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OST Valuables 2026, 해외 바이어 자유 상담·세컨드 럭셔리관 첫 구성…디자이너 회원전과 온라인 판매 접점까지 확대
[KtN 박준식기자]8월 14일부터 16일까지 서울 코엑스 마곡에서 열린 ‘THE MOST Valuables 2026’은 파인주얼리만 진열하는 전시회에서 한발 더 나갔다. 다이아몬드·루비·사파이어·진주·금·은·백금 등 전통적인 보석·귀금속에 패션 액세서리와 시계, 제조 장비, 3D 솔루션, 온라인·맞춤형 서비스 플랫폼까지 전시 품목에 포함됐다. 해외 바이어 수출상담회와 한국귀금속보석디자인협회 회원전, 세컨드 럭셔리 명품관, 주얼리 체험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됐다.
행사를 맡은 엑스포럼(EXPORUM) 전시사업본부 고영균 부장은 올해가 5회째라고 설명했다. 고 부장이 이번 전시에서 가장 먼저 언급한 변화는 품목의 확장이다. “원래 파인주얼리가 가장 메인 아이템이긴 한데, 그 이외에도 새로운 아이템을 섭외하려고 많이 노력했다”고 말했다. 전시회 경쟁력이 완제품의 숫자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는 판단이 반영됐다. 고영균 부장의 소속과 직책은 엑스포럼 전시사업본부 부장이다.
파인주얼리는 여전히 중심에 있지만 전시회 안에서 맡는 기능은 달라지고 있다. 제조업체에는 신제품을 보여주는 자리이면서 해외 유통망을 만나는 창구가 되고, 디자이너에게는 상업 제품과 다른 작품을 선보이는 공간이 된다. 소비자에게는 주얼리를 구매하는 장소뿐 아니라 프리오운드 럭셔리와 스타일링, 체험을 한꺼번에 접하는 공간으로 범위가 넓어졌다. THE MOST가 올해 구성한 프로그램도 공급자와 바이어, 디자이너와 일반 관람객을 한 전시장 안에서 각각 다른 방식으로 연결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해외 바이어 운영에서는 정해진 상담표에 따라 업체를 순차적으로 만나는 방식보다 선택의 자율성을 높였다. 고 부장은 해외 바이어가 먼저 전시장을 둘러보고 관심 있는 제품과 업체를 찾도록 한 뒤 필요할 때 미팅을 연결한다고 설명했다. 올해는 스리랑카뿐 아니라 태국과 일본 등 여러 국가에서 바이어가 방문했으며, 행사 측은 관심 업체와의 만남을 일부 조율하는 방식으로 운영했다.
공식 수출상담 프로그램에는 해외 빅바이어와 국내 참가사의 오프라인 1대1 상담이 포함됐다. 실제 운영에서는 바이어에게 전시장 탐색 시간을 먼저 주고 관심이 생긴 업체와 접촉하도록 한다는 게 고 부장의 설명이다. 주얼리는 디자인과 소재, 가격대가 세분화돼 있어 바이어가 사전에 지정된 기업만 만나는 방식보다 전시장 전체를 비교한 뒤 제품을 고르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해외 대형 주얼리 전시회 역시 제품 진열만으로 기능하지 않는다. 홍콩무역발전국(HKTDC)의 Hong Kong International Jewellery Show는 오프라인 전시와 온라인 비즈니스 접점을 결합한 ‘EXHIBITION+’ 형식을 운영하고 있다. 국제 주얼리 전시가 현장 상담을 유지하면서도 전시 전후의 온라인 접점을 늘리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 홍콩에서 열리는 JGW September도 2026년 기준 3100개가 넘는 참가업체와 140개가 넘는 국가·지역의 바이어 네트워크를 내세우며 국제 소싱 플랫폼의 역할을 전면에 두고 있다.
고 부장이 인터뷰에서 반복해 언급한 부분도 판매 채널의 변화였다. 과거에는 특정 지역이나 매장을 방문해 제품을 보고 구매하는 방식이 중심이었다면 온라인과 SNS를 통한 제품 노출과 판매 비중이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해외 관계자나 국내 셀러를 초청해 참가업체 제품을 온라인에서 소개하고 판매할 수 있도록 연결하는 활동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얼리처럼 실물 확인이 중요한 품목에서 오프라인 전시의 역할이 사라지는 방향과는 다르다. 금속의 광택과 중량, 보석의 색과 세팅, 체인과 잠금장치의 착용감은 사진이나 짧은 영상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전시장에서 제품을 직접 확인한 뒤 온라인 채널에서 추가 판매를 이어가는 구조라면 오프라인 전시는 거래의 종착점보다 새로운 유통 관계를 만드는 출발점에 가까워진다. 홍콩 국제 전시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함께 운영하는 것도 주얼리 산업에서 두 채널의 기능을 병행하는 흐름을 보여준다.
디자이너와 제조업체를 연결하는 전시도 계속됐다. 한국귀금속보석디자인협회 회원전은 부스 1020에서 행사 사흘 동안 운영됐다. 고 부장은 협회 회원전에 참여하는 작가 상당수가 주얼리 디자인을 전공했거나 현업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어 상업 제품과는 다른 조형성과 화려한 디자인을 보여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협회와 회원전을 함께 운영한 기간도 3~4년 정도라고 밝혔다.
완성된 주얼리를 판매하는 기업과 디자이너의 작품을 같은 전시 안에 배치하면 역할도 달라진다. 제조기업은 시장성이 검증된 제품과 생산 역량을 보여줄 수 있고, 디자이너는 양산 조건에서 벗어난 형태와 소재 조합을 제시할 수 있다. 바이어 입장에서는 완제품을 고르는 동시에 향후 협업할 디자이너와 새로운 디자인 방향을 탐색할 여지가 생긴다. 고 부장이 K주얼리의 해외 확장 과정에서 디자인 회원전을 지속하는 배경도 제품 거래와 디자인 인력의 접점을 함께 확보하는 데 있다.
올해 처음 마련한 세컨드 럭셔리 명품관도 기존 주얼리 전시의 경계를 넓힌 구성이다. 부스 1000에 마련된 특별관은 검증된 프리오운드 명품을 내세워 지속가능한 럭셔리 소비와 새로운 스타일링을 제안하는 공간으로 운영됐다. 고 부장은 국내 주요 명품 브랜드가 주얼리 전문 전시에 직접 참가하는 경우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일반 관람객이 높은 가격대의 럭셔리 제품을 함께 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세컨드 럭셔리를 전시장 안으로 들인 결정은 주얼리 소비가 신제품만을 중심으로 움직이지 않는 현실과도 연결된다. 명품 시계와 주얼리, 가방 등은 신제품과 프리오운드 제품이 서로 다른 유통망에서 거래돼 왔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모두 패션과 자산 가치, 스타일링이라는 한 소비 영역에 놓인다. THE MOST는 올해 프리오운드 럭셔리를 별도 특별관으로 편성하면서 전통적인 보석·귀금속 전시와 2차 럭셔리 시장을 한 공간에 배치했다.
체험 프로그램까지 포함하면 전시회의 관람 동선도 구매 상담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행사장에는 900~905번 부스에 ‘주얼리 체험 놀이터’가 설치돼 여섯 가지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8월 15일에는 퍼스널컬러와 이미지컨설팅을 이용해 개인에게 맞는 컬러와 스타일을 찾는 프로그램도 열렸다. 주얼리를 상품 진열대에서 고르는 방식에 개인의 컬러와 스타일, 착용 경험을 접목한 구성이다.
고영균 부장이 바라보는 전시회의 방향은 파인주얼리의 비중을 낮추는 데 있지 않다. 파인주얼리를 중심에 두면서 해외 바이어, 온라인 판매, 디자이너 작품, 프리오운드 럭셔리와 소비자 체험을 옆에 붙여 거래의 접점을 늘리는 방식이다. 해외 바이어에게는 자유롭게 제품을 찾을 시간을 주고, 참가업체에는 상담과 온라인 판매 통로를 제공하며, 일반 관람객에게는 기존 주얼리 전시에서 보기 어려웠던 상품군과 체험을 더했다.
고 부장은 인터뷰 말미에 많은 관람객과 구매가 참가기업의 매출과 업계 활성화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5회째를 맞은 THE MOST의 2026년 구성은 전시 규모를 키우는 방식보다 거래 경로를 여러 갈래로 만드는 쪽에 가까웠다. 해외 바이어가 직접 제품을 고르고, 디자이너 작품이 상업 제품과 함께 놓이며, 프리오운드 럭셔리와 온라인 판매가 전시장 안으로 들어왔다. K주얼리의 해외 판로도 한 번의 수출상담에서 끝나는 구조보다 오프라인 전시와 온라인 판매, 디자인 협업을 이어 붙이는 방향으로 넓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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