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국에서 세계 플레이어로, 한국 외교경제 전략의 새 궤적

[KtN 박준식기자]한국 정부는 최근 몇 년간 통상·수출 중심으로 전개된 외교경제 전략을 전환하고 있다. 관세협상과 수출 시장 다변화라는 초기 과제를 넘어서 이제는 중동·아프리카·글로벌 거버넌스 무대에서 새로운 입지를 확보하는 단계로 진입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UAE, 이집트 순방을 통해 실물경제·문화외교 기반을 구축했고, 이어서 G20과 MIKTA 무대에서 한국의 외교 축을 명확히 설계했다. 이제 남은 과제는 그 설계를 지속적으로 실행 가능한 구조로 전환하는 것이다. 한국 외교는 단순히 새로운 시장을 찾는 것을 넘어, 우리 스스로 글로벌 플레이어가 되겠다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우선 한국이 직면한 구조적 배경을 다시 보면 대한민국은 수출 산업 중심국으로서 미국·중국·일본과의 통상관계에 깊이 연동되어 있다. 하지만 최근 관세와 공급망 불안이 커졌고, 에너지 자원 확보·기술 경쟁력 유지·지역 불안정 등이 외교경제 리스크로 부상했다. 정부는 이러한 위협을 단순히 대응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선제적으로 전략축을 재편성했다. 관세협상에서 완화된 통로를 바로 중동·아프리카 시장 진출로 연결했고, 거기서 확보한 플랫폼을 다시 글로벌 다자 무대로 확장하고 있다. 즉, 관세라는 통상 외교의 단일 사건이 아니라 한국 외교경제 전략의 첫 장(chapter)이었고, 지금이 그 다음 장이 열린 시점이다.

다음 장의 핵심 키워드는 세 가지다. 첫째, 지속가능한 협력 네트워크 구축이다. 한국 정부는 UAE와 체결한 에너지·AI·방산·문화 협력모델을 중동·아프리카로 확장하고 있다. 이집트와의 교육·문화 협력, 청년 교류는 단발성이 아닌 연속 프로젝트로 설계되었다. 둘째, 전략적 자율성 강화다. 미국·중국을 오가는 외교에서 한국은 어느 한쪽에 기울지 않고 선택지를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본격화했다. G20과 MIKTA 무대에서 한국이 북미·유럽·아시아·아프리카 연결망을 조정자로서 설계한다면, 이는 과거 한국이 따랐던 외교에서 벗어난 것이다. 셋째, 하드 파워와 소프트 파워의 결합 외교다. 산업과 기술 협력(에너지·AI·방산)과 문화·교육 협력이 하나의 설계도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은 기술을 바탕으로 문화 신뢰를 구축하고, 문화 신뢰를 바탕으로 시장과 산업을 확보하는 외교 구조를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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