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벽돌길의 '첫담'과 손글씨, 선결제 커피와 음악의 밤…영화 속 첫사랑에서 참여형 문화까지, 사적인 추억과 공공의 기록이 만나는 새로운 관계

[KtN 박준식기자]서울 마포구 구띠커피갤러리의 붉은 벽돌 아치 통로에 오래전 첫사랑의 이름을 남기고, 실내에는 전하지 못한 말을 적어두는 문화 프로그램이 구상됐다. '첫담'이라는 이름의 벽돌길과 '남과 여' 게시판을 중심으로 커피와 음악, 영화 속 사랑 이야기를 연결하는 '첫사랑 찾기' 프로젝트다. 2026년 8월 마련된 기획에는 과거의 연인을 다시 만나는 행사보다 지나간 시간을 기록하고 다른 사람과 나누는 활동에 무게가 실렸다. 미술 작품을 감상하던 갤러리에서 방문객이 자신의 이야기를 직접 남기는 문화로 나아가려는 시도다.

구띠커피갤러리의 '문화의 밤' 시즌1로 구상된 프로그램은 서울 서초구 구띠갤러리의 전시·공연 활동과는 장소와 성격이 다르다. 서초동 구띠갤러리가 현대미술 전시와 영화감독 인터뷰, 합창 공연을 수용해 온 공간이라면, 마포 구띠커피갤러리의 '첫사랑 찾기'는 일상적으로 커피를 마시고 작품을 감상하는 장소에 방문객의 개인적인 기록을 더하는 기획이다. 예술가가 만든 작품을 감상하는 활동에서 방문객이 직접 문화적 내용을 만드는 방식으로 참여의 범위를 넓힌다.

첫사랑은 한국 문학과 영화, 대중음악에서 오랫동안 다뤄온 소재다. 처음 누군가를 좋아했던 시절의 설렘과 이별, 끝내 전하지 못한 말은 세대마다 다른 생활환경 속에서 반복돼 왔다. 첫사랑의 상대를 기억하는 일에는 당시의 거리와 학교, 친구, 음악, 계절에 관한 기억도 함께 남는다.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의 모습은 희미해져도 특정한 장소나 노래가 당시의 경험을 떠올리게 하는 경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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