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은 밝기를 넘어 공간의 인상과 생활의 질을 결정하는 디자인 요소로 변화
보치 14 Mirror와 밀라노 유로루체에서 읽히는 반사·수공예·개인화의 흐름, 아름다움과 사용성의 균형
[KtN 임민정기자]2026년 10월 프랑스 파리에서 공개된 보치(Bocci)의 '14 Mirror'는 불을 켜고 끄는 행위에 따라 외관이 달라지는 조명이다. 전원을 끄면 은색 유리 구체가 주변을 비추는 거울이 되고, 내부 광원이 밝아지면 반사 표면을 통과한 빛이 드러난다. 같은 조명이지만 실내의 밝기와 관찰 위치에 따라 서로 다른 물체처럼 느껴진다.
작은 유리 구체가 드러내는 변화는 오늘날 조명 디자인을 생각하게 한다. 전구의 밝기와 등기구의 형태만으로 조명을 평가하던 시대에서 벗어나 빛이 공간에 퍼지는 방식, 조명이 꺼진 뒤 남는 외관, 사람의 움직임에 따라 달라지는 시각적 경험까지 디자인의 영역에 들어왔다.
실내에서 조명은 오랫동안 공간의 부속물에 가까웠다. 천장에 매달린 등기구는 바닥과 가구를 밝히고, 벽에 설치된 조명은 필요한 곳에 빛을 공급했다. 장식적인 샹들리에나 조각적인 스탠드도 있었지만, 기능과 장식은 비교적 분명하게 구분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