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색 다운과 미러 선글라스, 반복된 인물로 재구성한 78세 예술가의 이미지…장폴 구드의 시각예술에서 명품 아카이브까지, 독창성이 소비되는 방식

[KtN 박인경기자]짙은 보라색 다운재킷을 입은 그레이스 존스(Grace Jones)가 고개를 들어 입을 크게 벌렸다. 둥근 미러 선글라스에는 차가운 빛이 반사되고, 광택이 강한 재킷은 어깨와 가슴을 둥글게 감싼다. 검은 후드가 얼굴 양옆을 둘러싸고 있다. 검은 배경에서 보라색의 부피가 먼저 드러나지만, 시선은 곧 크게 웃는 얼굴로 옮겨간다. 부드럽게 부풀어 오른 겨울옷과 강렬한 표정이 서로 다른 인상을 만든다.

몽클레르(Moncler)의 'Re/Icons 2026' 캠페인에 등장한 그레이스 존스의 모습이다. 1954년 K2 원정의 역사와 연결되는 카라코룸(Karakorum) 다운재킷을 짙은 보라색으로 재구성했다. 사진과 영상은 영국 출신 사진가이자 영상감독 가브리엘 모지스(Gabriel Moses)가 맡았다.

그레이스 존스의 보라색 카라코룸에는 프랑스의 사진가이자 시각예술가 장폴 구드(Jean-Paul Goude)와 함께 구축한 이미지의 역사가 담겼다. 1980년대 음악과 사진, 공연예술에서 독자적인 스타일을 발전시킨 그레이스 존스는 2026년 몽클레르 광고에서도 단순히 겨울옷을 착용하는 모델에 머무르지 않는다. 오랫동안 유지해 온 예술적 정체성이 재킷의 색과 형태, 주변 인물들의 연출에까지 반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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