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크리트 위에 세워진 브랜드 신화, 시장 사이클 앞에서 어떤 운명을 맞을 것인가
[KtN 김상기기자]초고가 브랜드 레지던스 시장은 결국 두 개의 미래 중 하나에 도달한다. 하나는 브랜드가 구축한 상징성과 경험 가치가 지속적으로 자산 가격을 지탱하며 도시의 고유 상층시장을 안정적으로 지배하는 시나리오다. 다른 하나는 브랜드 중심 자산이라는 이유로 가격이 비실용적 수준까지 상승했다가, 시장 조정기에 급격히 무너지는 방식을 걷는 시나리오다. 현재 마이애미에서 활발하게 이어지는 파가니, 포르쉐, 벤틀리, 애스턴마틴 등 자동차 브랜드 주거 개발은 바로 그 갈림길을 향해 가고 있다. 빛나는 외피 뒤에서 어떤 변수들이 시장을 흔들 준비를 하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브랜드 레지던스가 고가 시장에 자리잡을 수 있었던 배경은 단순하지 않다. 하나는 글로벌 부호층의 자산 이동 구조와 직결된다. 세계 부자들은 정치적 규제에서 자유롭고, 세금 부담이 낮으며, 안전한 금융 환경이 보장되는 도시를 선호한다. 마이애미는 이 조건에 부합했다. 치밀하게 조성된 럭셔리 환경이 자산가들에게 심리적 안도감을 제공했다. 또 하나는 소비자 정체성 변화다. 기성세대의 부자들이 ‘보이지 않는 부’에 가치를 둔 반면, 신흥 부호층은 브랜드가 부여하는 사회적 신호를 중시한다. 브랜드 주택은 사회적 지위의 가장 직접적 상징물로 활용될 수 있는 자산이다.
하지만 경제 주기 변동에 노출되는 방식은 과거와 다르다. 일반 고급 부동산은 입지와 생활 기반을 중심으로 수요가 형성되지만, 브랜드 레지던스는 브랜드 이미지와 시장 유행에 의해 가격이 좌우되는 경향이 강하다. 금융시장 불안정, 금리 변동, 기축 자산 선호 변화가 발생하면 수요층이 빠르게 이탈할 수 있다. 특히 트로피 자산 성격이 강한 단지는 구매자 풀이 매우 한정적이므로, 유동성 위축이 시작되면 가격 방어가 쉽지 않다. 가격 급락이 단기간에 나타날 가능성이 항상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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