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레지던스 경쟁이 만든 과열 시장의 구조
브랜드 경험이 부동산 가격을 결정하는 현상, 지속 가능한가
[KtN 김상기기자]최근 마이애미 초고가 주거 시장에서는 자동차 브랜드를 내세운 부동산 개발이 하나의 흐름으로 자리 잡는 모양새를 보인다. 포르쉐, 벤틀리, 애스턴마틴, 람보르기니, 파가니까지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잇달아 주거 시장에 참여하고 있다. 주거 공간이 아닌 자동차를 생산하던 제조 기업들이 앞다퉈 부동산 시장으로 확장하는 움직임은 단순한 브랜드 다양화 전략을 넘어서 초고가 자산의 성격 변화를 반영하는 사례로 주목된다. 파가니 레지던스 등장도 이런 경쟁 구도 속에서 발생한 결과다.
포르쉐 디자인 타워는 2017년 완공 이후 자동차 브랜드 주거 시장의 상징적 지표가 됐다. 거주자가 차량에 탑승한 채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집 안까지 이동할 수 있는 시스템을 탑재했다. 차량을 건물 핵심 콘텐츠로 부각시켜 자동차 팬층을 적극 공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벤틀리 레지던스 역시 주거 공간 내부에 차량을 보관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등 동일한 전략을 취하고 있다. 애스턴마틴 레지던스는 초고가 펜트하우스를 구매할 경우 한정판 자동차를 제공하는 마케팅 방식을 통해 부자층의 관심을 끌었다. 이 모든 전략은 차량 구매자와 부동산 구매자를 동일한 소비군으로 설정하는 접근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자동차 브랜드 확장의 이유를 단순히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로 보는 것은 절반의 설명에 그친다. 자동차 제조 기업들은 전기차 전환, 환경 규제 강화 등으로 기존 비즈니스 모델이 흔들리고 있다. 그 결과 브랜드 가치를 기반으로 한 라이선스 수익을 확대해야 하는 현실적 압박이 존재한다. 고급 브랜드일수록 자동차 판매량 증가가 어려워지면서 희소성 유지와 수익성 간의 균형 관리가 필요해졌다. 부동산 시장 진출은 브랜드 라이프스타일 확장이라는 명분과 함께 안정적 수익 창출 수단이라는 현실적 목적이 결합된 전략으로 이해된다.
후원=NH농협 302-1678-6497-21 위대한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