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깐느 박’ 박찬욱, 한국인 최초 칸 심사위원장…황금종려상 열쇠 쥐다
박찬욱 감독, 제79회 칸 영화제 심사위원장 위촉 “아시아 감독 역대 두 번째”
“한국 영화의 승리” 박찬욱, 칸 심사위원장 선임 소식에 세계 영화계 ‘술렁’
[KtN 신미희기자] 세계 영화사의 흐름을 주도해 온 박찬욱 감독이 한국인 최초로 칸 국제영화제의 심사위원장에 위촉되며 한국 영화의 위상을 다시 한번 전 세계에 각인시켰다.
영화감독 박찬욱이 제79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심사위원장으로 위촉됐다고 25일 현지 시각 AP통신과 AFP통신 등 주요 외신이 일제히 보도했다. 칸 영화제에서 한국인이 심사위원장을 맡는 것은 영화제 창설 이래 이번이 처음이며 아시아 감독으로서는 2006년 홍콩의 왕가위 감독 이후 두 번째로 기록되는 역사적인 쾌거다. 박찬욱 감독은 이번 위촉을 통해 세계 영화계 최고의 영예인 황금종려상 수상작을 최종 결정하는 심사위원단을 진두지휘하게 된다.
칸 영화제 조직위원회는 공식 성명을 통해 박찬욱 감독의 위촉 배경을 상세히 밝혔다. 이리스 크노블로흐 조직위원장과 티에리 프레모 집행위원장은 박찬욱 감독이 지닌 독창적인 시각과 탁월한 연출력을 높이 평가하며 기묘한 운명에 놓인 인간의 다층적인 심리를 포착하는 그의 능력이 현대 영화사에 잊을 수 없는 순간들을 선사해 왔다고 극찬했다. 특히 이번 위촉이 박찬욱 감독 개인의 성취를 넘어 우리 시대의 본질적인 질문을 깊이 있게 탐구해 온 한국 영화 전반의 위상을 조명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박찬욱 감독은 칸 영화제와 오랜 시간 깊은 인연을 맺으며 거장의 입지를 다져왔다. 2004년 영화 올드보이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하며 전 세계에 이름을 알린 것을 시작으로 2009년 박쥐로 심사위원상, 2022년 헤어질 결심으로 감독상을 거머쥐며 칸의 남자로 불려 왔다. 2017년에는 경쟁 부문 심사위원으로 참여해 안목을 과시한 바 있으며 이번에는 심사위원단장으로서 그 정점을 찍게 됐다. 박찬욱 감독은 위촉 소식에 대해 증오와 분열이 만연한 시대에 영화관이라는 공간에서 함께 영화를 보는 행위가 마음을 움직이고 보편적인 연대감을 형성할 수 있다고 믿는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번 위촉은 단순히 한 개인의 영예를 넘어 한국 영화가 세계 주류 영화계의 의사결정 중심부에 진입했음을 상징하는 사건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한국 영화인들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사례는 있었으나 영화제의 정체성을 결정하는 위원장직을 맡은 것은 한국 영화가 가진 문화적 영향력이 세계 영화계의 표준으로 인정받았음을 의미한다.
박찬욱 감독의 선임은 글로벌 무대에서 K-컬처의 지속 가능성을 확인시켜주는 동시에 한국 영화가 나아갈 새로운 지평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제79회 칸 국제영화제는 오는 5월 12일부터 23일까지 프랑스 남부 휴양도시 칸에서 열릴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