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대 도의원, 공무직협의회 간담회서 “31개 시·군 격차 확인… 시정 요구할 것”
공무직위원회 출범·’라이프 ROI’ 흐름과 맞물린 일터의 가성비 논쟁
[KtN 임우경기자] '정규직' 이름표를 달고도 일터를 떠날 궁리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 공공서비스를 현장에서 떠받치는 공무직 노동자들이다. 경기도의회 경제노동위원회 이기대 의원(더불어민주당, 고양9)은 20일 도의회 소회의실에서 경기지역자치단체공무직협의회와 간담회를 열고 31개 시·군 공무직의 처우 격차 해소와 경기도 차원의 소통 체계 구축 방안을 논의했다.
간담회 현장, 공식 소통 창구가 쟁점으로
이날 자리에는 김영준 협의회 의장 등 관계자 10명과 장태환 위원장을 비롯한 경제노동위원회 도의원 6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공무직 노동 현장의 현안을 공유하고, 경기도와의 공식 소통 창구 개설과 정례 간담회 운영 같은 실질적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이 의원은 "도내 31개 시·군의 공무직 노동자들이 지역별로, 담당 업무 분야별로 임금과 복지, 처우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동일하거나 유사한 공공서비스를 수행하는 노동자들이 소속 지방자치단체나 업무 분야에 따라 다른 처우를 받는 현실을 보며 개선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다"고 밝혔다.
행정사무감사에서 검증, 미흡하면 시정 요구
이 의원은 다가오는 행정사무감사에서 경기도의 관련 정책과 지원 실태를 철저히 검증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른 광역자치단체와 비교해 부족한 부분은 집행부에 분명하게 시정을 요구하겠다는 입장이다. 협의회에는 현장의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모아 협의체 운영에 힘써 달라고 당부했다.
숫자로 보는 격차, 수당 2종 vs 6종
문제 제기의 근거는 이미 보도로 드러난 바 있다. 경기일보 집중취재에 따르면 경기도 공무직원은 2017년 443명에서 2024년 1,461명으로 7년 새 3배 넘게 늘었다. 그러나 행정사무직 기준 수당은 정액급식비와 명절휴가비 두 가지뿐이다. 같은 보도에서 광주광역시는 정근수당 등 6종을, 충남은 교통보조비까지 지급하는 것으로 비교됐다.
임금 구조도 도마에 올랐다. 같은 보도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경기도 공무직 30호봉 연봉은 3,237만 원으로 17개 시·도 중 최하위였고, 전남(6,029만 원)과는 두 배가량 차이가 났다. 도 관계자는 호봉표가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설계돼 초반 호봉은 타 지자체보다 높지만 이후 상승폭이 좁아지는 구조가 됐다며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는 2022~2024년 기준 자료여서, 이후 개선 여부는 이번 감사에서 확인해야 할 대목이다.
중앙에서도 움직임… 공무직위원회 3년 만에 재출범
공공부문 처우 격차는 중앙 정책 의제로도 올라섰다. 정부는 지난 9월 18일 국무총리 소속 법정기구인 공무직위원회를 3년 만에 출범시켰다. 노동부는 2024년 기준 공무직을 80만 명 이상으로 추산하며, 위원회는 출범 후 정확한 실태조사에 나선다. 분야별 협의회에는 지방자치단체 분야도 포함됐다. 올해 6월에는 정부가 기간제 노동자에게 최저임금의 118% 수준 '적정 임금'을 추진하자, 공무직 노조가 "우리도 올려 달라"고 나서기도 했다.
'라이프 ROI'로 읽는 일터의 가성비
공무직 처우 논란은 소비·노동 트렌드와도 맞닿아 있다. '트렌드 코리아 2027'은 내년 소비 흐름을 설명하는 10대 키워드 가운데 하나로 '라이프 ROI'를 꼽았다. 투자 대비 수익률을 따지는 사고가 돈을 넘어 시간, 인간관계, 직장 등 삶 전반으로 번지는 현상을 가리킨다. 내가 들인 시간과 노력만큼 얻는 것이 있는지 따지고, 그렇지 않으면 떠나는 태도가 일상화됐다는 분석이다.
경기도 공무직 현장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나타난다. 경기일보 보도에 따르면 황미영 경기도청공무직노동조합 위원장은 공무원과 공무직의 대우 차이가 커서 취직 후 2~3년 안에 이직을 준비하는 직원이 대부분이라고 밝혔다. 같은 보도에서 도내 공무직 30호봉 연봉(2022년 기준 3,237만 원)은 17개 시·도 가운데 최하위로 확인됐다. 임금 상승폭이 작은 구조에서 근속의 보상이 크지 않다고 느끼는 노동자가 늘고 있다는 뜻이다.
다만 이는 지난해 10월 보도 시점의 노조 측 진단이다. 도내 공무직의 이직 규모를 보여주는 공식 통계는 확인되지 않는다. 격차 해소가 실제로 이탈을 줄이는지는 향후 감사와 연구용역 결과로 가려질 전망이다.
격차는 복지가 아니라 서비스 연속성의 문제
첫째, 처우 격차는 근속 이탈로 이어질 때 조리·시설관리·행정보조 같은 공공서비스의 연속성 문제가 된다. 둘째, 도가 연구용역에서 직무 분석과 17개 시·도 비교를 진행한다면 결과 공개 시점이 곧 정책 의지의 척도가 된다. 셋째, 시·군 소관 사항이 많아 도가 가이드라인과 재정 지원 중 어디까지 맡을지 정리가 필요하다.
이번 간담회는 방향 제시에 가깝다. 격차를 입증할 최신 수치, 개선 시한, 재원 방안이 공개되지 않았다. 한 직군의 인상이 다른 직군의 요구로 번지는 도미노 우려도 있다. 참석 의원이 모두 같은 정당 소속이라 초당적 공감대 확보도 숙제다.
그럼에도 의미는 분명하다. 첫째, 문제를 상시 의제로 만들 창구를 제안했다. 둘째, 감사라는 제도적 수단으로 검증을 예고했다. 셋째, 공무직위원회라는 중앙 틀이 마련된 시점에 광역 단위 논의를 시작했다. 정례 간담회가 정착되고 감사에서 비교 데이터가 공개되면 현장 목소리가 정책 근거로 쌓일 수 있다. 격차 해소가 선언에 그칠지 제도로 이어질지는 이번 행정사무감사가 첫 시험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