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델리민주 갈무리,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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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N 김 규운기자] 정치적 선택의 시계는 겉보기보다 훨씬 빠르게 움직인다. ‘여론조사꽃’이 실시한 2025 대선 양자 가상대결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54.4%의 지지율로 무소속 한덕수 후보(30.8%)를 23.6%p 차이로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 수치로 보면 압승이지만, 이번 조사는 단지 누가 앞서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어떤 정치가 수렴되고 있고 어떤 정당 구조가 붕괴되고 있는가를 가늠하게 만든다.

전국구 수렴과 지역적 저항… 이재명은 통합했고, 한덕수는 분산을 상징했다

이번 조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전국 단위로 수렴되고 있는 이재명 지지의 확장력이다. 서울, 경기, 인천을 포함한 수도권과 충청권, 강원·제주까지 이재명 후보는 모두 과반 지지율을 획득했고, 최소 20%p 이상의 격차로 한덕수 후보를 앞섰다. 호남권에서는 78.4% 대 13.1%로 무려 65.3%p 격차를 기록하며, 지역 기반 정당성에서 사실상 경쟁이 성립되지 않았다.

이 같은 흐름은 특정 정당에 국한된 조직력의 결과라기보다는, 정치적 주도권이 어디에 집중되고 있는가에 대한 민심의 집단적 응답으로 해석해야 한다. 이재명 후보는 실질적으로 전국의 정치 구도를 통합 중이며, 한덕수 후보는 그에 맞설 전국 조직 기반이나 정당 연계력이 결여된 상태에서 고립적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유일하게 대구·경북에서 한덕수 후보가 우세한 결과는, 지역 보수층의 마지막 정서적 결집으로 볼 수 있지만, 이 역시 전국 흐름을 전환시킬 수 있는 전략적 의미를 갖기에는 규모와 밀도가 미약하다.

세대별 구조: 이재명의 대중성 vs 한덕수의 잔존 영향력

60대 이하 전 세대에서 이재명 후보가 안정적인 우위를 점한 것은 단순한 호감도를 넘어선 체제 이행에 대한 집단적 신뢰로 해석된다. 70세 이상에서는 한덕수 후보가 46.0%로 이재명 후보(37.6%)를 앞섰지만, 이는 고령층 정치 성향의 관성에 가깝다.

주목할 점은 고령층에서도 격차가 압도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윤석열 체제 붕괴 이후 보수 정치의 신뢰가 급격히 저하된 가운데, 고령층 일부도 더 이상 일방적 지지를 보내지 않고 있으며, 한덕수 후보에 대한 평가 역시 ‘국가 관료형 대안’에 머무르고 있음을 보여준다.

성별 격차는 존재하지 않았다. 남성(과반), 여성(과반) 모두 이재명 후보가 앞섰다. 이는 젠더 이슈를 중심으로 정치적 양극화가 반복됐던 지난 선거들과는 다른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는 증거이며, 정치의 중심축이 실질성과 복원 가능성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시사점을 제공한다.

사진=여론조사꽃,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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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념 지형: 진보는 통합, 중도는 수렴, 보수는 아직 정리되지 않았다

진보층에서는 이재명 후보가 88.1%라는 절대적 지지를 얻었다. 이는 단순한 결집이 아니라, 정치적 통합의 완결 단계에 도달했다는 의미다. 윤석열 정권 하의 사법 탄압과 공안정국에 대한 반사적 저항은 이제 전략적 지지로 전환되었고, 이재명 후보 외에 선택지가 없다는 구조적 인식이 굳어졌다고 해석할 수 있다.

중도층에서도 이재명 후보는 57.8%로 과반을 확보했다. 이는 중도 유권자가 현재 정치 환경에서 ‘정상화 가능한 정치’를 대표하는 인물로 이재명을 인식하고 있다는 사실을 명확히 보여준다. 중도는 원래 기울어진 쪽으로 쏠리기보다 안정적 대안을 선택하는 속성이 강한 층이다. 그런 중도층에서 이재명 후보가 과반 지지를 받았다는 것은, 대안으로서의 입지를 넘어서 정치 회복의 중심으로 수용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반면 보수층에서는 한덕수 후보가 59.9%로 과반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 수치조차도 김문수-한동훈-이준석 등으로 쪼개진 기존 보수 유권자 내 일부를 흡수한 결과이며, 정치적 확신에 의한 결집이라기보다는 상대적 부재에 따른 몰표 현상에 가깝다. 이재명 후보도 보수층에서 20.1%를 확보하며 비정통지지층 일부를 끌어안았고, ‘그 외 다른 인물’이 16.5%나 되는 점은 보수 내 대표성 공백을 여실히 드러낸다.

정당 지지층과 무당층: 조직과 여론의 틈, 그리고 미래 정치의 시그널

정당 지지층 분석에서 이재명 후보는 더불어민주당(95.7%), 조국혁신당(80.8%), 진보당(56.3%)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이는 진보진영 전반이 정치적 리더십을 사실상 단일화한 상태임을 보여준다.

반면,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한덕수 후보는 76.2%로 우위를 보였지만, 여전히 17.0%가 ‘그 외 다른 인물’을 선택했고, 3.0%는 ‘없다’고 응답했다. 정당의 조직적 기반조차 한 인물에게 집중되지 못한 점은, 국민의힘 내부의 정치적 공백 상태를 명백하게 드러내는 대목이다.

무당층에서 한덕수 후보가 31.7%로 가장 높았지만, ‘없다’(25.3%)와 ‘그 외 인물’(19.3%), 이재명 후보(18.3%)가 뒤를 이었다. 이는 무당층 유권자 다수가 여전히 유보적 태도를 보이고 있으며, 한덕수 후보에 대한 선택 역시 잠정적일 뿐 구조적 확신으로는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신호다. 무당층의 이 같은 ‘정치적 관망’은 대선 구도가 안정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암시한다.

5·18 앞 정치인은 누구인가…한덕수 전 총리, 시민단체 반발에 묘지 진입 실패 사진=2025 05.02 MBC 뉴스 영상 갈무리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5·18 앞 정치인은 누구인가…한덕수 전 총리, 시민단체 반발에 묘지 진입 실패 사진=2025 05.02 MBC 뉴스 영상 갈무리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이재명은 구조화됐고, 한덕수는 반사적 선택에 머물렀다

이번 양자 가상대결은 단순히 두 인물의 대결이 아니다. 한 인물은 정치적 구조 속에서 확정된 선택이고, 다른 인물은 반사적 가능성의 임시 대체물에 불과했다.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은 정당과 이념을 넘는 구조적 수렴의 결과였으며, 한덕수 후보의 수치는 국민의힘 경선 붕괴와 보수 내 공백이 만들어낸 일시적 결집의 산물이었다.

‘양자대결’이라는 형식은 여전히 유효하나, 실질적으로는 정치의 중심이 어디에 형성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단선 구조의 서사에 가까웠다.
한덕수 후보는 아직 전국정당의 후계자로서 구조적 기반을 갖추지 못했고, 이재명 후보는 이미 유권자의 정치 인식 속에서 현 체제 이후를 설명할 수 있는 유일한 정치언어로 작동하고 있다.

정치의 핵심은 누가 선두에 서 있느냐가 아니라, 누가 정치 질서를 재구성할 수 있느냐에 있다. 그리고 지금 민심은 그 능력을 한 인물에게만 부여하고 있다.

이번 조사는 ㈜여론조사꽃이 2025년 5월 3일부터 6일까지 4일간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5,001명을 대상으로 ARS 방식으로 실시한 여론조사다. 조사는 통신 3사(SKT 225,000건, KT 135,000건, LGU+ 89,659건 등 총 449,659건)의 무선가상번호를 활용해 진행됐으며, 성별·연령대·권역별 비례할당 후 무작위 추출 방식을 적용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0.8%포인트였으며, 응답률은 총 통화시도 165,178건 중 9.1%로 집계됐다. 가중값은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2025년 4월 30일 기준 주민등록 인구통계를 바탕으로 성별·연령대·권역별 인구 비중에 따라 셀가중 방식으로 산출했다.

보다 자세한 조사 결과 및 수치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