공개적으로 선언
▶특검 및 사법 절차와의 병행 운영 – 선거 이전, 윤석열·김건희 부부에 대한 최소한의 수사 진전이 있어야 국민의 판단이 가능
이 조건들이 충족되지 않는다면, 6.3 대선은 민주주의의 회복이 아니라, ‘내란 체제의 봉합’으로 기록될 위험이 있다.
후원=NH농협 302-1678-6497-21 위대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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