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렌시아가 3차원 인체 스캔부터 아이리스 반 헤르펜 입자가속기까지…몸의 윤곽을 새로 짠 파리 쿠튀르 4일
[KtN 박인경기자]흰 드레스 안으로 팔과 허리, 다리의 윤곽이 사라졌다. 목 아래에서 시작한 원단은 바닥까지 넓게 퍼졌고 밑단 사이로 발만 드러났다. 피에르파올로 피치올리(Pierpaolo Piccioli)가 발렌시아가에서 처음 선보인 오트 쿠튀르는 옷으로 몸매를 돋보이게 하는 대신 사람을 거대한 외곽 안에 넣었다. 같은 주간 스키아파렐리는 실리콘으로 피부를 다시 만들었고, 아이리스 반 헤르펜은 옷에 전기를 가두기 위해 입자가속기를 사용했다. 2026-27 가을·겨울 파리 오트 쿠튀르는 인체를 노출하고, 감싸고, 부풀리고, 지우는 방식으로 몸과 옷의 관계를 다시 다뤘다.
파리 오트 쿠튀르 위크는 7월 6일부터 9일까지 나흘간 열렸다. 공식 일정에는 스키아파렐리, 아이리스 반 헤르펜, 디올, 샤넬, 발렌시아가를 포함한 30개 하우스가 이름을 올렸다. 새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의 컬렉션도 이어졌다. 발렌시아가의 피치올리, 디올의 조나단 앤더슨(Jonathan Anderson), 샤넬의 마티외 블라지(Matthieu Blazy)가 각 하우스의 제작 기술을 새로운 옷으로 풀어냈다.
발렌시아가는 3차원으로 신체를 측정한 뒤 새로운 마네킹을 만들고, 가죽과 캐시미어를 손으로 성형했다. 몸에 옷을 맞추는 통상적인 맞춤 제작에서 한발 더 나아가 착용자의 몸 주위에 어느 정도의 공간을 남길지 먼저 정했다. 커다란 소매와 둥근 등, 넓은 밑단은 사람의 실제 체형을 따라가지 않았다. 내부에서 잡은 형태가 신체를 둘러싸면서 모델은 드레스의 중심에 남았지만 겉으로 드러나는 윤곽에서는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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