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과 영상의 경계를 넘은 참여, 소비자가 창작자로 이동하다

‘케데헌’ 빌보드 3위·방탄소년단 10위…K팝 OST와 라이브 앨범의 글로벌 반격  사진=2025 07.28  넷플릭스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케데헌’ 빌보드 3위·방탄소년단 10위…K팝 OST와 라이브 앨범의 글로벌 반격  사진=2025 07.28  넷플릭스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김동희기자]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성장 동력은 제작사와 플랫폼이 주도해왔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등장한 변화는 이 권력 구조를 근본적으로 흔들고 있다. 팬덤은 단순한 구매 집단을 넘어 자발적 창작자이자 유통자가 되고 있다. 영상 시청과 음원 스트리밍에 머물던 팬덤은 캐릭터를 활용한 2차 창작, 밈 확산, 커뮤니티 제작 활동을 통해 산업의 새로운 주체로 부상했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KPop Demon Hunters와 에픽게임즈 포트나이트 협업은 이러한 변화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협업 직후 이용자는 루미, 미라, 조이를 아바타로 활용해 영상을 제작했고, 데몬 러시 모드 장면은 밈으로 재가공되어 소셜 플랫폼 전반에 퍼졌다. 팬덤이 생산한 콘텐츠는 마케팅 예산 없이도 글로벌 확산을 이끌었다.

팬덤 소비의 구조적 전환

K-pop 팬덤은 음반 구매와 콘서트 참여를 통해 경제적 기여를 해왔다. 현재 팬덤은 아이템 구매, 인게임 활동, 파생 콘텐츠 제작으로 활동 범위를 넓혔다. 포트나이트 협업에서 제공된 800~2500 V-Bucks 가격대 아이템은 소비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루미와 미라의 코스튬을 보유한 이용자는 커뮤니티 내에서 특정 정체성을 드러냈고, 아이템 조합은 창의성과 소속감을 표현하는 방식으로 기능했다.

아이템 소비는 사회적 신호로 작용했다. 특정 캐릭터를 선택한 이용자는 온라인에서 동일한 팬덤 집단과 관계를 형성했고, 플레이 기록과 영상은 팬덤의 결속을 강화했다. 소비 행위가 곧 팬덤 활동의 증거가 되면서 충성도는 경제적 가치로 환산됐다.

창작과 확산의 동력

포트나이트의 크리에이티브 모드와 UEFN 환경은 팬덤 창작 활동의 중심이 됐다. 일부 이용자는 KPop Demon Hunters 세계관을 재현한 맵을 직접 제작했고, 커뮤니티는 이를 공유하며 자발적인 확산을 유도했다.

유튜브와 틱톡, 인스타그램에는 협업 캐릭터를 활용한 영상과 밈이 쏟아졌다. 팬덤이 만들어낸 콘텐츠는 IP 가치를 증폭시키며 신규 이용자 유입까지 촉발했다. 제작사와 플랫폼이 주도하는 광고보다 팬덤이 자발적으로 생산한 창작물이 더 빠른 속도로 세계 시장에 확산되었다.

기업 전략과 팬덤의 위상

넷플릭스와 에픽게임즈는 팬덤 창작 활동을 단순 부수 효과로 보지 않았다. 포트나이트는 팬덤이 제작한 콘텐츠의 노출 경로를 넓혔고, 공식 채널은 팬 영상과 밈을 재공유했다. 넷플릭스는 시청 데이터를 게임 접속 데이터와 결합해 교차 마케팅 전략을 실행했다.

팬덤은 전략적 자산으로 인식됐다. 기업은 팬덤을 광고와 홍보 비용을 줄이는 파트너로 활용했다. 과거 일방적 비용 투입 구조는 팬덤 자발적 제작물이 기업의 마케팅을 대신하는 구조로 이동했다. 이로 인해 팬덤 경제는 산업의 비용 구조를 재편하고 있다.

권리와 보상의 불균형

팬덤 창작물은 기업 매출 증대에 기여하지만, 권리와 보상 체계는 마련되지 않았다. 팬이 제작한 영상은 저작권 침해로 삭제될 위험에 놓였고, 공식 홍보에 활용되더라도 제작자는 대가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팬덤의 열정은 기업 수익으로 전환되지만, 기여도에 상응하는 보상 구조가 결여되면 장기적으로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 팬덤과 기업이 협력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창작 권리를 존중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팬덤 경제의 구조적 의미

팬덤 경제는 제작사 중심의 산업 구조를 재편한다. 제작사와 플랫폼이 주도하던 유통 구조는 팬덤 창작과 확산 활동에 의해 분산되고 있다. 소비자와 제작자의 경계가 희미해지면서, 기업은 팬덤을 파트너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환경에 직면했다.

포트나이트와 KPop Demon Hunters 협업은 이 변화를 실증적으로 보여준다. 팬덤이 생산한 콘텐츠는 글로벌 확산을 이끌었고, 공식 채널은 이를 흡수했다. 기업에게 팬덤은 경쟁력이면서 동시에 잠재적 리스크가 되는 존재로 자리매김했다.

KtN 리포트

팬덤은 소비자에서 창작자로, 참여자에서 경제 주체로 변모하고 있다. 포트나이트와 KPop Demon Hunters 협업은 이러한 흐름을 집약적으로 드러냈다. 아이템 구매는 정체성 표현으로 전환됐고, 팬덤이 제작한 콘텐츠는 마케팅과 수익 모델의 일부가 되었다.

그러나 권리와 보상 문제는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 팬덤의 창작 활동이 존중되지 않으면 팬덤 경제는 충돌을 내포한 구조로 남을 수밖에 없다.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세계 시장에서 장기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팬덤 경제의 변화를 제도적으로 수용하고 창작자 권리를 존중하는 규범을 마련해야 한다.

팬덤 경제는 일시적 유행이 아니라 산업 구조를 새롭게 규정하는 토대다. 제작사와 플랫폼, 기획사와 팬덤이 어떤 방식으로 역할을 재조정하느냐에 따라 K-pop과 한류의 미래 경제적 가치가 결정될 것이다.

저작권자 © KtN (K trendy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