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빛·녹색빛·네온·유리 반사로 겹친 두 개의 얼굴…잔혹한 사건을 정교한 미장센에 가둔 김홍선의 추적극
[KtN 신미희 · 박준식기자]문재와 노자는 같은 자동차에 앉아 있다. 들쥐를 찾아야 한다는 목적은 같지만 서로를 완전히 믿지는 않는다. 앞유리는 두 사람을 외부의 위험에서 막아 주는 동시에 관객과 인물 사이에 투명한 벽을 만든다. 유리에 비친 불빛이 얼굴 위로 겹치면서 차 안과 차 밖, 현재의 표정과 감춰진 생각의 경계도 흐려진다.
넷플릭스 시리즈 ‘들쥐’는 폭력과 추적을 어둡고 거친 이미지에만 가두지 않는다. 붉은빛과 녹색빛, 주황색 역광과 푸른 밤, 네온이 번지는 자동차 유리와 깊게 뻗은 골목을 정교하게 배치한다. 사람이 다치고 신분이 무너지는 순간에도 색과 구도는 쉽게 흐트러지지 않는다.
아름다운 조명과 잔혹한 사건을 같은 프레임에 넣는 방식은 박찬욱 감독의 영화를 떠올리게 한다. ‘올드보이’의 감금실과 복도, 엘리베이터와 펜트하우스는 폭력의 장소이면서 치밀하게 설계된 미술 공간이었다. 보라색과 녹색, 어둠과 인공조명이 복수와 기억의 감정을 시각적으로 나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