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 위의 권력인가, 법 앞의 평등인가
[KtN 최기형기자] 정치 시스템의 위기는 법의 위기와 맞닿아 있다. 권력자의 범죄 행위가 드러났을 때, 사법 시스템이 공정성과 독립성을 지켜낼 수 있는가. 그 질문에 답하지 못하는 순간, 국가는 정치만이 아니라 법치주의마저 무너진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내란 혐의로 법정에 서면서 한국 정치사에 다시는 반복되어선 안 될 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그러나 국민 앞에 선 윤석열 전 대통령의 모습은 반성이나 책임의 태도가 아니다. 오히려 정치적 개선장군처럼 군림하며 기존 권력 서열을 재건하려는 시도에 가깝다.
이 상황이 가능했던 이유는 무엇인가. 사법 시스템의 구조적 위기, 정치적 중립성 상실, 권력자에 대한 특혜 논란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사법 시스템이 시험대에 오른 순간
윤석열 전 대통령 재판은 단순한 형사 사건이 아니다. 한국 사법 시스템이 정치적 독립성과 공정성이라는 본질적 원칙을 유지할 수 있는가를 가늠하는 시험대다.
법원이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보여준 특혜 논란은 정치적 중립성 상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지하주차장 출입 허용, 재판 촬영 금지, 심지어 검찰 항소 포기 우려까지 제기되는 상황은 국민적 분노를 넘어 사법 시스템 전반에 대한 신뢰 붕괴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 정치 시스템은 정당이 무너졌을 때 법원이 마지막 균형자 역할을 수행해 왔다. 그러나 윤석열 전 대통령 재판은 사법부 내부 권력 구조가 권력자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할 역량조차 상실했음을 보여준다.
법 위의 권력, 시스템을 무력화시키는 특권 구조
사법 시스템 위기의 본질은 시스템보다 개인 권력에 종속된 정치 구조에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 재판을 둘러싼 일련의 상황은 '법 위의 권력'이라는 구조적 특권을 방치해 온 한국 정치 구조의 적나라한 결과물이다.
과거 전직 대통령 재판에서 허용된 촬영조차 이번에는 금지됐다. 법정 내 투명성 확보를 위한 최소한의 원칙마저 정치적 고려에 따라 후퇴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특히 검찰 내부의 항소 포기 우려는 권력 사유화 정치의 후과를 보여준다. 검찰권이 권력자 방어 수단으로 전락한다면, 정치 시스템뿐 아니라 법적 안정성까지 무너지는 결과로 이어진다.
한국 정치와 법치주의의 갈림길
윤석열 전 대통령 재판은 사법 시스템 복원의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법 앞의 평등이라는 헌법적 원칙은 그 어떤 정치적 고려보다 우선되어야 한다. 사법부는 권력자라고 해서 특혜나 예외를 인정하는 태도를 철저히 배제해야 한다.
▶검찰권의 독립성과 수사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내부 개혁이 절실하다. 검찰의 정치적 종속 구조를 해체하고 수사·기소 분리 등 제도적 장치를 강화해야 한다.
▶법원·검찰 모두 국민적 신뢰 회복을 위해 재판 절차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극대화해야 한다. 정치적 재판이라는 의혹을 없애기 위해서라도 재판 과정 전반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절차적 정당성을 강화해야 한다.
권력 사유화 이후 남겨진 법치주의의 폐허
윤석열 전 대통령 재판은 한국 정치의 위기를 넘어서, 법치주의의 존립 여부를 가르는 분기점이다. 법 앞의 평등이 무너질 때 정치는 사라지고 권력만 남는다. 사법 시스템은 권력을 견제하고 국민의 권리를 보호하는 마지막 시스템이어야 한다. 그러나 지금 한국은 그 마지막 시스템마저 무력화되는 길목에 서 있다.
정치란 권력자의 게임이 아니라 법과 시스템을 지키는 책임의 공간이다. 사법 시스템 복원 없이 정치 시스템 복원은 불가능하다. 윤석열 전 대통령 재판은 그 시험대의 시작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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