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과 재고 관리에서 의사결정까지 확산되는 AI…회의·결재·숙련 중심의 직장문화 변화

생산성 향상 뒤에 남은 노동시간과 기술 전수, 책임과 보상…기업의 효율과 노동자의 삶 사이

[KtN 김상기기자]인공지능(AI)을 도입한 국내 제조 사업장 42곳의 생산성이 평균 30.1% 높아지고 불량률은 15.5% 낮아졌다. 2026년 8월 정부가 발표한 AI팩토리 선도사업의 초기 성과다. 반도체와 자동차, 조선 등 주요 제조업에서 AI가 품질검사와 설비관리, 생산공정에 적용되면서 작업시간을 줄이고 불량품을 찾아내는 능력이 개선됐다. 공장에서 사람이 직접 수행하던 업무의 일부를 컴퓨터가 처리하기 시작한 것이다.

생산성이 높아졌다는 수치만으로 노동자의 하루가 얼마나 달라졌는지는 알 수 없다. 검사에 필요한 시간이 줄었다고 근무시간도 그만큼 단축되는 것은 아니다. 반복적인 작업을 자동화한 뒤 기존 인력을 다른 업무에 배치할 수도 있고, 같은 인원으로 더 많은 생산량을 처리하도록 운영할 수도 있다. AI가 절약한 시간이 노동자의 휴식으로 돌아갈지, 기업의 생산량 증가로 이어질지는 기술보다 조직의 운영 방식에 달려 있다.

2026년 10월 맥킨지가 발표한 공급망 AI 전문가 대담에서는 생산계획을 세우는 방식의 변화가 구체적으로 거론됐다. 과거에는 주문과 재고를 정리하고 정해진 회의에서 생산계획을 확정했다. 판매량이 예상과 다르게 움직이거나 원자재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 담당자가 자료를 다시 모으고 관련 부서와 협의해야 했다. AI 에이전트가 주문과 재고, 물류 정보를 계속 분석하면 상황이 달라질 때마다 계획을 수정할 수 있다. 매주 정해진 날짜에 계획을 세우던 업무가 필요한 순간마다 판단하는 방식으로 바뀔 가능성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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