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의 기준을 재설계하는 20대의 새로운 인간관계법
[KtN 정석헌기자]사회가 빠르게 변하고 불안정성이 커지면서 20대의 관계 맺기 방식은 이전과 다른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 더 많은 사람을 만나고 인맥을 넓히는 것이 가치로 여겨지던 분위기 속에서 현재의 20대는 관계를 압축하고 있다. 잦은 만남을 유지하지 않는 관계라면 친구 범주에서 제외하는 흐름도 확인된다. 불필요한 갈등과 감정 소모를 최소화하기 위해 관계의 문턱을 높이는 방식이다. 이 변화는 단순한 개인 취향이 아니라 사회 구조의 변화에 따른 합리적 대응으로 읽힌다.
한동안 대두한 인간관계에 대한 피로감과 소진감은 더 이상 특정 집단만의 문제가 아니다. 경제 상황이 불안정할수록 감정 자원을 관리하는 전략적 태도가 강화된다. 취업과 진로 문제로 마음의 여유가 줄어든 상황에서 불확실한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시간과 에너지를 어디에 어떻게 써야 하는지 더욱 민감하게 계산한다. 감정 노동이 큰 관계를 줄이는 것이 하나의 생존 방식이 된 셈이다.
과거에는 친구 수가 사회적 성공의 은유처럼 기능했다. SNS 팔로워 숫자와 좋아요 개수는 관계의 넓이를 증명하는 지표였다. 그러나 현재의 20대는 이러한 양적 지표를 신뢰하지 않는다. 인맥이라는 단어가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이들은 서로를 깊게 이해하고 안정감을 주는 관계를 선호한다. 건조한 표현을 빌리자면 실질적인 도움과 지지를 주고받지 않는 연결은 자주 정리된다. 관계의 효율성이 중요한 판단 근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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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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