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가 곧 커뮤니티가 된 시대, 팬덤이 럭셔리 시장의 성장 엔진이 되다

[KtN 임우경기자]발망의 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올리비에 루스테잉이 구축한 ‘발망 아미(Balmain Army)’는 단순한 마케팅 개념이 아니라, 럭셔리 산업 구조를 재편한 사회적 실험이었다. 루스테잉은 브랜드와 소비자의 관계를 일방적인 전달에서 양방향 네트워크로 전환시켰다. SNS를 통해 형성된 디지털 공동체는 전통적 럭셔리 소비 패턴을 완전히 뒤집었다. 발망 아미는 디자이너와 셀러브리티, 그리고 전 세계 팬이 동시에 브랜드를 공동 생산하는 모델로 작동했다.

발망 아미의 본질은 참여와 공감에 있었다. 루스테잉은 특정 인물의 팬덤이 아닌, 브랜드의 세계관에 공감하는 공동체를 만들었다. 런웨이와 SNS, 광고와 콘텐츠가 하나의 서사 구조로 묶였다. 인플루언서가 콘텐츠를 확산하고, 소비자는 그 안에서 정체성을 표현했다. 럭셔리 소비가 물리적 제품 구매를 넘어 ‘디지털 소속감’으로 확장된 것이다. 발망의 SNS 팔로워 수는 수백만 명을 돌파했고, 디지털 캠페인 영상은 수억 회 이상 재생됐다. 패션 브랜드가 미디어의 주체가 된 대표적 사례였다.

루스테잉 체제의 발망은 럭셔리 브랜드가 ‘소비자 중심 미디어 기업’으로 전환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팬덤은 브랜드를 소비하는 동시에 스스로 홍보하는 역할을 했다. 발망을 착용한 셀러브리티의 이미지가 SNS를 통해 퍼지면, 팬들은 그 콘텐츠를 다시 재가공해 새로운 의미를 부여했다. 소비자 참여형 마케팅이 자연스럽게 형성된 셈이다. 이러한 구조는 패션 브랜드의 마케팅 비용을 절감하고, 동시에 브랜드 충성도를 강화하는 효과를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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