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UAE는 소비시장 넘어 유통·자본·언어의 교차점…K콘텐츠 확장은 아랍어권 플랫폼과 남반구 교역망 안에서 재설계
[KtN 전성진기자]호르무즈 해협의 통항 불안은 중동을 위험지역으로 다시 불러냈지만, 같은 중동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UAE는 아프리카·남아시아·아시아를 잇는 교역 거점으로 움직이고 있다. 인도 정유사들이 호르무즈 차질 이후 중남미와 아프리카산 원유 구매를 늘린 흐름은 아시아 수입국이 공급망을 다시 짜기 시작했다는 신호다. 에너지 항로가 흔들리는 동안 걸프 국가는 항만, 물류, 금융, 콘텐츠, 관광을 묶어 글로벌사우스의 새 연결축을 넓히고 있다.
한국의 중동 전략도 사우디와 UAE에 콘텐츠를 파는 수준에서 멈출 수 없다. 중동은 아랍어권 시장이고, 걸프 자본의 출발점이며, 남아시아 노동·소비 네트워크와 북아프리카 인구시장이 만나는 지대다. 한국 드라마와 K팝, 웹툰, 게임이 사우디·UAE에서 자리를 잡는다는 것은 단순히 두 나라의 소비자를 확보한다는 뜻이 아니다. 아랍어 자막과 더빙, 플랫폼 계약, 공동제작, 공연·관광·브랜드 협업을 통해 아프리카와 남아시아까지 이어지는 문화 유통망에 들어간다는 의미다.
글로벌 교역의 무게중심도 이 흐름을 뒷받침한다. 유엔무역개발회의는 남남무역이 2024년 6조 달러를 넘어 전 세계 상품 교역의 약 4분의 1을 차지했고, 2025년에도 남남무역이 세계 평균보다 빠르게 늘었다고 집계했다. 개발도상국 간 교역이 세계 무역의 부수적 흐름이 아니라 성장축으로 올라섰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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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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