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10배 성장, SNS 군단의 성공과 피로… 디지털 럭셔리의 흥망
[KtN 임우경기자]발망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였던 올리비에 루스테잉은 지난 14년 동안 패션 산업의 운영 방식 자체를 바꿔놓은 인물로 평가된다. 24세의 나이에 프랑스 럭셔리 하우스의 수장을 맡은 루스테잉은 단순히 디자인만 혁신한 것이 아니라, 럭셔리 브랜드의 경제적 구조와 마케팅 문법을 새롭게 설계했다. 2011년 임명 당시 매출 약 3,040만 유로에 불과하던 발망은 2024년 기준 3억 유로를 돌파했다. 10배 이상 성장한 이 실적은 패션계에서 보기 드문 장기적 성공 모델로 기록됐다.
루스테잉 체제의 핵심은 ‘디지털 럭셔리’였다. 발망은 패션쇼장의 벽을 허물고, SNS를 중심으로 세계 시장과 직접 소통하는 구조를 구축했다. 인스타그램, 유튜브, 트위터를 브랜드 전략의 중심축으로 삼은 시도는 전통적인 럭셔리 하우스에서는 낯선 행보였다. 그러나 루스테잉은 이를 통해 발망을 글로벌 문화 브랜드로 확장시켰다. 디지털을 기반으로 한 마케팅은 단순한 홍보 수단이 아닌 브랜드 정체성의 일부가 됐다.
가장 상징적인 사례가 ‘발망 아미(Balmain Army)’였다. 킴 카다시안, 비욘세, 리하나, 켄달 제너 등 세계적인 셀러브리티를 중심으로 구성된 이 네트워크는 하나의 커뮤니티로 작동했다. 루스테잉은 발망을 입는 순간 곧 ‘발망 세계의 일원’이 된다는 개념을 제시했다. 런웨이는 더 이상 기자와 바이어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었다. 팬덤을 중심으로 한 ‘참여형 럭셔리’의 무대가 됐다. 럭셔리 브랜드의 마케팅은 제한된 초대에서 대중적 참여로 전환됐고, 발망은 그 흐름의 선두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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